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데이비스영·랠프스티얼리 『성경, 바위, 시간』
[북리뷰] 데이비스영·랠프스티얼리 『성경, 바위, 시간』
  • 이신성 목사(광주직동교회)
  • 승인 2019.01.16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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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지질학적 증거에 기반한 지구 연대 논쟁

-원서번역서: The Bible, Rocks and Time

-성경적, 지질학적, 철학적 관점에서 젊은 지구론의 문제 비판

-성경 문자적 이해에 집착하면 과학적사실까지 부정하게 된다.
광주직동교회 이신성 담임목사/
▲북리뷰: 광주직동교회 이신성 담임목사/ 『성경, 바위, 시간』 데이비스 영·랠프 스티얼리 지음, 김의식 옮김, IVP, 2018

1. 이상한 신념 : 젊은 지구 창조론과 홍수 지질학

영화 <독전>에서 조진웅은 이런 대사를 한다. “어떤 한 인간을 X나게 집착하다 보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신념 같은 게 생기거든.”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젊은 지구론 옹호자들, 혹은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노아 홍수”와 “6일 창조”라는 성경 본문에 너무 집착해서 이 지구의 퇴적암은 그때 단 한 번의 격변으로 생긴 것이라는 이상한 신념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이상한 신념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 한 것이 바로 홍수지질학이다.

젊은 지구 창조론과 홍수 지질학이 복음주의 세계에서 계속 번창하는 이유에 저자들은, “잘못된 지식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지구가 단지 수천 년밖에 되지 않았고 성경의 홍수가 지층을 이루고 화석을 함유한 지구 퇴적암 대부분의 원인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수많은 책과 팸플릿과 기사를 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기독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자주 특집 방송으로 젊은 지구 창조론과 홍수 지질학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며, "창세기 속의 해답 같은 단체들이 운영하는 수십 개의 웹사이트를 통해 영향력을 더해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21쪽).

저자들은 젊은 지구 창조론과 홍수 지질학은 “지질학적 지식이 부족한 대중에게 제시될 때 보이는 외관상의 과학적 정교함에도 불구하고 과학적으로나 성경적으로 모두 심각한 결함을 지닌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비판을 새롭게 제공하기 위해서 이 책을 저술했다."고 밝힌다(22쪽). 1964년 이후 ‘창조과학회’는 격변론, 홍수 지질학, 젊은 지구의 옹호에 진력하고 있다(218쪽).

저자들에 의하면, “젊은 지구와 전 지구적 노아의 홍수를 고수하는 끈질김은 지질학보다는 다른 관심과 더 관련 된다”(653쪽). 이것은 다름 아니라 종교적 관심인데, 조금 더 상세히 지적하자면 성경의 문자적 이해 문제가 대두된다.

그들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창조는 6일 만에 이루어진 사건이고, 이 6일은 하나님에게는 하루가 천년 같으니 6000년의 시간이라는 아주 단순한 도식을 가지고 "지구의 연대가 6천년"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젊은 지구론을 부정하는 현대 지질학과 자연과학은 "성경의 권위, 무오성, 무류성을 부정하는 것이고 신앙에 크나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까지 주장한다.

저자들이 주장하듯 “우리는 성경의 모든 조목이 과학적 증거에 의해 뒷받침된다면 성경의 신빙성과 신뢰성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과학이 성경의 모든 조목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신뢰성을 잃지 않을까 염려하지 말아야 한다. 성경은 그 자체의 자기 입증적 권위 위에 서 있다”(666쪽).

 

2. 지구의 연대 문제(젊은지구vs. 오래된지구)

지구와 운석과 달에서 얻은 방사성 증거는 일관되게 45억-47억 년의 연대를 가리킨다(193쪽). 저자들에 의하면, 일부 기독교 단체들은 “지구가 수십억 년 되었다.”는 견해에 도전한다. 이러한 도전은 성경적·과학적·철학적 토대 위에서 제기된다(225쪽). 이것이 바로 이 책의 구조가 4부로 구성된 이유다.

저자들은 1부에서는 이 모든 것을 개괄적으로 설명하며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이 책의 1부만 읽어도 전체 내용을 어느 정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2부는 성경적 관점, 3부 지질학적 관점, 4부 철학적 관점에서 젊은 지구론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또한 젊은 지구와 오래된 지구에 대한 ‘역사적 관점’이 주목할 만하다. 17세기까지의 지구 연대에 대한 이해를 다룬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아담의 창조로부터 그리스도의 탄생까지 인간의 역사는 대략 5,500년이 걸렸다.”는 견해에 대부분 동의했다(39쪽).

