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목사 맞냐?"
"너! 목사 맞냐?"
  • 김상학 목사
  • 승인 2018.10.0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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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고난 없이 어찌 영광이 있겠는가?"

 

아내 이진옥의 캘리그라피, 주문하는 대로 예쁜 손글씨가 나오니 감사할 따름이다.
▲아내 이진옥의 캘리그라피 
주문하는 대로 예쁜 손글씨가 나오니 감사할 따름이다.

“너! 목사 맞냐?”

희년을 소망하며 북녘 성도들의 해방을 기도했었다. 그러나 정작 통일의 물꼬를 트고자 애쓰는 국가정책에 대해 서는 닥쳐올 고난을 피해야 한다는 이기심으로 대응했다. 닥쳐올 고난? 누구나 어느 정도는 예견할 수 있다. 어쩌면 그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마지막 때의 환난일 수도 있다. 프롤레타리아의 혁명과 같은 일들이 또 다시 반복될 수 있고, 핵 가진 자의 횡포가 무자비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우리의 것을 형제와 나눈다는 명목 하에 모든 재산을 빼앗길 수 있다. 만일 우리가 북한을 방문하려고 한다면 금수산 미이라 앞에 절하는 것이 가장 우선 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현재 북녘의 성도들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당하는 고난을 똑같이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저들을 버리자는 말인가? 저들은 지금 수용소에서 고통 속에 죽어가고 있는데 우리가 고난당할 것이 두려워 그냥 놔두어야 한단 말인가? 왜 기도는 성경대로 하면서 반응은 세상 논리를 따르는가? 이만저만한 모순이 아니다. 과연 예수님을 믿는 자인가? 과연 목사인가? 과연 성도인가?

예수님은 십자가의 고난을 분명히 주시하면서도 그 길을 향해 나갔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셨는데 예수님의 제자들이 맞는가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나도 이런 모순 속에 살다가 “너 목사 맞냐?”라는 음성 앞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순간 엎드렸다. “주여! 잘못했습니다.”

철조망이 가로막히고, 대포로 위협하는 가운데에서는 복음 전파의 어떤 시도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교류의 물꼬가 트이면 사정은 달라진다. 서로가 만나야 역사가 일어날 것 아닌가?

어떤 이는 교회가 공산 사회주의에 먹힐 것을 염려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닥쳐올 고난을 피하고 싶은 것이지 교회는 음부의 권세에 의해 무너지지 않는다. 교회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교회는 고난 가운데 더 든든히 세워지고 확장된다. 나는 북한 지하교회가 그 증거를 똑똑히 보여주는 것이라 믿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북녘의 고통을 외면하고 싶은 것이다. 내게 주어진 것들을 그들과 나누고 싶지 않은 것이다. 정말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는다면, 우리는 고난의 십자가로 나아가는 것이 맞다. 그들에게 우리의 모든 것을 내어주어야 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주님의 지상 명령이요 선교적 삶이다.

믿음으로 완전하게 행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우리의 믿음은 주님의 눈앞에서 어설플 수밖에 없다. 그것은 마치 엄마 아빠 앞에서 첫 발걸음을 떼는 아기의 걸음마와 같은 것이다. 어설픈 걸음마에 환호가 터지고 박수갈채가 쏟아지는 가운데 아이는 마침내 달음질 선수가 된다. 십자가를 향한 우리의 어설픈 도전에 하나님은 기뻐하시며 큰 역사로 나타나게 하실 것을 믿는다.

이제 때가 무르익었다. 추수할 때가 되었다. 추수할 일꾼이 없다고 탄식하시는 주님 앞에서 북녘 동포의 구원을 위해 닥쳐올 어떤 고난도 감내하리라 믿음의 한 발을 내 디뎌보자. 십자가 고난 없이 어찌 영광이 있겠는가? 나의 이기적 삶이 이타적인 삶으로 변할 때 그 때 진정한 희년의 역사가 나타날 것이다.

<2018. 9. 29. 성경대로 살고 싶은 김상학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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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학 목사는 백석신학교와 백석신학연구원을 졸업하고 안산 성경제일교회를 개척하여 23년째 섬기고 있다. 목회 10년차에 안산전도학교를 설립하였고 미자립교회 네트워크를 통해 안산시 복음화에 힘썼다. 목회 15년차, 교회 분열의 시련기를 거치면서 "암 발병과 함께 모든 사역을 내려놓고 기도하던 중, 한국교회의 교회성장운동의 폐단을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서 성경강해설교학(MA) 과정을 거쳐 현재 일반대학원 신약신학(Th.M)을 전공하며 후반기 목회의 사역에 기쁨으로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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