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저, 『누가복음 뒷조사』 북리뷰
김영화 저, 『누가복음 뒷조사』 북리뷰
  • 박진기 기자
  • 승인 2018.07.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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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의 여성관이 한국교회에 던지는 질문
김영화 저, 『누가복음 뒷조사』 (새물결플러스, 2018)
김영화 저, 『누가복음 뒷조사』 (새물결플러스, 2018)

2016년에 『마태복음 뒷조사』 (새물결플러스, 2016)를 출간한 김영화 작가가 『누가복음 뒷조사』 (새물결플러스, 2018)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가까운 시기에는 김민석 작가가 『요한복음 뒷조사』로 우리 곁을 돌아왔다. 두 작가의 출판 시기를 비교하여 생각할 때 두 작가의 작품은 연재 시기가 비슷함과 동시에 서로 의지하는 동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책의 서문에서 두 작가는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전에 김민석 작가를 만나 작품의 의도가 본문 중심으로 꽉꽉 채우는 것에서 신학적 의미에 대한 탐구 및 질문으로 바뀌게 된 이유를 물었던 적이 있다. 당시 김민석 작가는 다음 작품에 관하여 김영화 작가와 의논하던 중 다음의 생각을 하였다고 했다. “독자들이 생각하는 기독교 웹툰의 특성이 그저 캐릭터와 이야기의 소재가 본문을 설명하기만 하는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웹툰을 통해 한국교회에 질문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김영화 작가가 『누가복음 뒷조사』 (새물결플러스, 2018)를 통해 던지는 질문은 한국교회가 이해하고 있는 여성관에 관한 문제이다. 이야기의 전개는 작은 책방에서 시작 된 낭독회로부터 시작되며 이야기의 중심에는 여성 목사인 오정희라는 인물과 그의 딸 성수경이 있다. 그리고 어렸을 적 내 모습이 간접적으로나마 반영되어있었다.

 

예수는 페미니스트이다.

살다보면 어떠한 가치를 놓고 판단할 때 내가 이해 할 수 있는 것과 이해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구분이 애매모호 할 때가 여러 번 있다. 이러한 구분은 객관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것이다. 객관적이지 못한 이유는 사람마다 어떠한 가치를 판단할 때 ‘이해’하는 영역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오로지 경험에 근거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에 근거한 이해의 영역을 내려놓게 하는 것이 있다. 2천년 역사를 지나 우리 손에 들린 ‘성서’이다. 만약 내가 이해하고 경험한 성서를 믿고 있다면 이것은 성서 원 저자의 의도와 성서 본문이 담고 있는 세밀한 음성은 아닐 것이다. 오로지 내게 익숙한 ‘문화’로써 재해석해낸 본문에 불과한 것이다.

저자가 성서 그 자체의 의미를 읽어 내고자 노력하며 발견한 것은 누가복음을 통해 누가가 말하는 여성에 대한 생각이다. 누가를 통해 전해지는 여성에 관한 주제는 단순히 2천년 역사 뒤에 묻힐 만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2천년이 지난 지금도 차별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차별인지도 모른 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시간을 보낸 우리 모두의 잘못이기도 하다.

불과 1년 전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 우리 모두의 관심을 받았던 적이 있다. 당시 이 책을 읽었을 때에 독자들의 반응은 남성과 여성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뉘었다. 첫째,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를 접하며 독자들은 “페미니즘을 오해했다.” 혹은 “내 아내에게.. 내 여자친구에게.. 너무 미안하다.”는 반응이다. 위 반응은 보다시피 남성의 반응이다. 반면에 두 번째 반응은 “당연한 이야기인 데 이게 왜 이렇게 마음 아픈지 모르겠다.” 혹은 “페미니즘이 오해 받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본 책을 접하며 수 많은 여성들이 느꼈던 감정이다.

