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원 목사] 욥기는 의인이 받는 고난의 문제인가?(5)
[황대원 목사] 욥기는 의인이 받는 고난의 문제인가?(5)
  • 황대원 목사
  • 승인 2019.02.28 1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욥기를 해석하기 위해 구약성경이 말하는 의에 대하여 알아보자.
▲팟캐스트 <타브>의 '바이블코어'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황대원 목사
▲팟캐스트 <타브>의 '바이블코어'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황대원 목사

 

3. 욥기는 ‘의’에 대해 말하고 있을까?

나는 앞서 욥기의 주제가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인간의 의의 실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욥기의 주제가 정말 의에 관한 것인지 알아보자. 우리가 살펴보려는 욥기에서는 의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앞에서 살펴보았던 ‘צדק(쩨데크)’가 욥기 1~2장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단어가 욥기 내에서 그 이후에 상당히 많이 사용된다. 그래서 ‘의(צדק)’라는 키워드를 유의하며 욥기를 읽으면 욥기의 주제가 의에 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욥기의 주제가 의라는 근거는 다음 네 가지이다.

 

첫째, 주요 등장인물들이 모두 의를 논한다. 의를 언급한 순서대로 주요 등장인물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엘리바스 : “사람이 어찌 하나님보다 의롭겠느냐”(욥 4:17a).

욥 : “아직도 나의 의가 건재하니 돌아오라”(욥 6:29b).

빌닷 : “전능하신 이가 어찌 공의(צדק)를 굽게 하시겠는가”(욥 8:3b).

소발 : “말이 많은 사람이 어찌 의롭다 함을 얻겠느냐”(욥 11:2b).

엘리후 : “내가 그대에게 대답하리라 이 말에 그대가 의롭지 못하니 하나님은 사람보다 크심이니라”(욥 33:12).

하나님 : “네 의를 세우려고 나를 악하다 하겠느냐”(욥 40:8b).

이상은 각 등장인물들이 의에 대하여 처음으로 언급한 내용들만 정리한 것이다. 이들은 모두 의에 대해 무언가 이야기한다. 이들은 의에 대하여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그 내용들은 이후에 차차 살펴보겠다. 여하튼 주요 등장인물들의 주장의 핵심에는 의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러하기에 욥기의 주제가 의와 관계있음이 유력하다.

 

둘째, 욥기 저자의 설명에 ‘의’가 지목된다. 욥기는 저자의 서술이 지극히 적다. 대부분의 내용이 각 등장인물의 직접화법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욥기 32:1~5에 비교적 길게 저자의 설명이 있다. 여기에 세 친구들이 논쟁을 그친 이유와 엘리후가 욥에게 화를 내는 이유를 설명한다. 저자는 세 친구들이 말을 그친 이유가 욥이 자신을 의인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욥이 자신을 의인으로 여기므로 그 세 사람이 말을 그치니”(욥 32:1).

욥기 저자의 이런 설명에서 욥과 세 친구들의 주장의 초점을 추측할 수 있다. 그들의 논쟁이 종식된 이유는 욥이 자신이 의인이라는 입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논쟁의 핵심이 욥이 의인이냐 아니냐하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엘리후가 욥에게 화를 냈는데 그 이유가 욥 자신이 하나님보다 의롭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엘리후가 화를 내니 그가 욥에게 화를 냄은 욥이 하나님보다 자기가 의롭다함이요”(욥 32:2b).

욥기는 32장에서 새로운 막으로 전환되며 욥과 세 친구들의 갈등을 해결해나간다. 저자가 말한 엘리후의 등장 이유에 따르면 이후 엘리후의 주장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엘리후는 욥이 하나님보다 의롭지 못한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이처럼 저자의 전지적 시점에서의 설명은 욥기의 주제가 ‘욥의 의’와 맞닿아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엘리후는 ‘하나님으로부터 출현하여 인간에게 적용된 의’에 대해 설명한다. 엘리후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욥기 전체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엘리후의 발언이 욥기의 전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세한 내용은 이후 본문해석을 통해 살펴보겠지만 엘리후 주장의 요점은 인간의 의를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이다.

