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원 목사] 욥기는 의인이 받는 고난의 문제인가?(4)
[황대원 목사] 욥기는 의인이 받는 고난의 문제인가?(4)
  • 황대원 목사
  • 승인 2019.02.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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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를 해석하기 위해 구약성경이 말하는 의에 대하여 알아보자.
▲팟캐스트 <타브>의 '바이블코어'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황대원 목사
▲팟캐스트 <타브>의 '바이블코어'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황대원 목사

(4) 의의 발원

지난 시간에는 의가 하나님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거이고 믿음에 의해 인간에게 적용되는 개념임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의에 대해 한 가지 더 알아야 할 내용이 있다. 그것은 인간에게 적용되는 의의 주체가 누구인가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도덕적인 가치를 충족시켜 의롭다고 불린다. 따라서 의의 주체는 선을 행한 그 사람이다. 그런데 구약성경에는 그와는 다른 표현이 있다. 의의 주체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구절 두 개를 살펴보겠다. 첫 번째로 시편기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여호와께 복을 받고 구원의 하나님께 의를 얻으리니”(시 24:5).

이 구절은 여호와를 ‘구원의 하나님’으로 소개하였고 인간이 받은 복을 ‘의’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의를 주시는 분을 구원의 하나님이라고 하여 의와 구원의 연계성을 말하고 있다. 이는 지난 시간에 정리했던 의가 구원의 근거가 된다는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이 구절을 가만히 살펴보면 인간이 하나님께 ‘의를 얻는다’고 표현하고 있다. 의가 인간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인간에게 주어진다고 말한다. 이는 의의 주체가 하나님이시라는 말이다. 두 번째로 지난 회에 살펴보았던 창세기 15:6에도 동일한 의미가 담겨 있다.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창 15:6).

이 구절에 의하면 의의 주된 동기나 근원이 아브라함에게 있다고 보기 힘들다. 여기에서 언급된 의는 인간에게서 발현하지 않았다. 아브라함의 믿음을 하나님께서 의로 ‘여기셨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믿음이 곧 의는 아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믿음을 의롭다고 인정해주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를 적용하는 주체는 하나님이시다.

 

(5) 의에 대한 정리

우리는 오늘까지 3회에 걸쳐 구약성경에서 ‘צדק(쩨데크)’가 기록된 몇몇 구절을 살펴보았다. 그 내용을 통해 구약성경이 의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알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3회의 내용을 요약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의는 일반적으로 옳음 혹은 선함이라는 도덕적 개념을 지니고 있다. 이는 여호와신앙에 국한되지 않고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용어이다. 이렇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의 개념을 <도덕적 충족으로써의 의>라고 부르겠다. <도덕적 충족으로써의 의>는 선행에 의해 인간에게 적용된다. 이는 인간이 자신의 행실을 통해 얻으므로 의의 주체가 인간이다.

그러나 그러한 개념이 여호와신앙 안에서 확장된다. 의는 단순히 도덕적 충족의 개념을 넘어 하나님의 심판에서 벗어나는 기준이 되는 가치를 지닌다. 즉 인간의 구원에 있어서 필수적 요소를 의라고 한다. 이를 <구원의 근간으로써의 의>라고 부르겠다. <구원의 근간으로써의 의>는 하나님을 믿음으로 인간에게 적용된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의롭다고 인정해주시는 것이다. 의가 하나님으로부터 비롯하여 인간에게 주어지는 개념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의의 근원이자 주체가 되신다.

구약성경이 말하는 의
▲구약성경이 말하는 의

구약성경 내에는 의에 대한 이 두 가지 개념이 혼재되어 보인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의에 대한 두 가지 개념은 분리되지 않는다. ‘צדק(쩨데크)’의 본질은 <구원의 근간으로써의 의>이다. 그리고 그 실체가 인간에게 <도덕적 충족으로써의 의>로 구현되는 것이다. 구약성경은 <도덕적 충족으로써 의>로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צדק(쩨데크)’를 <구원의 근간으로써의 의>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구약성경이 말하는 의는 도덕적 가치인 착함, 정직함, 온전함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결론으로 의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겠다. ‘의(צדק)’는 하나님께 구원받을 수 있는 만족된 상태를 의미하는 용어로써 그 근원은 하나님께로부터 인간에게 주어진다. 이상으로 구약성경이 말하는 의의 본질에 대한 논의를 마치고 욥기를 해석하기 전 이 주제를 꺼낸 이유를 이야기하겠다.

