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원 목사] 욥기는 의인이 받는 고난의 문제인가?(1)
[황대원 목사] 욥기는 의인이 받는 고난의 문제인가?(1)
  • 황대원 목사
  • 승인 2019.02.1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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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에게 고난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경륜
▲팟캐스트 <타브>의 '바이블코어'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황대원 목사
▲팟캐스트 <타브>의 '바이블코어'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황대원 목사

 

시작하는 글

성경이 진리라고 어렴풋이 느껴진 시절이 있었다. 그때 성경을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성인이 되어서야 스스로 성경을 펼쳐보았다. 어떻게 읽어야할지 몰라 무작정 처음부터 읽어 나아갔다. 옛날이야기처럼 재미있게 읽은 부분도 있었지만 낯선 인물들이 나열되는 역사부분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특히 제사법을 설명하는 곳에서는 생각이 따로 놀며 눈만 스쳐지나갔다.

그러던 중 욥기를 읽을 차례가 되었다. 욥에 대해서는 이전에 설교를 통해 몇 번 들어본 적이 있어서 전혀 낯설지는 않았다. 욥기의 시작은 흥미진진했다. 하나님께서 계신 자리에 사탄이 등장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하나님과 사탄은 적대적인 관계로 서로 싸우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사탄이 욥을 공격하기 위해 하나님의 허락을 받는 점이 특이하게 여겨졌고 그런 부당한 사탄의 요구를 하나님께서 허용하셨다는 사실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여하튼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재미있게 읽혔다. 그러나 욥과 세 친구들의 언쟁이 벌어지자 너무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졌다. 어렵게 느껴진 이유는 그들이 왜 싸우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욥이나 세 친구들이 하는 말 중 틀린 말이 없었다. 모두 옳은 소리를 하고 있는데 서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투고 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나중에 하나님께서 등장하셔서 이들의 논쟁과 상관없이 들리는 말들로 욥을 꾸중하셨다. 당시 내가 보기에는 꾸중하시는 내용이었다. 나는 욥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나님의 뜻 안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런 욥을 혼내시다니 욥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결론 부분에서는 하나님께서 욥의 세 친구들을 책망하셨다. 욥의 친구들이 한 말을 다시 살펴보았지만 그들은 하나님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분명했다. 그들이 한 말은 지극히 신앙 안에서 공감되는 내용뿐이었다. 그런데 세 친구들은 어떤 문제가 있어서 책망을 들은 걸까? 나는 욥기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이상하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의문을 남긴 채 욥기를 지나쳐갔다.

시간이 지나 성경해석서를 읽을 만한 신앙의 열정이 생겼다. 욥기에 대한 의문을 떠올리며 몇몇 해석서를 읽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욥기 해석은 다음과 같았다. 욥은 의인이다. 그러나 의인에게도 시련이 올 수 있다. 욥은 큰 시련이 다가왔지만 신앙으로 잘 인내했다. 때문에 하나님께서 두 배로 보상해 주셨다. 한편 세 친구들은 고난 받고 있는 욥을 사랑으로 위로하기는커녕 비난했다. 그래서 하나님께 책망을 받았다.

이처럼 욥기의 주제를 ‘의인이 받는 고난 문제’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또 사탄의 부당한 요구를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정의는 무엇인가 하는 ‘신정론’으로 욥기를 바라보는 관점도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의인일지라도 시련을 주실 수 있는 주권자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하였다.

현 시대의 학문과 저술의 풍토에서는 위의 자료를 각주로 제시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위의 내용은 어떤 학자가 제시하기 전에 이미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던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주를 달아 학자나 설교자를 거론하며 글을 무겁게 할 뜻이 없고 학문적인 논쟁을 벌이고 싶지 않다.

기존에 욥기 해석을 이끌었던 신앙을 토대로 한 신학 위에 선 귀한 학자들과 목사들이 많다. 그들은 교회 안에서 존경받을 만한 신앙의 선배들이다. 때문에 그들의 해석에 반론을 펴며 논지를 전개하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그럴만한 학적인 소양이 부족하다. 그래서 받아들인 내용을 뭉뚱그려 제시하는 선에서 마치고 성경본문에 맞추어 욥기 해석에만 초점을 두려는 취지를 이해해주시기 부탁드린다.

다시 하던 이야기를 이어서 해보면, 위와 같은 욥기해석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되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었다. 의인인 욥이 하나님을 원망하고 빈정거리기까지 하는 말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의 주권이시라고는 하지만 의인에게 억울한 고통을 주시는 상황은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세 친구들이 한 말은 훌륭한 신앙인의 관점인데 욥을 비난했다고 책망 받아야 마땅한지 이해되지 않았다. 또 나중에 등장한 엘리후가 한 말도 욥이나 친구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왜 그들을 지적했는지 알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문맥 가운데 이해하기 힘든 구절들이 너무 많았다. 주석을 읽거나 관련된 본문의 설교를 들어도 그냥 지나치거나 얼버무리고 지나가기 일쑤이고 제시된 해석도 납득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중 욥기에 ‘의’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고 있음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욥기 전체에서 의를 확인해 보았다. 그리고 재미있는 발견을 했다. 그것은 욥기 1~2장에서 욥에게 의를 적용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욥기의 서론격인 1~2장에는 의라는 용어가 사용되지 않았다. 욥기 전체에서 의가 상당히 많이 언급되었는데 왜 욥에게 의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문득 ‘의가 무엇이지?’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혹시 욥기가 서론에서 욥을 의롭다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우리가 섣부르게 욥을 의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욥을 의인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욥기를 다시 읽어보았다. 그러니까 욥기가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많은 의문이 풀렸다. 나는 하나님께서 욥기를 통해 얼마나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계시는지 깨달았다. 욥기의 주제는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인간의 의의 실체’이다. 욥기는 진정한 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욥기는 욥이라는 어떤 신앙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욥기는 모든 신앙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성경을 통해 스스로를 계시하신 하나님, 온 우주를 창조하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자기 백성을 구원하신 하나님을 신앙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욥과 같다. 욥은 하나님께서 한 개인을 구원하시는 일하심의 신비를 보여주는 대표인물이다.

우리는 욥기를 통해 의가 무엇인지, 인간의 의가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 있다. 또한 그 의를 한 인간이 어떻게 깨닫고 받아들이게 되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그와 같은 내용으로 우리에게 간섭하시는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가 각자의 삶에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이제 그렇게 깨달은 내용을 여러분과 나누려한다. 나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내가 앞으로 제시하는 내용 중 어떤 부분은 나의 미숙함으로 착오가 있을 수 있다고 미리 양해를 구하겠다. 그러나 이 글의 전체적인 큰 흐름은 욥기가 지닌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리고 내가 제시하는 내용을 이미 깨달은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일한 관점의 글이나 설교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엽적인 부분에서 성경해석의 일치점을 지닌 내용들을 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의 학적인 역량이 넓지 못해서인지 내가 이해한 욥기 해석의 핵심을 공유하는 내용을 아직 보지 못했다. 그래서 스스로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욥기 해석을 남기려한다. 부디 마지막까지 욥기가 지닌 진정한 의미를 함께 살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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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원 목사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학사(B.A.),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학 석사(M.Div.),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에서 성경학 석사(Th.M)을 마쳤다. 2018년 목사안수 후 팟캐스트 타브의 바이블코어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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