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공황장애라는 괴로움을 통해 주시는 선물
#20. 공황장애라는 괴로움을 통해 주시는 선물
  • 김재식 작가
  • 승인 2018.12.11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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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라는 괴로움을 통해 주시는 선물

정신과 병원을 가서 의사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잘 모르던 소중한 것을 배웠다. 우리 몸은 긴급한 상황을 만나면 그것을 피하거나 대처하기 위해 온몸이 대비를 한다고. 심장은 빠르게 뛰어주고 피도 평소보다 많이 필요로 하는 근육 같은 곳으로 몰려가고. 그래서 피부나 얼굴은 하얗게 보일 정도로 피가 적어진단다. 혹시 피부가 상처를 입어도 출혈이 최소화되도록 몸이 자율적으로 움직인다니 신기하다. 말 그대로 완전 자동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마음도 몸과 비슷해서 심한 슬픔이나 근심거리가 닥치면 비상등을 켜고 준비 작동을 한다. 자율신경은 말 그대로 자율적으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24시간 동안 알아서 움직이는 신경이다. 그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누며, 상황에 따라 한 신경이 항진되면 다른 신경은 다운된다. 이렇게 서로 조절함으로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즉, 생명을 유지한다. 몸이 심한 운동을 하고난 후 근육이나 호홉이 완전히 늘어저서 회복하는 현상이 그런 거다.

우리 몸을 유지하는 좌우의 날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신비한 자율작동
▲우리 몸을 유지하는 좌우의 날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신비한 자율작동

의사 선생님은 숨쉬기 힘들고 심장이 아프게 조이고 진땀나며, 시야가 흐려지는 내 현상을 다 들으시고 "공황장애증상"이라고 하셨다. 그건 정상적인 반응인데 내가 더 나쁘게 부채질을 한다고 하셨다. 안 좋은 소식(내 나쁜 건겅진단결과와 연속되는 아내의 합병증상들)에 대비한 자율반응인데, 내가 그러다 죽지않을까? 왜 안나아질까? 조바심내고 불안해서 더 가중된다고. 

그러면서 약을 처방해주지만 그 기본적 작용을 이해하고 믿고 기다리는 마음가짐이 꼭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 이해없이 계속 심리적으로 점점 불안해지면 정말 심각한 상태로 갈 수도 있다고 한다. 호흡마비나 심정지 등 신체 이상도 있지만 심적압박으로 우발적인 자기상해, 자살할 수도 있다며...

 

긴장과 이완의 법칙은 신앙생활에도 있다.

몸이 어느 순간까지는 운동상태로 모든 근육과 피와 신경이 긴장하여 평상시보다 뛰어난 움직임을 해내지만 반드시 그것이 끝나면 풀리는(우리가 지쳤다고 표현하는) 순간이 온다. 위에서 본 것처럼그 두가지의 교대는 아주 유익하고 반드시 있어야하는 법칙이다. 그래야 자칫하면 생길 신체의 심한 중상이나 사망에서 안전하기 때문이다. 

훈련에 의해 그 운동시간을 길게 늘리거나 강도를 더 높게 할수 있지만 어떤 사람이든지 그 한계점은 반드시 온다. 영화속의 슈퍼맨조차도. 몸만 그런 법칙을 가진 것이 아니라 정신도 또한 그렇다. 그래서 삶이라는 덩어리를 앞으로 나가게하려면 반드시 있어야할 정상적인 두개의 수레바퀴다. 그걸 부정하거나 불안해하면 반드시 병이나고 심하게 다친다. 우리의 영혼은 다를까? 

맑은 날만 좋다고 계속 그것만 고집하면 그 땅은 반드시 사막이 되고 만다. 해가 나는 시간과 비가 오는 시간, 낮과 밤, 더울 때와 추울 때가 교대로 있는 곳이라야 자연이나 사람 모두에게 유익해서 건강하고 풍성해진다. 우리의 욕심은 가끔, 아니 거의 내내 맑은 날만을 고집하고 신앙생활도 자칫 온통 그 기도로 채워지기도 한다. 또 그 기준만으로 자기의 삶을 바라보고 기대하면서 자주 불행하다고 느끼고 원망하며 슬퍼한다

예수님은 "아니!" 라고 말하셨다. 산상수훈이라고 부르는 팔복의 내용이 무엇인가? 손해나 양보를 넘어 소위 우리가 말하는 고난의 상태를 당하는 것을 복되다고 한다. 단 한가지도 소유가 늘어나고 남보다 성공하면 복되다고 말하는 것이 없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려서 맑은 날만을 복되다고 알고 바라기 때문에 균형을 잡아주기 위해 진실을 가르쳐준 것일지도 모른다.

산에서 산상수훈, 팔복을 말씀하시는 예수님. 그가 산 생활은 팔복의 모델이 부유한 성공이 아님을 몸소 보여주신것이다.
▲산에서 산상수훈, 팔복을 말씀하시는 예수님. 그가 산 생활은 팔복의 모델이 부유한 성공이 아님을 몸소 보여주신 것이다.

