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애인보다 못한 하나님
때로는, 애인보다 못한 하나님
  • 김현수 교수
  • 승인 2018.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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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중심을 표현하는 외모
ⓒ구탁서 목사(행복한교회)
▲염전이나 갯벌에서 자라는 칠면초. 맛은 약간 짭조름하다. ⓒ구탁서 목사(행복한교회) 

 

개인적으로 나는 국가별로 또는 민족별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은 대한민국 여성이라고 믿는다. 오랫동안 해외에서 살면서 다양한 민족, 국가 여성들을 보고 만났지만 대한민국 여성보다 더 아름다운 여성을 본적도 만난적도 없다. 

그렇다고 대한민국 여성이 아름다운 외모만큼 내면도 아름답고 능력도 출중하다고는 또한 장담하지 못한다. 불행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외모는 사람의 내면을 다 표현하지 못하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이나 선한 마음 또는 영적인 상태는 외적인 여러 요소들 단적으로 '외모'란 단어로 표현된다고 믿는다.

물론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일반적 판단을 무시하고 철저하게 자신을 감추기도 하고 가면으로 치장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직업군이 사기군일 것이다.

오늘 주일예배를 마치고 나오는데 목사님이 "젊어지셨어요." 한마디 하셨다. 목사란, 교수란 타이틀을 벗어버리고 좀 자유스럽게 다니다 보니 주일 예배에 참석하면서 정장을 하지 않은지가 오래 되었다. 오늘도 캐쥬얼한 구두에 청바지에 밝은 색의 셔츠를 입었을 뿐인데 목사님의 눈에는 좀 젊게 보였다 보다. 실제로 내가 젊어진 것은 아니지만 다만 그렇게 타인의 눈에 보였을 뿐이다. 

그러구보니 요즘에는 교회에서 성도들의 복장에 관해 거의 말하지 않는 것 같다. 학교에 근무할 때나 교회에서 근 10년내에 복장에 관한 광고나 설교를 들어본 적이 없는거 같다. 아니 어쩌면 더 오랜 세월 그런 내용의 말을 교회에서 들어본 적이 없을것이다. 

과거에는 예배참석하는 성도의 복장에 관해 제법 말이 많았었다. 광고시간을 통해서 성도의 복장은 이러야 한다 저러야 한다 말하기도 하였고 설교를 통해서도 하나님 앞에 나오는 성도의 모습이 단정하고 보기 좋아야 한다고 설교한 목사님도 많았다. 

그래서 교회의 여전도사는 검은 가방에 검은색 통치마를 입고 단정한 머리를 했으며, 목사님들은 천편일률적으로 검은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 넥타이, 광낸 구두 그리고 한손에 성경과 찬송을 든 근엄한 모습이 표준적 모습이었던 때도 있었다.

어쩌다 여름에 여집사가 짧은 치마에 슬리퍼라도 끌고 예배에 참석하면 사방에서 수군거렸던, 남자가 반바지 입고 셔츠만 걸치고 나와도 은근 눈치를 먹었고 심한 경우 근엄한 장로님이 몰래 불러 주의를 주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참으로 자유로워졌다. 다양한 패션과 자유분방한 옷차림, 머리 모습, 신발 등등 개성있는 모습을 한 성도들의 옷차림을 교회에서 발견하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되었다. 

좋다. 다 좋다. 때론 짧은 치마도 좋고 반바지도 좋고, 단정한 구두도 좋고 슬리퍼도 좋고, 진한 화장에 목걸이, 귀걸이, 코걸이, 팔찌에 발찌도 다 좋다. 그런데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예배 참석하기 위해 거울앞에 몇분이나 있었나요? 

애인 만나러 가기 위해 거울 앞에 몇분이나 있었나요?

외모로 판단하시는 하나님이 아니시고, "내모습 이대로 주 받으옵소서" 찬송처럼 우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던지 은혜로우시고 모든 것을 품어주시는 하나님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실 것이다. 하지만 오늘 묻고 싶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러 나오면서 거울 앞에서 자신을 단장한 시간은 얼마며, 애인 만나려고 거울 앞에서 단장하는 시간은 얼마인지."

때로는 우리가 하나님을 애인보다 못한 존재로 만들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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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교수는 한국성서대학교에서 헬라어와 교회사를 가르쳤으며, 현재 경기도 가평 근처 그리스식 카페 <깔로께리>에서 커피 내리고 피자 만들고 스파게띠 마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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