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원 목사] 욥기는 의인이 받는 고난의 문제인가?(13)
[황대원 목사] 욥기는 의인이 받는 고난의 문제인가?(13)
  • 황대원 목사
  • 승인 2019.03.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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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과 세 친구들의 주장을 확인하기에 앞서 그들의 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율법 아래에 있다'는 개념에 대해 생각해보자.
▲팟캐스트 <타브>의 '바이블코어'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황대원 목사
▲팟캐스트 <타브>의 '바이블코어'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황대원 목사

 

제3장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

1. 율법 아래에 있다는 의미

‘율법 아래에 있다’는 바울이 사용한 표현이다. 그는 로마서, 고린도전서, 갈라디아서에서 율법 아래에 있다는 개념을 언급하였다. 그런데 이 개념은 욥기 3~31장에서 변론을 주고받는 욥과 세 친구들의 상태를 설명하기에 적절하다.

욥과 세 친구들은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이다. 이 사실을 알면 그들의 주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들이 오랜 대화를 통해서도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하나님께 책망을 받은 원인은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욥과 세 친구들의 대화를 확인하기에 앞서 간략하게 율법 아래에 있다는 개념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먼저 고린도전서 9장의 내용을 살펴보겠다. 바울은 고린도교회 사람들에게 자신이 사도로서 권리가 있지만 복음전파의 사명을 위해 그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을 설명하는데 그 중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유대인들에게 내가 유대인과 같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나 율법 아래에 있는 자같이 된 것은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고전 9:20).

여기에 “율법 아래”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는 율법을 지키는 사람들 즉 이스라엘 민족을 가리킨다. 그래서 바울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율법을 따르는 유대인들에게는 유대인의 관습을 존중하여 접근한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율법은 이스라엘 민족이 받은 계명으로써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은 율법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들인 이스라엘 민족으로 한정되었다. 그런데 바울이 로마서에서 언급한 ‘율법 아래에 있다’는 표현은 이스라엘 민족과 그들이 받은 계명에 국한되지 않는다. 확인해보자.

“우리가 알거니와 무릇 율법이 말하는 바는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 말하는 것이니 이는 모든 입을 막고 온 세상으로 하나님의 심판 아래에 있게 하려 함이라”(롬 3:19).

바울은 율법의 기능적인 측면에 대해 설명하였다. 여기에서도 바울은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을 언급했는데 이들은 단순히 이스라엘 민족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왜냐하면 바로 이어서 “온 세상으로”라고 말하며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이 전 인류임을 가리켰기 때문이다.

고린도전서와 로마서를 통해 우리는 ‘율법 아래에 있다’는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율법 아래에 있음은 일차적으로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께 부여받은 율법을 실천하여 의를 추구함을 의미한다. 거기에 더해서 이차적으로 보편인류가 율법으로 대표되는 도덕률의 성취로 의를 추구한다는 확장된 의미도 갖는다. 따라서 율법 아래에 있는 자는 율법을 지켜서 의로울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한편 갈라디아서를 보면 율법 아래에 있음에 대해 또 다른 측면이 비춰진다. 율법 아래에 있다는 개념은 시간적 의미를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바울이 율법 아래에 있는 때와 계시를 통해 밝혀지는 믿음의 때를 구분하였기 때문이다.

믿음이 오기 전에 우리는 율법 아래에 매인 바 되고 계시될 믿음의 때까지 갇혔느니라”(갈 3:23).

“계시”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깨달음을 주시는 인간에게 있어서는 신비한 영역에 속하는 지혜전달방법이다. 대개 자연인은 법적인 형태로 죄의 유무를 판단한다. 그리고 법적인 기준을 만족한 경우를 의롭다고 여긴다.

그러나 바울은 계시를 통하여 율법 아래에 있던 속박에서 벗어나 믿음으로 얻는 의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바울은 “믿음이 오기 전”과 “계시될 믿음의 때”라는 시간개념을 구분하였다.

어떤 이들은 “믿음이 오기 전”과 “계시될 믿음의 때”를 그리스도를 기준으로 한 역사적 시기구분으로 이해한다. “믿음이 오기 전”은 그리스도께서 인류역사에 출현하시기 이전을 가리키고 “계시될 믿음의 때”는 출현하신 이후를 가리킨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역사적 시기구분은 큰 틀에서 옳다.