저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믿음은 몇 가지 근거가 있다. 첫째, 6일 창조를 알려주는 창세기와 주님에게는 하루가 천 년 같다는 베드로후서 3:8과 시편 90:4의 말씀이다(40쪽). 둘째, 창세기 5장과 11장에 기록된 계보 혹은 족보, 연대기이다(44쪽). 셋째, 출애굽기 25:10에서 언약궤의 치수(2½X1½X1½)를 더하면 5½규빗인데, 이것은 그리스도가 오시기 전에 지나간 5½천년의 역사에 대한 상징이라는 히폴리투스의 해석이다(47쪽). 지구가 6천년이 되지 않았다는 이해는 루터나 칼뱅에게서도 그대로 나타난다(56쪽).

2부 ‘성경적 관점’에서 저자들은 과학적 증거에 아무리 호소해도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 다수는 지구의 엄청난 태고성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지구 연대에 대한 신뢰할 수 있고 결정적인 유일한 원천이 성경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228쪽).

하지만 저자들은, “매우 많은 그리스도인이 지구가 단지 수천 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배우는 데에는 성경에 기반 한 주요한 이유 두 가지가 있다.”고 보았다. 하나는 성경 곳곳의 족보가 숫자를 제공하는데, 그러한 숫자들을 더하면 수천 년에 불과한 역사가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가 정확하게 지적하듯, 이 계산이 맞다고 가정해도 우리가 결국 얻는 것은 '인간의 연대'이지 '우주나 지구의 연대'가 아니다(229쪽). 다른 하나는 창세기 1장에서 창조의 6일의 각 날이 단지 24시간이라고 가르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230쪽). 저자는 “성경의 족보에 기초해 도달한 인류의 연대에 일반적 6일을 더한다면 창조의 시작과 관련하여서도 사실상 동일한 연대를 얻게 된다.”고 설명한다.

3부 ‘지질학적 관점’에서 저자들은 자신들의 전공을 최대한 활용한다. 이 책의 가장 중심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퇴적암 안에 담긴 물리적 증거는 지구가 단지 몇 천 년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다는 강력한 논증을 제시한다”(302쪽). 홍수지질학자들은 화석 묘지 또는 대량 폐사의 층이 오늘날의 ‘일반적’ 조건에서는 설명될 수 없는 것이라고 대개 말한다(345쪽).

저자들은 동물과 식물의 대량 폐사를 낳고 그 결과 ‘화석 묘지’를 더 생산할 수 있는 현상의 예로, 조류(藻類)의 확산 현상(388쪽), 화산재나 용암(389쪽), 지진과 심한 온도 변화나 산소 부족, 유독 가스, 맹렬한 폭풍도 제시한다(390쪽).

결국 “퇴적지들의 내부적·외부적 지형이 대체로 비격변적 환경을 제시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홍수지질학자들의 주장을 반박한다(399쪽). “거대한 양의 퇴적물 현탁액이 단기간에 격변적으로 지구 전체를 쓸었다.”는 홍수 지질학자들의 제안은, 각각 아주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노출과 침식과 토양 형성과 용해(동굴 형성)의 기간들이 중간에 포함된 퇴적의 증거들을 간직한 암석 기록과 모순된다(412쪽).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설명은 저자들이 마그마의 냉각을 칠면조 요리와 비교한 부분이다. 오븐의 온도를 섭씨 160도 정도에서 4-5시간 굽고, 그 요리를 식탁에 올려놓고 얇게 썰면 상온 가까이 식기까지 보통 한 시간 걸린다. 하지만 마그마체는 칠면조 요리보다 식는 데 훨씬 더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데, 용암류와 달리 마그마체는 지하의 ‘오븐’ 안에서 식기 때문이다.

마그마체가 냉각되고 결정화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448-449쪽). 마그마체가 열을 잃는 방식으로는 열전도, 대류, 복사, 이류(advection)가 있는데(449-452쪽), 화성암체의 냉각의 증거가 불과 수천 년 된 지구와 양립할 수 없다면 홍수 지질학의 이론과 양립하기는 더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다(463쪽).

젊은 지구 가설의 문제는 매우 심각해진다. 왜냐하면 그 옹호자들은 지표면에 퇴적된 일반적 퇴적암들이 어떻게 112Km 또는 그 이상 되는 지하에 묻히고 그곳에서 완전히 재결정화 되고 그 후에 극히 짧은 시간 안에 지표로 융기되어 노출되었는지 설명해야만하기 때문이다(471쪽).

