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학 목사] ‘요나’가 되지 말고 ‘나요’가 되자
[김상학 목사] ‘요나’가 되지 말고 ‘나요’가 되자
  • 김상학 목사
  • 승인 2019.05.0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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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주어진 어르신 선교”
김상학 목사가 시무하고 있는 성경제일교회에 김상학 목사의 친모와 장모가 교회 설립 초기부터 나란히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오른 쪽 상단은 김상학 목사의 아내 이순옥 사모.
▲김상학 목사가 시무하고 있는 성경제일교회에 김상학 목사의 친모와 장모가 교회 설립 초기부터 나란히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오른 쪽 상단은 김상학 목사의 아내 이진옥 사모.

우리나라가 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이 실감 난다. 이제 공원은 더는 어린이 놀이터가 아니다. 우리 마을의 공원 양편에는 정자가 자리 잡고 있는데 한편에는 할아버지, 한편은 할머니의 쉼터이다. 노인정이 있음에도 양편의 정자를 쉼터로 삼는 것은 이미 노인정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몇 해 전 기존의 노인정으로는 도무지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다세대 주택 1층을 매입하여 노인수요를 충당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역부족인지라 이번에 좀 더 넓은 다세대 주택을 매입하여 이전하게 되었다. 그 자리가 바로 우리 교회 앞이다.

우리 교회는 24년 전 교회를 개척하면서 노인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다. 노인정 음식 대접, 독거노인에게 김장김치와 쌀 제공, 노인 여름성경학교, 영정사진 촬영 등으로 섬긴 결과 많은 어르신이 교회를 출석했고 천국 소망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교회를 좀 더 시내 쪽으로 이전함에 따라 노인정과 거리가 멀어졌고, 이전한 교회에서는 독거노인 한 분이 낙상사고로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노인 사역이 크게 위축되었다.

거기에다 나 자신까지 병을 얻어 누웠으니, 스스로 나올 수 있는 몇몇 어르신만 볼 수 있었다. 게다가 돌아가신 권사님, 집사님들, 그리고 나의 아버지, 김진흥 목사님마저 돌아가시고 나니 어르신들의 자리는 더욱더 썰렁해졌다. 얼마 전에는 두 분의 집사님들이 지병으로 나올 수가 없게 되었다. 이러다가 어르신의 자리는 영영 없어질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최근 나의 어머니가 어지럼증이 생기셨다. 사실 어지럼증만 아니라 당뇨, 고혈압을 지병으로 가지고 계시고, 게다가 계단에서 넘어지시는 바람에 허리에 핀을 박는 대 수술을 하셔야 했다. 어지럼증 때문에 여기저기 병원에 다녀보았지만 차도가 없다.

결국 대학병원에 여러 가지 검사를 예약해 놓았다. 하지만 이제 너무도 약해지신 탓에 조바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좋다고 하는 약은 가리지도 않고 다 드시려고 하고, 누군가 어떤 병원이 좋다고 하면 택시라도 타고 다녀오시려고 한다. 한번은 그런 어머니를 설득하려다 짜증을 부렸고, 한동안 나의 언짢은 마음을 달래면서 곰곰이 하나님의 뜻을 생각해야만 했다. 이젠 무엇을 하든지 자식을 의지해야만 하는 연약한 어머니…

꼬부라진 어머니의 모습 속에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모습이 겹쳤다. 어머니의 희생이 나를 목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내 이것이 바로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첫 번째 사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마가복음 7장 11절에 “누구든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말하기를 ‘내게서 받으실 것이 고르반(곧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이 되었습니다’ 하고 말만 하면 그만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그 이상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게 한다.”라는 말씀이 있다. 주님은 이것을 무섭게 책망하셨는데 하마터면 내가 그 ‘고르반’의 함정에 빠질 뻔했던 것이다(막 7:11). 이런 차에 노인정이 교회 앞으로 이사 온단다. “너희 눈을 들어 밭을 보라 희어져 추수하게 되었다”(요 4:35)고 말씀하셨던 주님의 마음이 내게 임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의 약함 때문에 새 신자가 온다고 해도 감당할 수 없어 쳐다보고만 있었다.

노인정을 찾아다닐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저 나를 이해해주고, 위해서 기도하는 성도들만이 나와 함께 하며 우리끼리만의 교회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시작부터 나의 몸과 영혼이 확실히 다르다. 그 은혜를 따라 아프리카를 다녀오고도 후유증 전혀 없이 넘치는 의욕으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못할 일이 전혀 없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이전에 감당했던 노인정에서의 사역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노인 성경학교는 단연 최고의 행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제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한다. 우리가 손 놓았던 노인정인데 우리 교회 앞으로 이사 온다니…때가 되므로 하나님께서 맡기시는 사역임이 틀림없다. 언젠가 “‘요나’가 되지 말고, ‘나요’가 되자”라고 했던 어떤 분의 설교가 생각난다. 어머니로 인해 기도하게 된 것 데서 우리 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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