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중도원', 배우라 그리하면 쉬리라(마 11:28~30)
'임중도원', 배우라 그리하면 쉬리라(마 11:28~30)
  • 이진오 목사(세나무교회)
  • 승인 2019.01.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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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감사, 2019년을 믿음으로!
세나무교회 이진오 담임목사
▲세나무교회 이진오 담임목사 ⓒ세나무교회 

2018년도 이제 몇 시간 후면 끝나네요. 여러분의 2018년은 어땠나요? 

임중도원,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교수신문》에서는 2001년부터 대학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해를 정리하며 "올 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했습니다. 올 해 사자성어는 '임중도원'(任重道遠)이랍니다. 뜻은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입니다. 아마도 문재인 정부와 우리 국민들이 담당해야 할 정치적, 경제적 상황이 무겁고, 적폐청산과 평화통일의 길이 멀다는 것을 지적하는 말이라 생각됩니다.

2017년 선정했던 사자성어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이었습니다.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촛불혁명을 통해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담은 선정입니다. 당시 교수들이 선정한 '파사현정'은 박근혜 정부에서 선정되었던 '군주민수'(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 있다), '혼용무도'(어리석과 무능한 군주), '위록지마'(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 '도행역시'(순리를 거스려 행한다)에 비하며 엄청난 기대와 희망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훌륭한 말이고 이상적인 방향입니다. 그렇게 문재인 정부가 시작되고 1년 반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그릇된 그릇 것을 깨고 바른 것이 드러났을까요? 저는 문재인 정부가 국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오래 쌓여온 적폐를 드러내고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생각합니다. 특별히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개성공단이 하루아침에 폐쇄되는 등 남북 전쟁까지 염려하던 것에 비하면 지난 평창 동계 올림픽과 이어진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은 기적과 같은 평화를 가져오고 있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임중도원'. 말 그대로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멉니다. 안타깝게도 이상을 이룰 현실은 차갑고 비정합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들은 그릇된 것이 깨지고 바른 것이 드러나기를 바랄까요? 많은 국민들의 바람과 달리 그 적폐를 누려온 자들은 그릇되었어도 깨지 않기를 바라고 바른 것이 드러나기를 원치 않는 것도 현실입니다. 돈과 권력을 불의하게 쌓아 온 기득권자들의 저항은 강하고,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의 변화와 개혁 속에서 맞이하는 불편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평도 넓고 깊습니다.  

 

한국교회 그리고 나는?

'파사현정'이 필요한 곳은 비단 국가와 사회만이 아닙니다. 2018년 한국교회를 돌아보면 참담했습니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담임목사직 문제, 목사들의 성범죄와 재정비리 등 끊이지 않는 부패와 타락은 한국교회가 얼마나 그릇된 적폐들로 켜켜이 쌓여있는지 스스로 드러냈습니다. 

이런 중에도 들여오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세습과 새문안교회 등의 초대형 예배당 건축 소식은 더욱 부끄럽게 했고, 당연히 신고해야 하는 종교인 소득세는 온갖 특혜로 막아서고, 난민, 동성애, 이슬람 등에 대한 차별과 배제, 폭력과 억압은 더욱 강고해졌습니다. 한국교회야 말로 부패와 타락의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너무 멉니다. 

우리들은 어떻습니까? 국가와 사회, 한국교회라는 거대 담론, 내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곳들에 대한 비판과 정죄는 가득한데 정작 나 자신의 신앙과 삶을 어떤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자로서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우리 삶의 자리인 가정과 직장에서 나는 누구입니까? 우리는 깨트려야 하는 그릇된 것이 없고, 드러내야 할 바른 것은 없는가 우리 자신을 다시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2018년 한 해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삶의 자리에서 신앙인으로서 또 시민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삶에 감사를 드립니다. 세나무교회 성도로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수고한 여러분들의 수고와 헌신은 우리가 노래하듯이 아름다운 찬송이고 향기로운 기도였다 생각합니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합니다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그 수고와 헌신에 참된 복으로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역량과 여유

임중도원.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약용은 <논어고금주>라는 글에서 '임중도원'을 풀이하면서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려면 역량과 함께 여유로움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고 합니다. 바르게 판단하고 바르게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은 그 중요성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여유를 말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여유는 최선을 다하며 때를 기다리는 인내와 그 과정에서 고통을 겪게 되는 약자들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역량이 있다고 무조건 속도를 내어 밀어붙이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때를 기다려야 하고 무엇보다 그 가운데 사람에 대한 배려가 함께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온유와 겸손, 그 배움과 쉼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 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은 "수고 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28:11)고 했습니다. 저는 올 한 해 이 말씀이 참 좋았습니다. 순간순간 생각났고 제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고민과 고통 가운데 있을 때 이 말씀은 제게 위로와 힘을 주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이 땅을 살아갈 때 무거운 짐을 지고 산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십니다. 그 자신 사람으로 이 땅에 오셔서 가장 가난한 집에서 가장 무건 짐을 지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하고, 로마와 헤롯의 불의한 정치와 부패한 사두개파와 위선적인 바래시파 종교 지도자들의 타락의 짐을 져야 하는 시대에 살았습니다.

그래서 말씀하십니다. 그런 분이 말씀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아무개야 내게로 와라 내가 쉬게 하겠다고. 예수님은 어떻게 우리를 쉬게 해 주실까요?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라"(마28:29) 주님은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고 했습니다. 예. 주님이 온유하고 겸손한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가 그 온갖 조롱과 핍박 가운데서도 온유했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자신을 낮추고 겸손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말씀을 하십니까? 주님의 온유와 겸손과 나의 무거운 짐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이 말씀은 나의 무거운 짐이 실상 나의 교만과 분냄에서 온다는 것입니다. 내 교만이 나로 하여금 더 큰 탐욕과 욕망을 갖게 하고, 나의 분냄이 나로 하여금 여러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그 상처로 인해 온갖 오해와 갈등과 파국을 만들어 그 모든 것이 나에게 무거운 짐으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조롱받는 온유한 삶이 제자까지 섬기고 십자가를 지는 겸손이 큰 멍에이고 짐이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가벼운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온유할 수도 겸손할 수도 없습니다. 원죄! 그 지독한 자기중심성은 우리를 끊임없는 탐욕과 욕망 가운데 유혹하고 던져 넣습니다. 우리는 가만히 두면 스스로 죄악 가운데 멸망할 그런 존재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예수님께 배워야 합니다. 끊임없이 예수님의 신앙과 삶을 묵상하고, 그 십자가의 좁은 길을 배우고 따라가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우리의 탐욕과 욕망을 십자가에 못 박고 우리 마음에 진정한 쉼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2019년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2018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올 한해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개인 삶도 무거운데 가정과 직장, 거기에 교회와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삶까지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온 여러분의 수고와 헌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2019년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우리 생이 다하여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이를 때까지 우리네 삶이라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파사현정’. 그릇된 것을 깨트리고 바른 것을 드러내야 하며, ‘임중도원’.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야 합니다. 그 공평과 정의의 걸음에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그 수고하고 무거운 짐에 우리 주님께 배움이 넘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2019년은 더욱 주님께서 주시는 마음의 쉼과 위로와 힘이 가득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예배풍경 ⓒ세나무교회 
▲예배풍경 ⓒ세나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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