#8. 누군가와 동행한다는 것은
#8. 누군가와 동행한다는 것은
  • 김재식 작가
  • 승인 2018.08.27 06: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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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언제까지 곁에 있어주는 사랑

누군가와 동행한다는 것은

 

"으으윽!..."

"왜 그래요?"

"목이, 목이 안돌아가, 어깨랑 등짝도 무지 아파!"

그길로 한의원 가서 어깨와 목에 침을 맞고 왔다. 병원 좁은 보조침대에서 자다보면 종종 반복하는 일,

아내가 속이 안 좋다고 해서 밥상을 침대에 붙은 간이 식탁에 올렸다가 바로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내리 아침밥도 굶었다.

 

"이렇게 살기 싫어..."

갑자기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 아내는 등을 돌렸다. 아내는 자기 때문이라 자책한다. 병실 커튼을 조금 당겨 남들에게서 얼굴을 가리고 돌아누워 울먹거렸다.

부부가 마주보고 누우면 그 사이가 가깝지만, 등지고 돌아누우면 지구 한 바퀴의 거리라고도 한다. 서로 앞쪽을 향해 지구를 다 돌아와야 만나니까.

 

"난 당신이 좋아.

팔을 뻗어 아내의 침대로 손을 올려놓는다. 잠시 뒤 슬그머니 아내가 손을 올려놓는다. 서로 아무도 다른 말은 안했는데도... 이렇게 말없이도 마음을 알아주는데 30년이 걸렸다. 그래서 감옥 같은 이 불행에도 난 바람피울 엄두를 못 내고 포기한다. 다시 누군가와 그 긴 세월을 견딜 자신이 없다.

 

동행(同行

- 소원도 비우고 대신 그저 바람이 되어 그대에게로 다가간다. 기적도 행운도 없는 삶이라도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서.

 

인도하시고 동행하며 등 뒤에서 도우시는 주님
인도하시고 동행하며 등 뒤에서 도우시는 주님

 

동행하는 사람에 대해 국어사전에는 이렇게 설명했다. 동행자(同行者) : 일정한 곳으로 길을 같이 가거나 오는 사람. 유의어는 길 동무,길 벗,동행인(同行人) 이라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도 큰 의미에서는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가 애당초 온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을 내내 같이 걸어가 주신다는 차원에서.

성경에 에녹은 하나님과 동행하다 하나님이 데려갔다. 얼마나 하나님과 깊이 동행했으면 죽음을 보지 않고 데려갔을까? 오래 부른 찬송가에도 나온다.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즐거운 일 아닌가. 옛 선지자 에녹같이 우리들도 천국에 들려 올라갈 때까지 주와 같이 걷겠네 한 걸음 한 걸음 주 예수와 함께 날마다 날마다 우리 걸어가리이 가사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정말 그랬으면... 정말 좋겠다.

 

좋은 동행은 결혼과 같다. 믿고 감싸주며 양보하고 늘 같이 있는 것이 기쁘고 새로운 에너지를 생기게 하지 않으면 그건 동행이 아니고 형벌이다. 부부도 그런 사이가 지속되지 않으면 이혼 한다. 동행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에녹도 아이를 65세에 낳고서야 하나님과 동행을 시작했다. 또 좋은 동행은 생각과 목적지가 같다는 것만이 아니라 속도도 같아야 한다. 그건 사람이던지 하나님이던지 비슷하지 않을까? 그래서 아모스 33절에서 두 사람이 뜻이 같이 않는데 어찌 동행 하겠으며라고 했다.

 

극작가 몰리에르는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의 소설에서는 결혼이 줄거리의 끝이다. 그러나 인생에서는 결혼이 줄거리의 시작이다.’라고. 그런 기준에서 긴 동행을 모범적으로 산 부부의 이야기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경기도 하남시에 거주하는 김종택(83)씨가 병원에서 세상을 떠나고 6시간 후에 그의 부인인 남후아(85)씨도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자살이나 사고가 아닌 자연사로. 66년을 해로하면서 팔순까지도 신혼부부처럼 금실이 좋았다는 김종택, 남후아 부부. 이승에서의 동행이 저승길까지 이어진 것이다. 또 다른 방식의 동행을 한 노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어웨이 프롬 허>를 떠오르게 한다.