몇가지는 그렇지만 아닌 것도 있다고? 한 번 들여다보자.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슬퍼하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유순한 사람들은 행복하다. 그들은 땅을 물려받을 것이다.

의를 위해 굶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은 행복하다. 그들은 원하는 것을 다 얻을 것이다.

남을 불쌍히 여기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하나님도 그들을 불쌍히 여기실 것이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나님을 볼 것이다.

화평을 이루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다.

의를 위해 핍박을 받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 현대인의 성경, 마태복음 5:3-10절]

 

마음이 가난하다는 말은 원어로 “부도났다” “파산이 되었다”는 뜻이다. 그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서야 하늘나라를 들어갈 자격이 있다는 말이다. 슬퍼하는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모자람을, 못미침을 슬퍼하는 경우다. 내 실패가 대상이 아니고. 그래서 위로를 받아야할 정도니 결코 희희낙락은 아니다.

유순한 사람은(온유한 사람) 세상살이 기준으로 보면 양보하고 밀리고 빼앗기기 일쑤인 바보같은 삶을 살기 십상이다. 착하면 바보 취급 받는다고 은연 중에 우리는 생각한다. 그렇다고 온유한 그들이 부동산 부자가 된다는 말은 백번 아니다. 참으로 온유한 사람은 항상 만족을 얻는 사람이다. 골드스미스(작가)는 이것을 표현하기를 ‘아무 것도 갖고 있지 않으나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브라함이 롯에게 먼저 땅을 결정하도록 양보한 마음이 온유다. 바울도 이것을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자 같으나 모든 것을 소유한 자로다“라고 말한다. 바울은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부요하게 살 줄도 안다. 내게 능력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온유하고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미 땅을 얻은 것이나 다름 없다는 의미다. 

남을 불쌍히 여기는 사람은 늘 울며 살기 십상이다. 신나서 웃으며 재산을 늘리며 남을 불쌍히 여기는 그림은 이상하다. 그 슬픔이 어둡고 좌절은 아니지만 애통하는 상태는 분명히 쾌감이나 만족감과는 다르다. 남을 위해 산 마더데레사나 남에게 칭찬을 들으면 제자를 불러 하루종일 욕을 자청해서 들은 프란치스코 같은 성자들이 주로 그런 상태였다. 

깨끗한 사람은 복이 있다는 것을 존 스토트 목사는 이렇게 해석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언어가 정직하다 왜냐하면 언어라는 것은 내 마음속 생각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정직한  사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자나 성공하는 길에서 많이 벗어나있다는 말이다. 정직하면서 출세와 성공하는 경우는 정말 보기 쉽지않은 소수일 뿐이다.

평화를 만드는 이들은 어디를 가나 화해 자가 되어야 한다. 누군가의 사이에서 화평하게 하려면 내가 대신 십자가를 져야 한다. 모든걸 시시비비하고 고발하면 평화는 없다. 많은 것을 감수하고 잘못되면 양쪽에서 비난을 받거나 책임도 져야 한다. 그 길이 결코 개인 이익이나 평안과는 좀 멀어보인다. 핍박받는 사람이 복이 있다는 말은 굳이 설명도 필요 없지 않을까?

예수님은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복이 있다고 했다. 늘 건강하고 신나고 성공만하면서 살게 되기를 믿음생활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안아팠으면, 성공했으면, 승진했으면, 자식들이 뛰어났으면, 좀 더 가졌으면... 한 두가지 아닌 목록들을 신앙생활 잘하면 받을 보상으로 기대하고 기도하며 살았다. 그러다 덜컥 오는 불행과 고난들은 그야말로 어둡고 우울하게 했다. ‘뭘 잘못했지? 내가 정성이 부족했나?’ 고작 그런 실망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몸과 마음에 대한 자율신경이 생명을 안정되게 유지하려고 두가지 기능을 서로 주고받으며 애쓴다는 것을 알고나니 그 고마운 진리를 알게 해준 잠시의 공황장애 질병에 걸린 것도 감사했다. 너무 무작정 불안해하지말고 기다리자! 질병도, 삶을 대하는 신앙자세도!

고난중에도 감사, 고난과 감사라는 좌우의 날개로 나는 삶이 신앙인의 길이다.돌밭에서도 여린 꽃들이 생명력을 보여주듯
▲고난중에도 감사, 고난과 감사라는 좌우의 날개로 나는 삶이 신앙인의 길이다.돌밭에서도 여린 꽃들이 생명력을 보여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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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식 작가의 『그러니 그대 쓰러지지 말아』(위즈덤하우스, 2013)는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는 아내의 곁에서 남편이 써내려 간 6년 동안의 일기를 모은 에세이로 살아 있는 지금 시간이 기적임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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