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화, 화”
“화, 화, 화”
  • 김상학 목사
  • 승인 2018.08.2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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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를 향한 선지자의 사자후는 나의 달려갈 길의 이정표가 되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경기남노회 목회자부부수련회가 8월 20~22일까지 2박3일간 강원도 고성에서 열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경기남노회 목회자부부수련회가 8월 20~22일까지 2박3일간 강원도 고성에서 열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경기남노회 목회자부부수련회 8월 20일~22일까지 2박3일간 강원도 고성에서 열렸다. 노회 목회자 부부 수련회 첫날 새벽기도회 기도순서를 맡았다. 진행부에서 암을 앓았던 이력을 가진 나를 은혜로 여겨 기도자로 선정한 것 같다. 내게 주신 은혜대로 회개와 치유와 부흥을 위해 기도했다. 목회자의 회개가 선행되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아무 희망이 없기 때문이며, 목회자의 힐링이 없으면 과로와 스트레스, 질병으로 쓰러질 수밖에 없고, 진정한 심령의 부흥이 있어야만 그 어떤 십자가라도 능히 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마음이 나를 통하여 모든 노회원에게 흐르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나의 기도는 설교자의 선포에서도 나타났다. 첫날 새벽에 백발의 선배 목사님은 마가복음 3장 31-35절의 본문으로 “누가 예수님의 가족인가?”라는 제목으로 노회원을 향한 주님의 안타까움을 설교했다. “하나님의 뜻대로 행치 않는 목회자의 삶이나, 예수님을 미친 자로 여겨 예수님의 사역을 막으려 했던 모친과 형제들의 행동이나 다를 바가 없지 않느냐?”라고 하는 책망으로 회개를 촉구한 것이다.

둘째 날에는 대쪽 같은 고결한 성품의 설교자가 강단에 섰다. 신명기 3장 26절을 본문으로 “그만해도 족하다”는 설교로 모든 노회원의 심금을 울렸다. 우리 노회원의 절반이 10년 안쪽에 은퇴해야 한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앞에 서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땅의 것을 사랑하는 자로 목회를 마치려 한다고 지적하며 회개케 한 것이다.

마지막 날에는 나와 비슷한 연배의 차기 지도자로 부상하는 설교자가 민수기 12장 3절의 본문으로 “존경받는 사람”을 설교했다. 그는 서두에 노회가 늙어서 죽어가고 있다고 하면서 이대로라면 10년 후에는 절반이 은퇴하고, 이후 10년 후에는 노회가 없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렇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내가 소속된 시찰회에서도 20여 년 목회 경력의 오십대 후반인 내가 아직도 막내서열인 것을 보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교회의 문제가 목회자의 문제인 것을 고려할 때, 젊은 세대가 목회를 꺼린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설교자는 그런 의미에서 존경받는 목회자상을 선포한 것으로 보인다.

동료 목회자에게 회개를 촉구하는 설교가 쉽지 않다. 서로 얼굴을 붉히면 피차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편에 서서 하나님께서 하시고 싶은 말씀을 담대히 증거 할 수 있는 설교자가 있다는 사실은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신사참배 이후 한국 교회사의 분기점이 될 교회 세습 문제는 명성교회의 일만은 아니다. 사실상 한국교회 전반에 걸쳐 모든 목회자의 곁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물론 재고해야 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선교 초기에는 세습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문제라기보다 가문의 영광이요 교회의 영광 정도로 받아들였던 때가 있었다. 왜냐하면 다른 출셋길이 있었지만 그 길을 마다하고 힘든 목회 길을 택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그런 의미가 담긴 목회 승계가 분명히 있다. 또한 목회자 개인으로서도 자녀를 목회자로 세운다는 것은 영광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돈과 관련된 일이다. 명성교회의 문제가 일차적으로는 불법적 세습감행과 파렴치한 유권해석으로 합법을 선언한 것이 사건을 키운 점도 있지만, 본질은 돈의 문제일 것이고, 대부분의 교회 역시 돈 문제에 걸려 있다. 꼭 세습이 아니더라도 목회자가 은퇴 후의 살길을 찾는 것도 역시 돈 문제이고 여기에 편법적 방법이 동원된다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하나님 앞에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하나님 없는 목사들”이 수두룩한 것이다. 미꾸라지 한두 마리가 연못을 흐리는 걸까? 정말 그런 것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환경에서 앞으로 십 년 후 노회의 교회가 절반만 남는다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이십 년 후에는 노회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충분히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새벽의 세 명의 설교자는 분명 하나님의 마음을 담아 외쳤을 것이다. “육신적 관계의 가족이기는 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행치 않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가족일 리 없다”, “돈을 사랑하여 평생의 목회를 막판에 돈에 바치는 사람들 역시 하나님의 종이라고 할 수 없다”, “세상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하면 결국 10년, 20년 안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라는 사자후가 가슴에 깊이 새겨졌고 나의 기도제목이 되었다.

20년 안에 사라질 교회를 전망할 때, 이제는 ‘위기’라는 단어보다 ‘추락’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위기라면 안간힘을 써서 되돌릴 수 있겠지만, 추락은 바닥을 쳐야 올라올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손봉호 교수의 “한국교회가 망해야 산다.”는 일갈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추락하게 한 자는 분명 화가 있을 것이다(눅 17:1-2).

개인적으로 나는 위암 3기로 재발률 80%라는 진단받아 죽음 직전까지 갔었고, 교회는 사분오열로 파산직전까지 이르렀으나 이제 분명 회복기에 접어들었다. 이번 수련회의 세 번에 걸친 선지자의 사자후가 로뎀나무 아래의 엘리야에게 주셨던 한 병의 물과 숯불에 구운 떡의 은혜로 나의 심령에 진하게 새겨졌다(왕상 19:5-8). 하나님께서 나의 갈 길을 분명히 제시하시고 힘을 주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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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학 목사는 백석신학교와 백석신학연구원을 졸업하고 안산 성경제일교회를 개척하여 23년째 섬기고 있다. 목회 10년차에 안산전도학교를 설립하였고 미자립교회 네트워크를 통해 안산시 복음화에 힘썼다. 목회 15년차, 교회 분열의 시련기를 거치면서 "암 발병과 함께 모든 사역을 내려놓고 기도하던 중, 한국교회의 교회성장운동의 폐단을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서 성경강해설교학(MA) 과정을 거쳐 현재 일반대학원 신약신학(Th.M)을 전공하며 후반기 목회의 사역에 기쁨으로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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