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닫고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첫째 날.
나의 감사는 받는 것이 많을수록 커지고
나의 원망은 힘든 것이 오래갈수록 깊어집니다.
믿음 없는 사람들과 구분 없습니다.
주와 함께 사는 삶은
이와 반대로 가난할수록 감사하고
고난 중에 더 든든해야한다는데...
이 딱한 믿음을 아름답게 바꾸어주소서.
둘째 날.
하나님,
저를 왜 더 부자 집에 태어나게 안 해주셨나요?
저를 왜 좀 더 건강하게 안 해주셨나요?
저를 왜 더 큰 회사에 들어가게 안 해주셨나요?
그리고,
남들보다 더 좋은 머리와
남들보다 더 노력하는 타고난 인내와
남들보다 더 선한 성품은 왜 안주셨나요.
그러나,
혹 그들은 모르는
주님을 만나게 해주신 것은 정말 고맙습니다.
셋째 날.
말을 잃고 당신을 만나는 사람들
의심하다 벙어리가 된 세례요한의 아버지 사가랴
회심 후 다소로 낙향해 13년을 침묵한 바울
매와 조롱 속에 입을 다무시고 하늘에 순종한 예수님
그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작은 고난에도
저는 수시로 말을 잃고 슬픔에 잠깁니다.
오늘은 그저 당신을 만나 희색을 구할 뿐입니다.
넷째 날.
행운과 기적이 없는 날에는
신앙의 기쁨도 줄어들고
힘든 일 가난 풍파 마주치면
사랑 따위 무슨 소용 있나 기운 잃는데
오늘은
별도 달도 따는 용맹한 믿음은 놔두고
그저 변덕부리지 않는 은총이나 주소서.
다섯째 날.
주차장 철조망 담장 아래
한 송이 노란민들레가 자리 잡았네요.
어디 핀들 꽃이 아니냐고 일생을 보냅니다.
오늘까지 여러 날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며 견디고 산 나도
어떤 자리에서 살아도 귀한 생명이지요.
지켜준 당신과 대견한 제가
마주치는 하이파이브!
굿잡! 앤드 생큐!
여섯째 날.
비가 내리는데도
마음이 자꾸만 메마르고 시들해져
슬픔에 슬픔을
기쁨에 기쁨을 더해봅니다.
응급실 막내아이 곁에서 새벽을 맞던 날
살아나 준 것만으로 모든 슬픔 사라졌고
작고 큰 경사에 들렸던 가족의 웃음소리는
아직 남은 날들을 능히 견디게 하는데
뭔 새 행운과 새 기쁨을 바랐는지...
‘감사하고 충분합니다. 주님!’
일곱째 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고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다가
내 영혼이 외로워졌습니다.
하나님께는 듣고 싶은 말을 못해주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서
하나님을 힘들게 했습니다..
함께 기뻐하며 힘을 얻는 말들을
하나님께도 사람에게도 하고 싶습니다.
잘 안될 때는 침묵하는 지혜라도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