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뒷조사』 김민석 작가와의 북인터뷰
『요한복음 뒷조사』 김민석 작가와의 북인터뷰
  • 박진기 기자
  • 승인 2018.07.2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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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에 던져진 엄중한 질문에 요한복음이 답하다.

“시중에 이미 출판되어 있는 성경배경주석을 접했고 그 책이 다룬 역사적·문화적 정황이 너무나 신선했다. 그런데 왜 나는 이런 내용을 성경을 배울 때, 알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를 소재로 고민하며 내용을 담아내고 싶어 기획하게 되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성경을 읽으면서 '이 어려운 내용들이 만화로 나오면 이해하기 쉬울텐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2016년에  『마가복음 뒷조사』를 출간해 초등학교 아이들까지 성경 읽는 재미에 푹 빠지게 했던 화제의 김민석 작가가 2년만인 6월 30일 『요한복음 뒷조사』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성경과 삶이야기, 울림>이 김민석 작가를 만난 것은 7월 19일 오후 3시 경기도 군포의 한 카페에서였다.
 

△ 김민석 작가
△ 김민석 작가


책의 제목들을 '뒷조사'로 정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 『마태복음 뒷조사』(새물결플러스, 2016)와 최근 『누가복음 뒷조사』(새물결플러스, 2018)를 출간한 김영화 작가랑 둘이서 IVP에서 출간된 성경참고서적 중 성경배경주석이 역사적·문화적 정황을 다루는 것을 보게 되었다. 당시에 저는 성경을 더 깊이 있게 읽기 위해서 이런 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지 고민하다가 만화라는 매체를 활용하기로 했다. 쉽게 담아 낼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에 고민해가며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파생된 게 뒷조사 시리즈다. 배경조사라는 키워드를 컨셉으로 생각했기 떄문에 뒷조사 시리즈로 출간하게 되었다.
 

만화를 그려가며 참고한 신학서적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 우선적으로 학자들 사이에서 많이 추천되는 학자 위주로 주변의 추천을 받았다. 이 후에 선별하여 만화 안에 담게 되었다. 가장 큰 선별기준은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인지를 고려했던 것 같다. 좋은 저자이며, 좋은 내용일지라도 한국교회에 많이 대중화되지 않는 학자들일 경우, 독자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에 어떤 의미도 남겨줄 것 같지 않아 참고하지 않았다. 또한 책에 담고자 하는 주제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진다. 참고했던 신학서적의 경우, 책을 보면서 스토리 구상을 위한 노트와 신학적 내용을 정리하는 노트를 따로 했다. 스토리 노트에는 좋은 내용이 있으면 구상해서 넣기도 한다. 
 

『요한복음 뒷조사』는 김영화 작가의 『마태복음 뒷조사』와 『마가복음 뒷조사』의 구성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이 전에 두 작품과 비교하여 신학적인 의미를 더욱 부각시킨 이유는? 

△ 『마태복음 뒷조사』와 『마가복음 뒷조사』에 비해 『누가복음 뒷조사』와 『요한복음 뒷조사』의 스토리 전개가 바뀐 것은 사실이다. 이 전 두 작품은 본문 중심으로 다루었지만, 최근 출간된 두 작품들은 신학적인 주제와 한국교회의 문제에 대한 질문으로 컨셉을 바꾸었다. 왜냐하면 스토리 전개가 같으면 독자의 흥미가 떨어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김영화 작가와 기획회의를 할 때, 다른 방식으로 해보자 얘기가 나왔고 지금의 컨셉으로 나오게 되었다.

또한 『마태복음 뒷조사』와 『마가복음 뒷조사』와 같이 본문중심 위주로 계속 만화를 그리다가는 기독교 웹툰이 갖는 의미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캐릭터나 이야기가 신학설명을 위해서 이용되는 형태로 가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작품성 자체가 떨어지게 될 것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웹툰이 단순히 지식전달을 위한 도구가 아닌 요한복음과 누가복음 각각의 신학적인 설명과 함께- 성경 속 본문을 꽉꽉 담아내지는 못하더라도- 포인트가 될 만한 문제점을 찾아서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복음서의 주제가 어떻게 다가오는지 말해주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됐다. 그게 이야기의 현실이고 역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작품은 일종의 임상실험이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도 교회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 회복된다."는 소식을 듣게되고, 경험도 하게 되니 작가로서 감회가 새롭다. 

