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
[북리뷰] 『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
  • 이신성 목사(광주직동교회)
  • 승인 2019.05.06 13: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제: 신앙과 과학의 통합을 추구한 우리 시대 기독 지성 25인의 여정

-스캇 맥나이트, 톰 라이트 외 23명 지음 | 안시열 옮김 | IVP | 2019년 03월 25일 출간
광주직동교회 이신성 목사/ 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스캇 맥나이트, 톰 라이트 외 23명 지음 | 안시열 옮김 | IVP | 2019년 03월 25일 출간
광주직동교회 이신성 목사/ 『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스캇 맥나이트, 톰 라이트 외 23명 지음 | 안시열 옮김 | IVP | 2019년 03월 25일 출간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서 우리의 신앙을 위협하는 것은 진화론이 아니라 오히려 진화론을 적대시하며 진화에 대해서는 보지도, 듣지도, 만지지도 못하게 하는 교회라고 생각한다. 교회를 세상과 담을 쌓고 상대와 대화도 안하고 알아가거나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고 신앙의 게토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아주 좋은 책이 출간됐다.

 『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서울: IVP,  2019.3.)를 기획한 바이오로고스 대표인 데보라 하스마는 신학과 과학은 창조론과 진화론이라는 화해할 수 없는 대립 개념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이것에 대해 고민했던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래서 “신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며, “창조 세계에 대한 관점”을 하나로 모을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13쪽).

이 책은 복음주의 그리스도인들이 무신론의 대명사로 알려진 진화에 대해서 어떤 고민을 하고 갈등을 극복하려 노력하고 생각을 정리하였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분야의 그리스도인들이 진화론을 접하면서 겪었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들어가는 글에서 언급하듯 이 책은 “1인칭 시점으로 써 내려간 소회고록”으로, “진화 과학을 수용하는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과학과 신앙의 모습”을 볼 수 있다(21쪽). 독자는 자신의 신학적 경향이나 선호 분야에 따라서 25명의 사람들의 이야기 중 관심있는 글을 선택적으로 읽을 수 있다.

성서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구약학자인 트럼퍼 롱맨 3세의 글이나 신약학자인 톰 라이트의 글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올 것이다. 트럼퍼 롱맨 3세의 글에서 우리는 미국의 보수주의 신학교의 가혹한 민낯을 보게 될 것이다(70쪽). 톰 라이트의 글의 제목은 “영국인이 본 미국의 진화 논쟁”이다. 그는 자신이 (미국인이 아니라) “영국인이고”(과학자가 아니라) “신학자”라는 사실을 주지시킨다(186쪽). 또한  “북미에서 과학과 종교의 논쟁이 수행되고 인식되는 방식이 지구상의 다른 곳에서 유사한 논쟁이 수행되고 인식되는 방식과 크게 다르다”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서 과학과 종교의 대치가 교회 대 국가의 대결 혹은 종교 대 정치 대결 등과 유사하”다(187쪽).

무엇보다 톰 라이트는 “알리스터 맥그래스나 존 폴킹혼 같은 과학자 겸 신학자들이 그 두 세상을 슬기롭고도 풍성하게 통합시키는 사고방식의 본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이 그들의 문제를 공유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미국인들의 전제에 도사린 위험”을 언급한다(192쪽). 그러면서 “근본주의적 창조론자”인지 “무신론적 과학자”인지 묻는 질문에 자신은 그냥 “영국인”이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유머스럽게 글을 마친다(193쪽). 신약학자인 스캇 맥나이트의 글도 있는데, 그는 “과학이 내게 가르친 것은 과학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라고 분명하게 강조한다(42쪽). 

요즘 한국교계에서 하나님 나라 시리즈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제임스 스미스의 글도 읽을 수 있고, 복음주의 신학교의 대명사로 알려진 풀러 신학교 총장이었던 리처드 마우의 글도 볼 수 있다. 과학 분야에서는 천체 물리학 박사 데보라 하스마, 생물리학과 동물학 박사 제프 하딘, 『신의 언어』로 유명한 임상 유전학자 프랜시스 콜린스, 천문학 박사 제니퍼 와이즈먼, 생물학 박사인 데니스 베니머, 유전학 교수인 프러빈 셋후파티, 생물학 교수인 도로시 보오스, 지의학, 복음주의 신학, 진화생물학 세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데니스 래머로, 생물학 교수 로드니 스콧, 계산 세포 생물학(computational cell biology)박사 새서린 애플게이트의 글도 읽을 수 있다.

목회자의 글들도 있는데, 켄 퐁(LA 에버그린 침례교회), 존 오트버그(샌프란시스코 멘로 파크 장로교회), 대니얼 해럴(미네소타 에다이나 콜로니얼 교회), 로라 트루액스(시카고 러샐스트리트 교회), 리처드 달스트롬( 시애틀 베다니 공동체 교회)이다. 특별히 달스트롬은 성경과 창조세계라는 두 권의 책(247쪽)을 성경해석학과 자연과학이라는 학문으로 연구가 수행되어야 하는데 그때 “겸손과 상호 의존”의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겸손과 상호 의존이 부족하면 영혼 없는 물질주의에 빠지거나 자연 과학의 발견들과 끊임없이 마찰하는 근본주의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고 경고한다(248쪽).

개인적으로는 Realm Entertainment 사장인 스티븐 애슐리 블레이크의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 자신과 같이 “뉴 에이지 신봉자였던 여동생(누나?) 제이미가 예수 그리스도의 추종자가 되어” 버렸고, “직장의 성경 공부 모임에서 가족 구원을 놓고 기도 하기 시작”하며 변화가 일어났다고 고백한다(88쪽). 시티븐은 갱스터 랩으로 명성을 얻었고 그것이 주 수입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을 예배하면서 양심의 가책으로 그 일을 그만두어 빈털터리가 되었는데도 새로운 삶에 희열을 느꼈다고 고백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91쪽). 과학적 진화가 성경과 모순된다는 사실로 고민하다가 성경의 창조 기사를 깊이 살펴보고 결국 평화를 얻었다는 그의 글에서(94-95쪽), 일반인들이 신앙을 위해서 얼마나 치열하게 성경을 점검하고 분투하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25명의 과학자, 신학자, 목회자, 사업가가 들려주는 진화(논쟁)에 대한 개인적 고민과 신앙 고백이다. 아직도 진화에 대해서 무신론이라고 판단하며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진화라면 몸서리치는 사람이 이런 책을 읽을 가능성의 극히 적겠지만 말이다. 이 책이 정말 필요하고 유용한 사람은 다름 아니라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처럼 진화 때문에 신앙을 고민하고 갈등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 책 속의 25명 중 적어도 한 명의 글을 통해서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해결책을 발견하거나, 최소한 고구마처럼 답답했던 마음이 사이다를 마신 것처럼 시원하게 뻥 뚤리는 기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진화와 신앙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 좋은 소식으로 여겨질만한 책이다.


  • 서울특별시 중구 창경궁로 18-1 401-51호(예관동, 비즈헬프)
  • 대표전화 : 010-7551-3091
  • 팩스 : 0540-284-309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지숙
  • 법인명 :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 제호 :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 등록번호 : 서울 아 05303
  • 등록일 : 2018-06-15
  • 발행일 : 2018-07-01
  • 발행인 : 윤지숙
  • 편집인 : 윤지숙
  •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oshuayoon72@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