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세상속의 교회, 그 위기와 해법 『공동서신의 신학』
[북리뷰] 세상속의 교회, 그 위기와 해법 『공동서신의 신학』
  • 김석현 강도사(제네바신학대학원대학교 재학)
  • 승인 2019.06.1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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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현 강도사(제네바신학대학원대학교 재학)
▲김석현 강도사(제네바신학대학원대학교 재학)/ 채영삼, 『공동서신의 신학』(이레서원, 2017)

하나님의 말씀인 구약과 신약성경 66권은 사람이 하나님에 대해 믿어야 할 것과 하나님께 대한 사람의 의무를 가르친다. 그래서 성경을 바르게 읽고 묵상하고 해석하고 적용한다면, 우리는 이 모든 작업을 통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다. 성경을 이루는 66권의 책은 그 내용과 분량과 주제가 상이하지만 이 점에 있어서는 일치한다.

그러므로 성경을 이루는 한 책이 다른 책보다 더 탁월하다거나 혹은 열등하다고 여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모두 다 똑같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모두 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읽고, 듣고, 지켜야 할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종종 성경의 어떤 책들을 다른 책들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신약성경의 경우 이 책의 저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학계는 바울서신을 공동서신보다 더 많이 연구했다(다행히도, 공동서신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최근에 들어서 활발해지고 있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그 이유는 아마도 우리의 신앙을 세우는 데에는 공동서신보다는 바울서신이 더 유익하다는데 암묵적으로 동의했고, 바울서신에는 일관된 신학이 있지만 공동서신은 그렇지 않다고 여겨왔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짐작해본다.

이런 불균형은 우리의 신앙에 유익하지 못하다. 오히려 공동서신 전반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심어줄 수 있다. 이 책 『공동서신의 신학』은 이와 같은 불균형을 바로잡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가치 있다. 독자가 이 책을 제대로 읽어내기만 한다면, 공동서신 전체가 바울신학만큼이나, 아니 바울신학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책에 앞서 동방교회 전통은 정경 순서에서 공동서신을 바울서신 앞에 배치함으로 의식적으로 그 가치를 드러내었다. 서방교회 전통에 있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사실이다. 어쩌면 작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는 사실이다. 필자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바울서신이 미처 다루지 못한 구체적인 적용과 실천이 공동서신에 잘 나타나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소외되었던 공동서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즉, 공동서신은 바울서신의 보충, 보완 정도가 아니라 함께 교회의 유익을 위해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의식이 담겨있다. 다른 말로 하면 두 서신 모두 신앙과 행위의 유일한 법칙으로써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 주장은 이 책의 핵심 주장 중 하나이다. 이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공동서신에 반복되어 나오는 ‘세상’이라는 단어에 주목했다. 이는 독자에게 의아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차분히 읽어나가면 저자의 논지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책의 부제인 “‘세상속의 교회’, 그 위기와 해법”은 총 주제를 간략하게 말하고 있다. “세상 속의 교회”라는 관점으로 공동서신을 조망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저자의 작업은 성공적이다. 논리적 일관성이 책 전체에서 잘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장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야고보서에 나타난 ‘세상과 교회’”(제2장), “베드로전서에 나타난 ‘세상 속의 교회’”(제3장), “베드로후서에 나타난 ‘교회 속의 세상’”(제4장), “요한서신에 나타난 ‘세상을 이기는 교회’”(제5장), “유다서에 나타난 ‘세상에서 자기를 지키는 교회’”(제6장)

이 제목들은 유연하게 이어진다. 세상과 교회가 관계하는 여러 유형을 각 책을 통해 저자는 상세하게 파고들고 논증한다. 그렇게 함으로 교회가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합당한 것인지를 밝혀낸다. 하나의 중심단어로 공동서신을 엮는 작업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다. 성경의 주제와 문맥을 해치지 않으면서 그 작업을 해 나가는 것이기에 아주 정밀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그 일을 교회의 건덕을 위해 헌신한 저자에게, 그리고 그 결과물을 한 권의 책으로 잘 편집한 출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필자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5년 1월부터 7월까지 베드로전서와 베드로후서를 주일 오후예배 때에 처음부터 끝까지 설교했었다. 매주 설교를 준비하면서 성경이 우리 삶 구석구석에 적용될 수 있고, 세상을 살아가는 성도에게 유익함을 새삼 느꼈었다. 가끔 설교 파일을 열어보면 그때 받았던 은혜가 다시 기억난다. 만약, 그때 이 책과 같은 책이 있었다면 더 좋은, 더 풍성한 설교가 되었을 것인데, 그것이 못내 아쉽다.

저자는 공동서신 전체를 치밀하게 분석한다. 그러다보니 책 전개가 매우 넓어지고 깊어져서 어떤 경우에는 맥락을 짚어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필요할 때마다 다시 요약해서 정리하고 있긴 하지만, 독자로서는 다소 불편했다. 반복되는 내용이 많이 있어서 독서의 흐름잡기에 방해받는 측면이 있었다. 다룰 것은 다루면서도 잔가지는 쳐 내는 방식으로 잘 설명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를 언급하는 이유는 신학이 신학교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일반 성도에까지 영향을 미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동서신은 세상을 살아가는 성도에게 적실한데, 그것을 해설하는 책이 접근하기 어려워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비단 이 책뿐만 아니라 다른 신학서적에도 적용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경을 펴 놓고 시간을 충분히 기울여서 책을 조금씩 읽어나간다면 독자는 하나님의 말씀이 주는 풍성한 유익을 몸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성경 그 자체를 해설하는 책이 주는 유익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던 단점들도 저자의 논지 전개와 글쓰기 방식에 익숙해진다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다만, 필자는 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알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것을 지적했을 뿐이다.

모든 성경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보편교회를 위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66권의 책인 성경은 교회를 위한 하나님의 선물이고, 성경에는 그분의 뜻과 마음이 듬뿍 담겨있다. 성경을 부지런히 읽고, 듣고, 묵상하고, 지키고, 적용하며 사는 것은 이제 우리가 할 일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우리에게 성경의 가르침을 잘 제시하고 정리한 책들이 나왔다. 이 책은 그러한 책들의 목록에 들어갈 것이다.

우리는 공동서신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그 진가를 모른 채 살아왔었다. 그런데, 한 신학자의 노력으로 공동서신의 고유한 의미와 가치와 그 유익을 공부하는데 효과적인 수단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그동안 알아주지 못했던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우리부터 이 책을 읽어나가는 것은 어떠할까? 분명 보람 있는 여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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