이상의 두 가지 반응이 우리 손에 들려진 성서 곧 누가복음을 통해 전해진 적이 있었는가? 필자를 비롯하여 대다수의 사람들이 예수가 페미니스트였다는 전제에 어떠한 생각들을 가지겠는가? 상상도 못했을 거니와 상상하기가 싫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동안 우리에게 예수는 인류보편적인 구원자로서만 머물러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원했는지와 누구를 구원했는지에 관한 관심이 소극적으로 이해되어져 왔다. 『누가복음 뒷조사』가 존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까지 소극적으로나마 이해한 누가복음을 이제는 예수가 구원자로서 여성에 대한 신분을 어떻게 바꾸어 놓으셨는지 명확하게 전달하며 반성해야 함을 외치고자 하는 것이다. 저자가 본 웹툰을 통해서 줄곧 말하는 것이 있다. “페미니즘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남성의 시각으로 보던 것을 여성의 시각으로 보는 관점이다.”는 용어에 대한 이해이다. 남성으로서 여성의 시각을 갖는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일을 해내신 분이 예수이다. 그렇다면 예수는 페미니스트이지 않겠는가?

 

모두가 평등하다.

본 작품 안에 등장하는 여자 목사 오정희가 겪은 목사로서의 좌절과 그녀의 딸 성수경이 겪은 어머니에 대한 무관심 혹은 교회에 대한 원망은 필자의 어머니가 처음 목사로서 부르심을 받았던 때를 상기시켰다. 10년 전 이맘때, 필자의 어머니 역시 목사 안수를 받으셨기 때문이다. 일전에 상황은 가정 안에 불화가 일어날 것 같은 불안하고 초조한 상황이었음이 분명했다. 왜냐하면 필자의 아버지가 속한 교단 그리고 필자가 공부하고 있는 학교의 교단은 공식적으로 여성 목사 안수를 반대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근거로 반대하는 것인지 논문을 읽어보아도 여성 목사를 어머니로 둔 필자에게는 전혀 설득이 되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가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받았던 질문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본 학교는 여성 목사를 허하지 않는 데 왜 이 학교에 오려 합니까?” 이에 대한 필자의 답은 “목사 안수 여부가 제가 진학할 학교를 결정할 만큼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원 면접치고는 질문이 너무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이러한 질문의 의도 역시 여성에 대한 비하이며 혐오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질문에 답한 것같이 ‘목사 안수’의 여부는 필자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본 책을 통해 우리 모두가 저지른 과오를 발견하게 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대로 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본 책은 누가가 전하는 여성관을 전하며 남과 여가 평등한 위치에 있게 됐음을 말하지만 이외에도 최근에 불거진 약자에 관한 문제에 있어 여전히 실수를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남주인공은 예수께서 말씀하신 의도와 본문의 의미가 이러하다 저러하다는 것을 깨닫고 배울 때마다 교회의 모습을 보며 한탄했다. 교회는 세상과 달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회 안에 여전히 차별된 모습이 존재하고 있는 것에 대한 한숨이다.

 

갈무리하며

예수 없이 살아온 인생과 예수 없는 인생은 엄연히 다르다. 예수 없이 살아온 인생은 얼마든지 예수를 만날 기회가 있다. 그러나 예수 없는 인생은 나는 믿노라 고백하지만 여전히 예수를 못 만나고 있는 사람들이다. 전자에 비해 후자에 속하는 교회의 성도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를 통해 올곧은 말로 선포되어야 할 말씀이 점점 그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10년을 여자 목사로 인생을 살아오고 있는 필자의 모친을 보고 있자니 여전히 마음이 아프며 기도가 절로 나오는 것은 아직까지도 교회를 포함한 이 사회가 여자에 관해 갖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교회에 소망이 없다고 말하며 비판하는 말을 서슴지 않지만 그래도 아직은 교회가 사회의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의 끈을 놓지 못한다. 만약 이 사회 안 어딘가에 예수께서 우리와 함께 거닐고 계시더라도 예수는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을 포기하지 않으실 분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차별 없는 세상이 오기를 소망하며 그 중대한 역할을 교회가 했으면 한다. 그리고 이곳으로부터 삼위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이 안식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은 더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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