각각의 층 안에는 정교한 시계가 있는데, 식물 뿌리 분포 지대, 해양 무척추동물들이 판 구멍, 산호초의 위쪽으로의 성장을 보여주는 골격 구조, 침식면 같은 구조들은 모두 각각의 퇴적 단위가 축적되는 동안의 긴 경과 시간을 증언한다(503쪽).

시에라네바다 산맥으로부터의 증거는 하나님이 세계의 이 부분을 어마어마하게 긴 기간이 걸리는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지질학적 과정의 집합을 통해 형성하기로 결정하셨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사실상 지구의 어떤 지역의 지질이든 면밀하고 주의 깊게 들여다본다면 우리는 모두 하나님이 자신의 세계를 만드시는 데 수많은 시간을 들이셨음을 이해하게 된다(534쪽).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은 방사성 연대 측정법들의 결과에 분명히 불편해한다. 왜냐하면, 수백만-수십억 년의 연대는 지구의 연대가 불과 수천 년이라는 생각과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이 종종 반복하는 방사성 연대 측정에 대한 비판은 각기 다른 방법들이 동일한 암석이나 사건에 대하여 불일치하는 연대를 낳는다는 것이다(609쪽).

서로 다르거나 불일치하는 연대들에 대한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방법이 괄목할 만한 연대의 일치를 낳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는 점은 여전히 사실이라고 제시하며 반박한다(611쪽). 넓은 범위의 방사성 연대 측정 방법으로부터 얻은 증거는 지구가 수십억 년임을 압도적으로 지시한다(612쪽).

4부 ‘철학적 관점’에서 저자들은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젊은 지구 창조론자 대다수는 현대 지질학자들이 잘못된 합리주의적 과학 철학에 사로잡혀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현대 지질학이 주창하는 지구사의 모습이 무신론과 반성경주의로 채색된 균일론의 원리 위에 지여졌다고 주장해 왔다.

젊은 지구 옹호자들은 지질학자들이 균일론을 맹목적으로 교리처럼 고수함으로써 지구의 태고성과 관련된 지질학적 증거를 부지불식간에 잘못 해석하고, 그 결과 그릇된 결론을 도출한다고 암시한다(615쪽).

그런데 우리가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고, 그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현대 지질학자들이 아닌 홍수 지질학자들, 젊은 지구론 옹호자 혹은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이 자신들의 격변론와 노아 홍수, 지구 연대에 관한 일부 교부들의 설명을 “교리처럼 고수”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3. 『성경, 바위, 시간』이란 책 제목의 탁월성

앞에서 언급했듯 성경의 일부분에 너무 집착해서 이상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참된 성경적 신앙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과학적 사실까지 부정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상한 신념을 젊은 지구론, 홍수지질학, 격변론으로 칭하며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들의 주장들이 진실을 외면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들은 그들의 주장에 반박하며 성경적으로(성경!), 지질학적으로(바위!) 지구의 연대가 결코 짧지 않고(6천년) 오래되었음을(45억년) 증명한다(시간!). 이 책을 통해서 한국 개신교회 안에서 6일 창조 본문과 노아 홍수 본문과 관련된 잘못된 과학적 지식과 이상한 신념을 교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학문성뿐만 아니라 진지한 신앙과 단호한 결단성도 보여준다. 그들의 주장을 같이 읽어보자.

“법칙의 균일성은 성경적 창조 교리의 당연한 귀결이다. 이것은 하나님이 질서 잡힌 우주를 창조하셨기 때문이다”(638쪽).

“그들이 지구가 오래되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그러기를 원했기 때문이 아니다. 또 그들이 성경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기 원했기 때문도 아니다. 또 그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과학적 게임을 ‘조작했기’ 때문도 아니다. 그들은 암석 자체에 존재하는 지구의 태고성의 증거에 설득되었다”(652쪽).

“성경 무류성과 무오성에 굳게 헌신한다고 해서 그리스도인이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이 고수하는 가까운 과거의 창조 이론을 믿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홍수 격변론자들이 자신들의 이론을 구하기 위해 의지하는 유일한 길은 순전한 기적에 호소하고 그럼으로써 역사적 지질학의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다.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은 지질학이 젊은 지구를 지지한다고 평신도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중단해야 한다”(654-6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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