△『요한복음 뒷조사』 (새물결플러스, 2018)
△『요한복음 뒷조사』 (새물결플러스, 2018)


책의 내용을 구성하는 캐릭터 선정과 이야기의 모티프에 대한 생각은 주로 어디서 도움을 얻으셨나요?

△ 캐릭터를 선정할 때의 기준은 작품 할 때마다 달라진다.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는 "캐릭터를 먼저 정한 후, 대사를 생각하라."고 배웠다. 그런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나의 경우는 캐릭터가 먼저 떠오르기보다 대사가 먼저 떠오른다. 일종의 기이한 대사가 불현 듯 지나가면, 이런 정도의 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 이어야 할까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책 속의 인물인 사페레의 경우도 대사가 먼저 떠올랐다. 많은 경우 내 작품은 대사부터 시작해서 연이은 질문과 함께 캐릭터를 정하게 된 것 같다.

 

 ‘사페레’와 ‘김다윗 목사’의 소송 중 두 인물 사이에 '이성경'이라는 캐릭터가 겪는 내적갈등이 감회가 새롭다. 남을 속이는 것에 대한 자책을 하는 '이성경'을 향해 김다윗 목사가 “교회를 위한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이라는 말을 했다(p.137). 그렇다면 작가님이 생각하는 '교회를 위한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은 무슨 의미인가요? 

△ 사실 이런 말 자체가 무섭다. 교인들이 교회의 일을 하면서 "교회를 위한 일이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이다."라고 쉽게 말하는데. 정말 그러한지 구분이 잘 안 된다. 목회자나 성도님들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어떤 특정한 사명감으로부터 오는 자연스러운 생각인 것 같다. 작품 속에 표현 된 장면은 교회를 위한 일과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이 결국에 김다윗 목사 본인의 야망과 욕망이 구분이 되지 않는 지점에서 나오는 말을 표현한 것이다. 실제적인 사례로 교회 안에 이런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어졌기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교회를 위한 일과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에 대한 정의는 어려운 답이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질문에 대한 답 자체가 내가 가지고 있는 주관적인 생각이 되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정의 될 만한 답이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이다. 말이라는 것이 정의되어질 때, 훗 날 내 자신에게 부끄러워 질만한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은 성경이 말하는 데까지 행하려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역시 지금의 교회 모습을 생각할 때 큰 의미 없는 말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하는 것이라 생각하라."는 이 말이 오늘날 교회에서 가장 남용될 때가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 과도하게 교회건축에 돈을 많이 동원하려 할 때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한 가깝게는 목회자의 세습을 정당화하는 데 하나님 나라를 위한 것이라는 게 개념이 남용되는 것 같다. 이 외에도 사실 너무 많다. 그렇지만 목사님들의 경우 위 표현이 남용이라는 것에 대해 스스로 인정을 못하실 것 같다. 왜냐하면 본인 입장에서는 위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회와 목회자의 상황 때문에라도 예수님의 가르침을 어겨야 하는 것에 부딪힐 때 도움을 청하거나 하는 것 없이 교회가 어렵다는 이유로 합리화되는 것 같다. 누군가 지적하더라도 "남의 교회 사정을 당신이 어찌 아냐?"고 하는 것 보면 그렇다.

이와 같은 이유로 그 교회 성도들도 마찬가지로 그 목사님을 더욱 감싸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문제 자체가 워낙 복합적이기에 그나마 정직한 도움의 요청과 고민이 필요하다 생각된다. 차라리 한국교회의 대안이 성도 개인의 자발적인 지성운동이 있어야한다고 본다. 성경을 스스로 읽고 그 의미를 알아가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최근에 어머니가 성경을 배우고 싶어 모 프로그램을 이수하려 하실 때, 교회와 마찰을 피하기 위해 출석하시는 교회의 담임목사님께 추천서를 받으러 가셨다. 그런데 오히려 2시간 동안 설교를 들으면서 혼나시는 느낌을 받으셨다 속상해 하셨다. 그 추천서 마지막에는 “제한적으로는 추천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차라리 검증된 기관에서 하는 사역이라면 목회자께서 넓은 마음으로 성도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열어주셨으면 싶었다.
 

