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위한 제안1] 공동체적 교회운영
[변화를 위한 제안1] 공동체적 교회운영
  • 전택보 목사(세움교회)
  • 승인 2019.07.0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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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교회 구탁서 목사
ⓒ행복한교회 구탁서 목사

우리가 ‘교회’로 번역하는 단어인 헬라어 ‘에클레시아’는 “불려 나온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단어는 건물로서의 정체성 보다는 ‘모임’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모이는 과정과 모이는 단체를 동시에 의미하는 성도들의 모임을 지칭한다. 따라서 교회는 건물이 아닌 성도들의 모임이고, 모임이 없으면 교회도 없다. 이처럼 교회라는 말 자체가 공동체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를 운영하고, 교회를 조직하고, 교회에서 활동하는 모든 행위가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은 지극히 기본적이고 당연한 이야기이다.

이 세 가지 주제 중 가장 먼저 공동체적 교회운영에 대해서 생각을 나눠보고자 한다.

공동체적 교회운영의 가장 좋은 성경적 사례 중 하나는 사도행전 7장에 나타난 일곱 지도자의 선출 사례이다. 오순절 성령강림은 원근각지에서 찾아온 사람들에게 삶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사건이었다. 아마도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에 남았을 것이고, 여행을 위해 준비된 여비가 떨어진 상황에서 예루살렘 교회의 구제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 부분에 운영이 미숙했던 사도들은 헬라파 과부로부터 불만섞인 이야기를 들어야 했고, 그들은 일곱 명의 헬라파 지도자를 선출하여 히브리파 중심의 교회 운영이 헬라파까지 끌어 안는 공동체적인 교회 운영으로 변화된다. 그리고 성경은 일곱 지도자의 선출로 인하여 교회가 더욱 든든히 서 나아갔음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처럼 공동체의 의사결정 구조가 한 쪽으로 기울어질 경우 의도하지 않게 일부 사람들은 소외를 당할 수 있기에, 교회의 운영을 공동체적으로 해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 사건을 현대 교회에 적용한다는 측면에서 공동체적인 교회 운영에 대한 제안은 적어도 세 가지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당회, 재직회, 교회의 각종부서, 크고 작은 소모임 등 교회 운영을 위한 모든 회의와 모임이 포괄적인 공동체성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회의와 모임 중 한 부분이 공동체성을 잃으면 결국 그 부분에서 잃어버린 공동체성 때문에 전체의 공동체성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각 회의와 모임은 내부적으로 공동체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외부로 자신들의 모임과 다른 회의 또는 모임을 만나 협의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결정이 전체 교회 공동체의 결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교회 공동체에 존재하는 모든 회의와 모임이 수평적인 구조 속에서 각각의 독립성과 연합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각 회의와 모임이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동기부여는 자신들이 결정한 사항이나 추진하는 내용이 위계구조에 의해서 통제와 억압을 받지 않을 때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수평적 구조가 깨어지는 순간 오랜 시간 진행한 회의와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으며, 이런 작은 실패 경험들이 교회의 공동체성을 파괴시키는 현상은 우리가 이미 오랫동안 경험해왔다.

각각의 회의와 모임은 자신들이 스스로 전체 교회의 일부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진행하고, 다른 부서나 모임은 그들이 자신의 지체임을 인식해야 한다. 각각의 회의와 모임은 상호 존중의 정신에 입각하여 수평적인 구조와 독립성과 연합성을 동시에 충종시키는 방식으로 상호 성장해야 한다.

세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동체적인 교회 운영은 단지 기술적인 것만이 아니라 도덕적이고 영적인 것이라는 사실이다.

절차와 과정은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절차와 과정상의 문제가 없다고 해서 도덕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교회의 중요한 사항이 일부 사람들에 의해 이미 많은 것들을 결정해놓은 상태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이미 정해진 내용을 확인하고 추인하는 경우에 단기적 성과를 누릴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동체성에 유해를 가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절차적 정당성을 가졌다고 해서 교회 운영이 공동체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교회를 공동체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동시에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진정한 선택권을 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교회가 공동체적으로 운영된다고 해서 모든 구성원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우리 모임에서 결정했던 내용이 좀 더 광의적인 모임에서 축소나 변경을 요청받을 수 있고, 다른 모임에서 결정한 사항 때문에 우리 모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교회를 공동체적으로 운영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거나 모든 면에서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결정만 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라 할지라도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는 없다. 교회는 상호 배타성이 아닌, 상호 협력을 기반으로 공동체적으로 운영될 때 가장 건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교회를 공동체적으로 운영하는데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의사결정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몇몇 사람들은 업무의 과중으로 고통 받을 수 있으며, 이기적이고 목소리가 큰 사람들에 의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직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공동체적 교회는 소규모의 모임에서나 가능한 것이고, 한국인의 정서에는 맞지 않으며, 비효율성으로 인해 성장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정직하게 말해서, 우리는 이런 시도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이렇게 반문할 수 있다. 왜 교회는 규모가 점점 커져야 하는가? 한국인이 아니면 이런 일이 쉬워서 시작할 수 있었을까? 교회가 추구해야 하는 효율성은 무엇인가?

교회 운영의 공동체성 향상을 위해서 성도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교회 운영에 참여하는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교회의 일 년 교육과정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에 성도들을 참여시키는 것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물론, 교회는 성도들이 원하는 것만 하는 곳은 아니다.

다만 교회가 일 년 동안 진행할 교육 과정을 모든 성도가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시간을 갖고, 그 시간에 성도들이 참여하여 자신의 의견을 교회의 운영에 반영하고, 교회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함께 평가하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학교의 재정 운영에 대한 공지를 온 성도가 볼 수 있는 방법으로 공유하고, 교회 공동체가 함께하는 행사나 모임들을 함께 기획하고 동참하는 과정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노력이 필요하다

핵심은 방법이 아니라 방향이며, 속도보다 중요한 것이 방향이다.

교회가 건물 중심이 아닌 공동체 중심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그런 공동체를 운영하는 방법도 당장은 힘겹고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어이 공동체적인 교회를 운영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 단기성과를 위하여 공동체성을 파괴하는 것만큼 위험 한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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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택보 목사는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세움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가평에서 대안교육, 농촌유학, 마을학교를 운여하며 청소년들과 함께 복음 안에서 삶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이진섭교수(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성경삶사역연구소)와 함께 성경사역연합의 사역위원으로 동역하고 있다.

출처 :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http://www.woolrimstor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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