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나라를 흉내내는 무모한 도전 (3)
하나님나라를 흉내내는 무모한 도전 (3)
  • 전택보 목사
  • 승인 2018.08.2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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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의 분배와 균형으로 복수리더십 실천하기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요셉

지난 글에서는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 하나님 나라를 흉내내는 첫 번째 방법인 공동체성에 대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하나님 나라를 흉내내는 두 번째 방법으로 주님을 머리로하는 교회로서 한 개인이 리더십을 독점하지 않고 분배하는 복수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구평구조의 복수 리더십

세움교회는 현재 두 명의 목회자가 복수리더십을 가지고 공동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교회에서 한 명의 담임목사가 중심을 잡고 다른 사역자들이 부목사, 교육목사, 전도사 등의 담임목사를 돕는 위계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수리더십을 갖는다는 것은 수평적 구조 속에서 복수의 지도자들이 동등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함께 사역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는 복수 리더십 혹은 공동 목회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공동목회를 시작했다가 여러 가지 문제로 포기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 공동 목회나 복수 리더십 이야기가 나오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사실 복수 리더십과 공동 목회는 서로 다른 개념이지만 글의 목적상 자세한 논의는 다른 곳에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지도력을 복수로 두려고 하는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라는 원리를 구현해내기 위함입니다. 바울서신을 살펴보면, 바울이 교회를 섬기는 모습이 결코 한 사람의 목회자의 강력한 리더십에 의존하지 않았음을 보게 해 주는 구절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와 역할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몸 된 교회를 섬기기 위한 것입니다.

현대 교회에서 나타나는 돈, 세습, 성(性)과 같은 윤리적 문제들은 교회의 리더십이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었기 때문에 발생하기 쉬운 문제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은 권력을 소유한 사람을 오만하게 하는 것은 물론, 공동체의 균형을 깨지게 하는 위험성을 내포합니다. 균형의 추가 한 쪽으로 치우치면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한 사람에게 집중됐던 리더십의 문제에 대한 대안

그렇다면, 어떻게 교회의 리더십을 복수의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을까요? 많은 철학자들이 말했던 것처럼 언어를 독점하는 것에서부터 권력이 시작됩니다. 한 개인이 언어를 독점하면 자연스럽게 그가 리더십을 독점하게 될 것입니다.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언어는 설교, 그것도 주일 오전 설교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교회에서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주일오전 설교의 분담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교회는 한 명의 사역자가 주일 오전 예배의 설교를 집중적으로 담당하고 나머지 사역자들이 돌아가면서 다른 예배를 돌아가면서 담당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주일 오전 예배의 설교를 담당하는 사역자의 생각이나 분위기가 전체 교회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됩니다. 결국 한 사람의 리더의 유무에 따라 교회가 지나치게 영향을 받게 되는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이상의 사역자가 주일 오전 설교를 교대로 하게 되면, 교회의 지체들이 목회자를 우상시하거나 한 사람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현상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두 명의 목회자가 주일 오전 설교를 분배하여 진행했을 때, 여러 가지 부정적인 반응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 겪어 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성도들이 어색해 하기도 하고 교회를 방문한 손님들의 경우에는 약간 당황스러워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두 명의 목회자가 약간은 다른 강조점을 가지고 설교할 수 있기 때문에 성도들이 혼란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목회자들이 협력하는 마음으로 차이를 통해 배워가며 하나를 이루자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성도들은 서로 다른 목회자들이 하는 다양한 설교를 들으며 균형 잡힌 신앙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교회의 리더십이 한사람의 목회자에게 집중되지 않는 장점이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복수 리더십, "교회의 머리가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인정

복수 리더십이 자리 잡은 지금 교회의 머리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사실이 실제적으로 교회의 여러 부분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말에 의해서 좌우되지 않는 교회의 분위기가 목회자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기도 하고, 성도들이 성경에 기초 위에 사고하고 사역하는 모습으로 성장해 가는데 복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로 머리가 되려는 사회적 모습을 뛰어 넘는 목회자들이 서로 존중하고 섬기는 모습이 공동체 안에서 귀감이 되는 부수적인 열매도 맛보고 있습니다.

복수 리더십을 갖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 것은 사실이지만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바른 길 이라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겨나가려고 하는 용기와 실제 상황에서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아직 교회가 연약하여 실현하지 못하고 있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나서 여건이 갖추어지면 교회의 리더십 안에 목회자가 아닌 장로를 선출하여 포함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의 리더십은 신학을 공부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일반 장로들의 경우에도 삼위 하나님의 이름으로 안수를 받은 교회의 지도자이기 때문에 목사와 장로는 함께 리더십을 가지고 교회를 섬겨나가는 파트너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교회 공동체의 온 성도가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자발적으로 헌신하며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부분을 소개하겠습니다.

* 해당 글의 저작권자는 성경·삶·사역연구소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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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택보 목사는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세움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가평에서 대안교육, 농촌유학, 마을학교를 운여하며 청소년들과 함께 복음 안에서 삶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이진섭교수(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성경삶사역연구소)와 함께 성경사역연합의 사역위원으로 동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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