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일기] 아침에 쓰는 어제 일기
[아제일기] 아침에 쓰는 어제 일기
  • 남태일 목사
  • 승인 2018.10.03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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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3(수)/11도, 86%, 맑음. 미세:양호
[아제일기-아침에 쓰는 어제 일기] ⓒ남태일 목사

 

1. 드디어! 드디어! 로바니에미에 눈이 내린다. 소낙눈이다. 소나기 처럼 짧은 시간에 마구 내리는 눈. 좋다!

2. 2333+2018=4351. 단기 4351이다. 홍익인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려고 고조선을 세웠다. 소위 단군할배가 개척, 개업을 한 것이다. 4341년 참 오랜 기간 사라지지 않고 대륙 끝자락에 잘 붙어 있다. 인간을 이롭게 할 통로를 기대하면서 널리 해양을 향해 나아가려고 여기에 개국하지 않았을까?

3. 도서관에 ㅅㅁ 3학년 학생들이 공부를 하러 온다. 오늘 처럼 쉬는 날에는 새벽부터 온다. 하루종일 공부한다. 나는 내일 아침 겁나 많은 지우개똥을 치울 것이 분명하다. 이른 아침부터 도서관 CCTV 알림이 분주하다.

4. 어제 피빌센 번개 모임에서 ‘갈등의 붓기 제거 호박죽’ 파뤼를 했다. 약간의 부상이 있었다. 호박 껍질을 벗기면서 ㅅㅇ샘이 손을 베고, 죽을 쑤다 튀어 ㅁㅇ샘이 손등에 화상을 입었다. 인터넷 레시피를 따라 베이고 데이며 만들었다. 정성 듬뿍 호박죽이라 여간 맛있지 않다.

5. 호박씨를 모아 어제 오늘 볕에 말린다. 저녁쯤에 후라이팬에 살짝 볶으려고 한다. 볶으면 훨씬 고소해진다고 한다. 깨도 볶고 커피 로스팅도 해 봤으니 호박씨쯤이야 껌이 아니겠는가?

6. 피빌센 회원들과 ‘성소수자’ 이야기를 했다.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적 사회에서 인식이 위협을 받을 때 자기 존재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져 두려움을 갖게 된다. 이때 상대를 부인하는 것은 가장 손쉬운 자기 보호다. 해서 사람들은 늘 묻는다. “동성애를 찬성하세요?”

7. 도서관 밑 ㅎㄷㅈㅎㅇㄱ에 입원한 ㅎㅌ님께 호박죽과 만화 배달 서비스를 완료했다. 그 몸으로 서울에 있는 거래처까지 다녀온다니 오죽 사정이 급하면 그럴까 싶지만 안타깝다. 아파도, 부러져도 맘 편히 쉬지 못하는 컨베이어벨트 위에 삶이다. 홍익인간이 뭔지 다시 생각해 본다.

8. 파마를 하고 머리를 다듬었다. 짧게 자를까 하다가 (전적으로 내가 보기에) 긴 머리가 분위기 있어 보여 다듬기만 했다. 그런게 미용실 누님이 너무 세게 말아서 장정구가 됐다.

9. 느협 회의로 홍대에 나갔다. 10시 넘어까지 회의를 하고 돌아오는데 불야성이다. 금요일 밤인줄 알았다. 보니 오늘이 휴일이라 그런 모양이다. 어울리고 싶어도 영 기력이 없다.

10. ‘핵없는세상’ 10월 시민모임은 가을맞이 소풍이다. 이번 주 일산호수공원으로 간단한 도시락을 들고 룰루랄라 간다. 사무처에서 톡으로 회의를 하는데 복병이 있다. 토욜에 비가 온다는 예보다. 가을 바람 좀 코에 넣어 보려고 했더니 날씨가 안 도와준다.

11. 새벽에 일찍 눈을 떴다. 3시반에 일어났다. 다음 주부터 펼쳐질 상황들에 대한 기대인가? 긴장인가? 아님 염려인가?

12. ‘길을 찾다 길이 된 사람들’이라는 멋진 말에 현혹(?)당해 모단체에서 부끄럽지만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아주 가끔 그 강의를 봤다는 분들을 만나면 정녕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다. 사실 스스로 다짐을 했다. ‘그래 길이 되자!’ 허나 요즘 내 심정은 ‘길을 찾다 길을 잃은 사람’이 아닌가 싶을 때가 많다. 저 멀리는 보이는데 코 앞에 안개가 짙다. 좀 걷히면 좋겠다.

13. ㅇㅅ과 ㄷㅇㅈ이 남았다. 이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 다 내 공부가 되니 감사하다. 하지만 할수록 과연 내가 떠드는 만큼 살 수 있을까 싶다. 그 시금석이 ㅅㅇ이다.

14. ㅎㅇ이 침대에 이상한 물건이 있다. 이건 뭐지? 했는데 엑소 시우민 인형이다. 어허! 아빠한테 허락도 안 받고 감히 ㅎㅇ이 침대에 들어와 있다. 어디서 굴러 들어온 놈이냐 싶어 38대 쥐어박았다.

15. 건강한 상호관계는 한쪽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때는 약속을 알면서도 어기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관계가 회복되는게 사랑과 믿음에 터한 상호관계다. 사실 나는 하나님도 이렇게 믿는다.

16. 어제 하루종일 안경 없이 지냈다. 거참 불편하더라. 뜻하지 않은 하루의 경험이 역지사지에 도움이 되었다. 저녁에 안해님이 ㅎㅇ이 침대 틈에서 안경을 찾았다고 알려줬다. 세상 좀 밝게 그리고 인상쓰지 말고 보자.

17. 개천절. 홍익인간의 품위를 고민한다.

로바니에미 1 소낙눈
<ㄴㅌ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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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일 목사는 부천시 역곡동에 위치한‘언덕위광장작은도서관’ 관장이자 ‘어.울림교회’ 담임목사다. 그러나 사람들은 행복한역곡남부사람들 대표, 부안초등학교 운영위원, 동초등학교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위원, 역곡초등학교 동아리회 회장 등으로 다양하게 부른다. 남 목사는 초등학교 6학년, 3학년인 두 딸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자연스레 학교와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가 페이스북에 쏟아놓는 교회와 지역사회에 대한 [아제일기-아침에 쓰는 어제일기]는 꽤 재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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