“그는 하나님께 기도하므로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사 그로 말미암아 기뻐 외치며 하나님의 얼굴을 보게 하시고 사람에게 그의 공의(צדקה)를 회복시키시느니라”(욥 33:26).

위 구절에서 ‘공의’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צדקה(쩨다카)’ 즉 ‘의’이다. 나는 이 구절이 엘리후의 주장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엘리후에 따르면 욥기의 주제는 ‘인간의 의의 회복’이다.

 

넷째, 에스겔서에서 언급한 욥의 특징이 ‘의’이기 때문이다. 구약성경에서 욥기 외에 욥에 대해 언급한 책이 하나 있는데 바로 에스겔서이다. 에스겔은 의인일지라도 자기 생명만 보존할 수 있고 다른 이에게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말한다. 그 예로 세 인물을 언급하는데 그들은 노아와 다니엘과 욥이다.

“비록 노아, 다니엘, 욥, 이 세 사람이 거기에 있을지라도 그들은 자기의 공의(צדקה)로 자기의 생명만 건지리라”(겔 14:14a).

위 구절에서 ‘공의’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צדקה(쩨다카)’이다. 그러므로 에스겔서는 욥이 의롭다고 말하고 있다. 구약성경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 욥이 의인의 대표적인 인물로 거론되었다. 그렇다면 욥기는 욥이 의인임을 알려주고 있다고 짐작케 한다. 더 나아가 욥기의 주제가 ‘의’와 무관하지 않음을 유추할 수 있다.

이처럼 욥기는 욥의 의에 대해 말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욥기에서 말하는 의는 무엇일까? 욥기는 욥이라는 사람이 대속에 의한 하나님의 의를 깨닫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도덕적 충족으로써의 의>로 하나님께 나아가던 욥이 <구원의 충족으로써의 의>를 깨닫는 이야기이다.

 

지금 시대에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도덕률을 지켜 의를 이루어 하나님께 나아가려한다. 각자 신앙이라는 모습으로 <도덕적 충족으로써의 의>를 추구한다. 어떤 이들은 <구원의 근간으로써의 의>가 결여된 종교적인 신념으로 도덕율을 추구한다. 어떤 이들은 율법의 엄격성을 추구하며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 다른 이들을 정죄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은혜로 구원은 받았느니 무언가 보답하기 위해 또는 내세의 상급을 받기 위해 <도덕적 충족으로써의 의>를 하나님 앞에 내세운다.

이들은 머리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대속의 의를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의를 인정하고 입으로 고백하기도 한다. 그러나 <구원의 근간으로써의 의>의 실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구원은 받았는데 무엇을 해야할지 모를 불안감에 다양한 헌신을 통해 안정감을 얻으려한다. 이처럼 각자 추구하는 자기 의를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가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신앙의 모습들은 자신의 일신의 안위를 위한 기복신앙이나 종교적 환타지를 추구하는 신비주의 신앙에 비해 보다 고급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성경은 인간이 스스로 실현한 <도덕적 충족으로써 의>로는 하나님의 기준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한다. 자신의 기준으로 다른 이를 판단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십자가가 왜 필요한지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욥기를 제시하셨다. 욥은 인간으로서는 신앙의 최고 경지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는 복음의 진리를 모르고 있었다. 욥기는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의가 <도덕적 충족으로써의 의>가 아니라 <구원의 근간으로써의 의>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정말 그러한지는 앞으로 차차 살펴보겠다.

여기까지 욥기해석을 위한 서론을 마치겠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다음 시간에는 욥기 1~2장의 욥이 의인인지 아닌지 확인해보려 한다. 계속해서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

*황대원 목사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학사(B.A.),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학 석사(M.Div.),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에서 성경학 석사(Th.M)을 마쳤다. 2018년 목사안수 후 팟캐스트 타브의 바이블코어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 서울특별시 중구 창경궁로 18-1 401-51호(예관동, 비즈헬프)
  • 대표전화 : 010-7551-3091
  • 팩스 : 0540-284-309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지숙
  • 법인명 :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 제호 :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 등록번호 : 서울 아 05303
  • 등록일 : 2018-06-15
  • 발행일 : 2018-07-01
  • 발행인 : 윤지숙
  • 편집인 : 윤지숙
  •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oshuayoon72@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