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택보 목사] 오늘 여기서 바른 길을 걷는 것
[전택보 목사] 오늘 여기서 바른 길을 걷는 것
  • 전택보 목사(세움교회)
  • 승인 2019.05.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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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대안
▲세움교회 전택보 목사
▲세움교회 전택보 목사

교회를 위한 대안: 오늘 여기서 바른 길을 걷는 것

교회는 사람중심, 공동체중심, 과정중심으로의 변화이고, 이를 위하여 몸 된 교회를 이루고 있는 지체들의 자율과 참여가 중요시되며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곳에서 이루어지는 변화이라면 잊지 말고 고려되어야 할 것이 역사와 문화적 정황이다.

만약 교회를 위한 대안을 이야기하면서 그 시대 교회가 처한 역사와 문화적 정황이 무시된다면, 역사적으로 건강한 교회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시대의 교회들이 했던 일들을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것이 교회의 개혁이요 대안이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역사와 문화적 정황이 무시되는 교회의 대안은 “초대교회로 돌아가자!”, “종교개혁 시대로 돌아가자!”는 그럴듯한 표어를 만들 수는 있지만, 오늘 여기에 존재하는 교회에는 큰 영향을 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교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진공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실험이 아니라 살아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생물을 다루는 것과 같다.

따라서 대안을 찾고자 하는 교회를 둘러싼 시대와 현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단지 좋은 시절을 떠올리거나 답습하는 것이 교회를 위한 대안이라고 착각을 하게 된다.

역사적으로 가장 건강한 시대의 교회모델을 답습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역사적 문화적 정황을 고려하지 않고는 적절하게 시도될 수 없으며 새로움의 시도가 혼란만 야기하는 모습으로 왜곡될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공간에 가장 필요한 교회가 되기 위하여 건강한 시대의 교회모델을 재해석하여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젠가 ‘박열’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옥중에서 찍은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사진
▲옥중에서 찍은 박열과 아내 가네코 후미코의 사진

영화 <박열>(이준익 감독, Anarchist from Colony, 2017.6)은 막연히 독립운동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나키즘(anarchism: 개인을 지배하는 모든 정치 조직이나 권력, 사회적 권위를 부정하고개인의 자유와 평등, 정의, 형제애를 실현하고자 하는 사상이나 운동)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영화의 주인공들이 조선의 독립을 말하는 것은 단지 민족의 독립에 대한 갈망이 아니라 한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권력에 대한 투쟁이었고, 그들이 처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권력이 일본 정부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 독립운동이었던 것이다.

결국 영화의 주인공들에게 독립운동은 그저 하나의 현상에 불과했고,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핵심은 인간의 자유였다.

만약 그들이 살아왔던 역사적 정황이 일제강점기가 아니었고 군부독재 시기였다면, 그들은 군부독재 정권을 향하여 항거하였을 것이다.

역사와 문화적 정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교육이 대안을 찾아가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안교육 역사를 살펴보면, 일제 강점기의 대안교육은 민족사학 운동으로, 산업발전기의 대안교육은 글을 모르고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노동자들을 위한 야학운동으로, 학교교육에 찌들어 죽음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았던 시기에는 탈학교운동으로 나타났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공동육아로부터 시작된 대안교육은 교육의 선택권이 강조되고 학생들의 주도성 향상을 위하여 조금 더 좋은 교육적 환경을 만들어주는 선택이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는 교육은 생태 주의적 관점을 현대의 문명에 거스르는 형태로 진행된다.

 

교회를 위한 대안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다.

교회를 위한 대안을 찾는다고 할 때, 외국의 사례를 무분별하게 도입하거나 지나치게 과거에 얽매여 어떤 시대로 돌아가려고 하며 이에 대한 아무런 해석 없이 오늘 우리의 교회에 던지는 것은 곤란하다.

초대교회로 대변되는 공동체적 지향이 뚜렷한 교회의 대안, 종교개혁시대로 대변되는 교리적 순결과 명확한 믿음의 고백을 지향하는 교회의 대안 등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역사적이며 문화적인 맥락을 고려하는 것이다.

이 고려는 ‘우리는 어쩔 수 없어’라는 결론에 이르게 하는 고려가 아니라, 그 좋은 사례들을 오늘 우리의 상황에 맞게 접목시키는 노력에 이르게 하는 노력이다.

오늘 이 시대에 한국에 있는 건강한 교회 공동체들조차 그들과 함께하는 학생들이 모두 다르기에, 각각의 교회들이 추구하는 목표가 서로 다를 수 있고 달라야 한다.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교회의 대안은 그저 남들이 하는 것을 답습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좀 더 성경적이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 공동체를 이루며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기 위하여 우리는 매일 개혁되어야 하며 더 나은 대안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새로워질 필요는 없다. 때로 우리의 대안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일 수도 있고, 새로운 혁신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대안적 방법을 차용하여 교회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를 위한 바른 길을 가는 것이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바른 길을 걷기 위하여 성경과 교회사적 전통을 따르되, 우리가 살아가는 역사와 문화적 정황을 고려한 재해석도 함께 일어나야 한다. 초대교회라고 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이 아니고, 종교개혁 시대의 교회라고 하더라도 무오하지는 않다.

우리의 연약함으로 인하여 개혁되는 교회를 만들어가는 일에 크고 작은 실수와 장애가 생길 수 있겠지만, 오늘 여기에 있는 교회 공동체가 바른 길을 걷기 위한 몸부림을 계속 해 나간다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실 것임을 믿는다.

곤지암도자공원
▲곤지암도자공원 ⓒ구탁서 목사(행복한교회)

*박열: 독립운동가. 고향 문경에서 3.1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던 박열은 도쿄에 건너가 반제국주의 단체인 흑도회를 결성했고, 일본인 아내 가네코 후미코와 함께 불령사를 창립해 항일활동에 매진했다. 하지만 간토 대지진 당시 일왕을 암살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장기간 복역했다. 해방 후에는 민단 초대 단장으로 활동하다 귀국했지만 한국전쟁의 와중에 납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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