 

영화 '어웨이 프롬 허' - 진심으로 끝까지 사랑한다는 것은 놓아주는 것 까지를 포함하는 것
영화 '어웨이 프롬 허' - 진심으로 끝까지 사랑한다는 것은 놓아주는 것 까지를 포함하는 것

 

44년을 부부로 살아온 그랜트와 피오나. 뇌가 녹아 기억이 없어지는 퇴행성 질환 알츠하이머에 걸린 피오나는 자기 자신이 조금씩 변해가는 걸 알고 괴로워한다. 알츠하이머는 본인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한다. 피오나의 증세는 점점 심해져 결국 알츠하이머 전문 요양원에 피오나를 입원시키게 된다. 입원한 지 정확히 한 달 후 피오나를 찾아 병원에 간 그랜트는 자신을 기억 못 할뿐 아니라 다른 남자환자와 사랑에 빠진 피오나를 보며 많은 생각에 잠긴다.

 

그 남자가 퇴원하자 실의에 빠진 아내 피오나를 위해 그 남자를 다시 병원으로 데려온다. 아내에게 선물로. 꺼져 버린 그녀의 머리속에 잠깐 불이 들어온다. 그녀는 남편을 알아본다. 남편이 읽어 준 <오딘의 편지>를 기억해 내고, 남편에게 "당신은 나를 버릴 수도 있었는데, 버릴 수도 있었는데... 버릴 수도 있었는데...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하며 꼭 안아 준다. 사랑의 동행은 스스로 멀리가는 선택을 할 만큼(그래서 영화 제목이 ‘Away from her’ ) 고귀하다.

 

하나님은 그보다 더 변치 않을 동행의 약속을 성경의 곳곳에서 하셨다.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 - 여호수아 19예수님도 두렵고 무서워하는 연약한 제자들에게 약속했다.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 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태복음 2820)

 

다윗은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 시편 236라고 화답으로 고백했다. 그외에도 찰스 스펄전은 하나님께서는 자녀들을 불 속에 던질 때, 반드시 자기도 그 불 속에 들어가 함께 걸으신다.’고 했고, 링컨은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사업마다 조용한 동반자시다.’고 했다. 파스칼은 행복은 우리 안에 있지도 않고 우리 밖에 있지도 않다. 오직 하나님과 같이 있을 때만 있다.’라는 말로 하나님과 우리의 동행에 대해 고백을 했다.

 

친구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려 휠체어에 태우고 바다를 달리는 친구들, 우정을 담은 코메디 영화지만 웃음과 동시에 동행의 진심을 느끼게 하는 영화 '위대한 소원'
친구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려 휠체어에 태우고 바다를 달리는 친구들,
우정을 담은 코메디 영화지만 웃음과 동시에 동행의 진심을 느끼게 하는 영화 '위대한 소원'

 

아내가 중환자로 생사의 기로에서 힘들 때 많이 불렀던 나의 애창 다섯 곡 중의 하나인 나의 등 뒤에서’(월간 해와달30년째 발행하는 갈릴리마을의 최용덕간사님 작곡작사) 는 하나님이 평생 우리의 등 뒤에서 우리를 돕는다고 하셨다.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 나의 인생길에서 지치고 곤하여 / 매일처럼 주저앉고 싶을 때 나를 밀어 주시네 /일어라 걸어라 내가 새 힘을 주리니 / 일어나 너 걸어라 내 너를 도우리라고.

 

오 신실하신 주에서도 비슷한 동행을 표현하셨다. ‘하나님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 없으시고 / 언제나 공평과 은혜로 나를 지키셨네 / 오 신실 하신 주 오 신실 하신 주 / 내 너를 떠나지도 않으리라 / 내 너를 버리지도 않으리라 /약속하셨던 주님 그 약속을 지키사 / 이후로도 영원토록 나를 지키시리라 확신하네

 

하나님과 동행하는 방법이 예배와 기도와 성경읽기를 통해 가능하다. 그리고 그 시간보다 훨씬 많은 생활 속에서 동행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하나님, 저 일하러 갑니다!” “하나님, 저 잘겁니다!” “하나님, 저 지금부터 운전할겁니다. 안전하게 동행해주실 거지요?” 그렇게 모든 일에 말하고 듣고 생각하며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그 시간들 속에서 부부들이 쌓는 같은 사랑이 싹트고 신뢰도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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