책을 통해 요한신학의 전체 주제를 ‘성육신’이라고 하셨다. "성육신의 의미가 고통과 고난 가운데 우리를 외면하시지 않고 함께 계시는 하나님이심"이라고 하셨는데, 성육신한 교회는 어떠한 모습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 어떻게 보면 다 아는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고통에 빠진 이웃들과 함께하는 것 말이다. 뻔한 말이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볼 것이 많다. 낙태를 반대하기 전에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미혼모를 책임지려 하는 것이 교회였으면 한다. 또한 최근에 불거진 난민문제의 경우도 사회적으로는 반대할 수 있어도 교회가 그런 목소리를 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들을 더 품어주고 국가가 탄압할지라도 지켜줘야 하는 것이 성육신한 예수님이 함께 머무는 교회의 모습이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이 또한 선교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책의 부제가 '한국교회에 던져진 엄중한 질문에 요한복음이 답하다'이다. 한국교회에 던져진 엄중한 질문이 무엇이며 요한복음이 답하고 있다고 보시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요한복음 뒷조사』의 내용을 구상 할 때, 막막했던 지점은 떠오르는 구절들이 너무 많은 데 자칫 잘못하면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될 것 같아 고민이 많았다. 모르고 봤을 때는 요한복음이 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대적 상황을 살펴보다보니, "서로 사랑하라"는 말이 편한 상황에서 쉽게 나온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그래서 지금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며 서로 사랑하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사실은 작품 전체가 질문으로 던져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우리의 사랑이 요한복음이 말하는 사랑이 맞는지 말이다. 그래서 찬양팀과 같은 교회의 주제도 넣어 본 것이다. 교회 안의 상황으로 자세하게 들어가 보고 싶었다. 우리가 겪는 상황들은 막연한 신학지식이기보다 실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간극을 메워나가고자 요한복음 구절을 넣어가며 질문하게 되었다.

요한복음이 완벽한 답이 됐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가 어떻게 하나가 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지 정도는 요한복음이 그것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요한복음이 이러한 것들을 답해주고 있다고 본다.  
 

한국교회에는 ‘사페레’와 ‘김다윗 목사’와 같은 성도나 목회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각각의 인물들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지체로서 권면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 먼저, 사페레와 같은 상황에 계신 성도님들께 "너무 고생이 많으시다."는 위로를 전한다. 요한복음에 메시지를 따라서 서로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신앙이 회복되셨으면 한다. 물론 회복이라는 것이 힘들 것을 안다. 그렇지만 신앙만은 포기하시지 않았으면 한다. 김다윗 목사와 같은 목사님들께는 긴 말 않겠다. 그냥 제 『요한복음 뒷조사』 한 번 꼭 읽어보시면 드시는 생각이 있을거다.


마지막으로 향후 작품에 대한 계획도 궁금합니다.

△차기작이 무엇이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다. 바울서신 시리즈나 요한계시록을 생각하고는 있다. 일단은 바울서신의 경우, 교리 관련된 논쟁이 많고 교회론과 같은 것들에서 포인트가 많기에 공부를 좀 더 해보려 한다. 만약 요한계시록이 뒷조사 시리즈로 나온다면 제국과 관련 되어 ‘시민종교’를 주제로 다루게 될 것 같다. 과거 제국주의가 지닌 요소들이 현대에 남아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 볼 생각이다. 이 외에도 한국교회사에도 관심이 있다. 역사라는 큰 틀 안에서 교회가 해 온 역할이 빛과 어두운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다루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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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작가는 아담과 하와, 아브라함, 이스라엘을 거쳐 예수님과 초대교회까지, 흑암의 세력들의 반역과 방해 속에서도 하나님의 신실하신 언약이 신실하게 이뤄져 가는 역사의 큰 그림을 만화로 구성한 『헤븐리 스파이』(하라쉼, 2013년)를 시작으로, 교회에 대한 고민을 추리 형식의 이야기에 담아낸 『교회를 부탁해』(하라쉼, 2013년) 등을 펴내면서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만화를 계속 시도해 왔다.

『마가복음 뒷조사』(새물결플러스, 2016)에서는 마가복음의 신학적 구조와 주제를 둘러싼 최신 논의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내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창조론 연대기』(새물결플러스, 2017)에서는 기독교 신앙과 과학의 관계를 청소년들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풀어냈다. 『의인을 찾아서』(새물결플러스, 2017)에서는 1세기 팔레스타인의 역사적·정치적 정황을 스릴러 장르로 생생하게 재현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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