 

2. 욥기해석을 위해 ‘의’를 정리한 이유

위의 내용을 읽고 어떤 분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의는 재판에서 무죄를 인증 받는 법정 용어이다. 그리고 ‘믿음으로 의에 이르다’는 기독교의 핵심 명제 중 하나이다. 그리고 구원받을 수 있는 의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하여 인간에게 주어졌다. 이들은 익히 알고 있는 당연한 내용 아닌가? 그런데 익히 알고 있는 의에 대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는가?

나는 그러한 의문에 공감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에 대해 정리한 이유는 다양한 욥기해석에서 크게 두 가지 접근성의 문제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의를 도덕적 충족의 개념으로 이해하여 욥기 1~2장의 내용으로 욥을 의인으로 전제하는 경우이다. 혹은 신앙이 곧 의로움을 반영한다고 단정하여 마찬가지로 욥기 1~2장의 욥을 의인으로 전제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은 욥이 고난 받기 전부터 시종일관 의인이라고 생각한다. 욥을 의인이라고 전제하여 욥의 말을 모두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욥이 하나님께 불손하게 하는 말들을 고난 받는 사람이 그 정도 불만은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탄식으로 치부한다. 그러나 탄식이라고 여기기엔 상당히 과격한 표현이 많다. 어떤 경우는 하나님께 빈정거리기까지 한다. 욥기를 읽으며 그런 내용을 본적이 없는가? 그런 내용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욥을 의인으로 전제하는 경우 의인인 욥의 잘못을 지적하기에 엘리후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엘리후를 세 친구들과 유사한 부류로 취급한다. 그런데 엘리후의 주장을 세 친구들과 유사하게 취급한다면 욥기는 구조적으로 너무 어색해진다. 욥과 세 친구들과의 논쟁이 마쳤는데 유사한 주장을 하는 엘리후가 등장해 논쟁을 다시 시작하는 전개이기 때문이다. 또한 엘리후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면 욥이 세 친구들의 경우와 같이 반박해야하는데 그렇지 않는 점도 매우 부자연스럽다.

이처럼 욥을 의인으로 전제한다면 욥기해석에 여러 의문점이 발생한다. 이는 욥기 1~2장에서부터 욥을 의인으로 전제하는데서 비롯된 문제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욥기 1~2장이 욥을 의인으로 소개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욥기 1~2장 즉 욥기서론이 욥을 의인이라고 말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의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둘째,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복음의 진리가 역사 가운데 성취된 이후에 살고 있다. 그리고 신구약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완전한 계시를 받았다. 그러하기에 역사라는 시간의 흐름에 종속되지 않고 통시적으로 신학을 하는 경향이 짙다. 통시적이라는 표현은 역사적인 수순을 초월하여 성경을 해석한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 통시적으로 성경을 바라보아야 하는 내용도 있지만 그런 관점이 어떤 부분에서는 오해를 낳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폐단이 몇몇 욥기해석에서 나타난다. 많은 신앙인들은 역사에 펼쳐진 페이지를 모두 내다보며 진리를 믿고 있다. 때문에 욥기에서 바로 그리스도를 이끌어 내는 경우가 있다. 성경의 진리를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의 의로 수렴하는 것은 신앙 안에서 정답에 다가가기는 한다. 그러나 무리한 비약으로 설득력이 떨어지거나 오해도 없지 않다.

한 자연인이 대속의 개념과 가치를 깨닫는 데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한 인간이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혜를 경험하기 전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의가 무엇인지 깨닫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욥기는 그리스도께서 역사에 나타나시기 이전 시점에 진리 안에 있는 한 주제를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욥기는 욥이라는 사람이 대속에 의한 하나님의 의를 깨닫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는 결국 한 신앙인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한다. 우리는 구약성경이 진정한 의를 어떻게 설명해가고 있는지 성경이 제시하는 대로 따라가야 한다. 그러기위해 구약성경이 말하는 의를 정리하고 욥기에 들어가는 것이 바른 수순이다.

다음 시간에는 욥기가 과연 의에 대해 말하고 있는지 연관성을 생각해보려 한다. 계속해서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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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원 목사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학사(B.A.),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학 석사(M.Div.),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에서 성경학 석사(Th.M)을 마쳤다. 2018년 목사안수 후 팟캐스트 타브의 바이블코어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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