그러나 “믿음이 오기 전”과 “계시될 믿음의 때”는 역사적 시기구분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리스도께서 성도 각각에게 일하시는 상대적 시기구분의 의미도 지닌다. 하나님의 자녀인 어떤 사람의 인생에서 “믿음이 오기 전”과 “계시될 믿음의 때”가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구절을 하나 살펴보자. 갈라디아서를 이어서 계속해서 읽어보면 바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게 말하라 율법 아래에 있고자하는 자들아 율법을 듣지 못하였느냐”(갈 4:21).

갈라디아서가 기록될 당시 바울과 갈라디아교회의 사람들은 그리스도께서 부활 승천하신 이후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위 구절에서 바울은 “율법 아래에 있고자하는 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계시될 믿음의 때”가 그리스도 이후라는 역사적 시기만을 가리킨다면 그들은 율법 아래에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바울은 아직도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에 대해 언급하였다. 따라서 “믿음이 오기 전”과 “계시될 믿음의 때”는 개인에게 적용되는 상대적 시간개념이 분명히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예로 사도 바울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된다. 바울은 전통적인 율법을 수호하며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을 배척했다. 당시 그는 믿음이 오기 전 율법 아래 매인 자였다. 이후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신 뒤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서 그리스도를 만나며 “계시될 믿음의 때”에 이르렀다. 바울의 경우에서 우리는 한 개인이 의를 획득하는 방법을 율법의 실천여부로 이해하다가 하나님께서 계시를 주셔서 믿음으로 부여받는 과정을 거치게 됨을 알 수 있다.

이 부분이 바로 욥기에서 욥이 겪는 변화의 과정이다. 욥에게 있어 고난의 과정을 거쳐 하나님을 만나기 이전은 “믿음이 오기 전”에 해당한다. 그러다가 하나님의 실존 앞에 엎드리며 대속의 의를 깨달은 이후는 “계시될 믿음의 때”에 해당한다.

욥의 세 친구들은 하나님께서 인과응보의 법칙으로 세상을 통치하신다고 생각했다. 인과응보는 선을 행하면 복을 받고 악을 행하면 벌을 받게 된다는 원인과 결과의 원리이다. 욥의 세 친구들은 인과응보의 하나님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인간이 선행으로 도덕률을 만족시켜 의를 획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들은 <도덕적 충족으로써의 의>를 추구했던 것이다.

바울은 그러한 의로 하나님께 나아가려는 사람들을 율법 아래에 있는 자라고 불렀다. 그런데 욥과 친구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비단 세 친구들만 율법 아래에 있다고 볼 수 없다. 욥 또한 친구들과 다를 바 없었다. 그들은 모두 하나님의 통치를 인과응보의 법칙으로 제한시켰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의의 개념은 모두 <도덕적 충족으로써의 의>에 머물렀다. 그들은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이다.

우리는 <제2장 욥은 의인인가?>에서 욥기 1~2장의 내용만으로는 욥을 의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음을 확인했다. 욥기 3장부터는 욥과 친구들이 번갈아가며 욥의 고난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피력한다. 욥과 세 친구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다소 장황하게 서술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분량도 적지 않은데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난해한 경우가 많아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욥과 세 친구들의 대화를 이해하기 위해 주제별로 내용을 정리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러면 상대 주장에 대한 반박, 주제의 전환, 감정의 고조 등 서로 간에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파악하기 힘들다.

한편 서로 주고받는 대화의 순서에 따라 정리해볼 수 있다. 그러면 주제가 산발적으로 흩어져 주장의 요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큰 흐름은 대화의 순서에 따라 살펴보며 그 가운데 핵심주제를 설명하려 한다.

그러다보니 본 욥기해석 시리즈에서 나눈 주제별 단락구분이 매끄럽지 않다. 다소 어색한 점이 발견되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린다. 여기에서는 주석서처럼 본문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해석하거나 작은 주제들까지 다루지는 않겠다. 이 글의 목적은 욥기를 바로 해석하기 위한 안내자의 역할이다. 각 등장인물의 주장의 핵심을 정리하여 이후 욥기를 읽을 때 중심 주제를 잃지 않도록 돕는데 초점을 맞추려한다. 이제 욥과 친구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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