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택보 목사] 교회를 위한 대안?
[전택보 목사] 교회를 위한 대안?
  • 전택보 목사
  • 승인 2019.03.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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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홍매화 찍으러 갔는데... 이런, 산수유, 홍매화, 벗꽃이 함께 피었네요. ⓒ행복한교회 구탁서 목사
▲봉은사 홍매화 찍으러 갔는데... 이런, 산수유, 홍매화, 벗꽃이 함께 피었네요. ⓒ행복한교회 구탁서 목사

 

들어가며

지난 번 글에서 살펴본 교회를 위한 다양한 대안적 모습이 갖는 함의는, 교회를 위한 대안적 방법들이 간단하게 정의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특징들을 찾아보는 것은 가능하다.

여기서는 다섯 가지 특징만 간단하게 생각해보고자 한다.

 

1. 내용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

교회를 위한 대안은 내용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이 되어야 한다.

교회를 위한 대안의 중심이 내용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교회 현장에서는 쉽게 잊혀지기도 한다.

많은 경우 교회의 운영은 정해진 계획을 어떻게 수행하는지에 관심을 둔다.

그리고 그 계획들에 어떻게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만들고, 큰 효과를 낼 것인가에 중점을 두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어떤 행사나 교육을 진행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한 사람의 생명을 생명답게 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성경공부를 할 것인지, 기도회를 할 것인지, 세미나를 할 것인지, 독서 토론을 할 것인지, 전도집회를 할 것인지, 예배를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아무리 중요하다 할지라도 그 목적은 방법 그 자체에 있지 않고 사람에게 있다.

 

2. 개인 중심이 아닌 공동체 중심

교회를 위한 대안은 한 개인의 꿈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아쉽게도 많은 경우 교회를 위한 여러 가지 논의의 현장에서 주로 발제와 토론을 맡은 사람은 소위 기독교 전문가들이다.

교회에 대하여 논하는 현장에서 성도는 자리를 채우는 관객이나 구경꾼이 될 때가 많다.

물론 신학의 한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한 신학자, 한 교회를 오랫동안 목회한 목회자들이 기독교와 교회에 대하여 좀 더 많은 지식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교회의 핵심은 여전히 교회를 이루고 있는 모든 공동체원들이며, 그들은 단지 신학자와 목회자로부터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이 아니다.

하나님이 거하시는 지체들, 그들이 바로 교회다.

따라서 교회의 대안을 논하려면 신학자와 목회자 뿐 아니라 성도들의 필요와 참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성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

교회를 위한 대안은 성과중심이 아니라 과정중심이어야 한다.

교회가 사람중심으로, 교회의 지체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성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요 결론이다.

그러나 우리가 누군가에게 우리의 성과를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 이 당연한 이치가 낯선 것이 된다.

가령, 교회에서 전도를 위한 행사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복음이 땅 끝까지 전파되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더 많은 사람들을 교회의 회원으로 받아들여 몸집을 크게 만들고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인가?

만약 교회가 원하는 성과를 위한 것이라면 일반적으로 알려져있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배워서 효과적으로 교회를 운영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말씀을 전하는 과정에서 교회의 지체들이 복음을 확실히 이해하고, 복음의 능력을 경험하며, 하나님께서 작정하신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이 전도의 목적이라는 사실은 단지 명분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런 강조가 다시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기에 우리는 다시 한 번 성과지상주의에 함몰되지 말고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의 유익함에 주목해야 한다.

 

4. 억압과 통제가 아닌 자율과 선택

교회를 위한 대안은 억압과 통제가 아니라 자율과 선택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 또한 사람중심, 학생중심, 과정중심의 교육을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억압과 통제는 어떤 성과를 내기 위하여 권위를 가진 자가 어떤 내용에 집중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억압과 통제는 단기 효과를 내는 것에는 효용가치가 있을 수 있지만, 그 단기 효과가 장기적으로 역기능적 현상을 가져온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억압과 통제는 오히려 더 많은 문제와 비용을 발생하게 할 것이고, 효과성과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모두 실패할 수밖에 없는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율과 선택의 방법을 포기하는 이유는 많은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지도자 스스로 자신의 자기중심성을 성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다.

비록 죄로 물든 인간이라 할지라도 성령님의 인도와 보호 아래서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낼 것을 믿으며 공동체가 함께 아파해야 한다.

 

5. 특정 장소가 아닌 모든 영역에서

교회를 위한 대안은 특정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이루어진다.

신앙으로 살아가는 공간에 대해 이미지를 떠올릴 때 백 사람이 한 가지 공간을 떠올리는 것은 우리가 정상적인 상황에 놓여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어떻게 신앙생활이 교회라는 유일한 공간에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

만약 우리의 믿음이 교회라는 특정한 공간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믿음은 우리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지적유희에 불과하다.

신앙 교육의 현장도, 신앙적 삶의 실천 현장도 교회 건물과 성도들이 모임일 뿐만 아니라 모든 지체들이 살아가는 침실, 화장실, 길거리, 놀이터를 포함한 모든 곳이어야 한다.

 

나가며

내용이 아닌 사람 중심의 교회, 개인이 아닌 공동체 중심의 교회, 성과가 아닌 과정 중심의 교회, 억압과 통제가 아닌 자율과 선택 중심의 교회, 특정 장소에 매이지 않는 모든 곳에서의 신앙생활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닌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식을 교회를 위한 대안이라고 말하는 것이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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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택보 목사는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세움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가평에서 대안교육, 농촌유학, 마을학교를 운여하며 청소년들과 함께 복음 안에서 삶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이진섭교수(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성경삶사역연구소)와 함께 성경사역연합의 사역위원으로 동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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