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여진 각본, 최관섭 노회장 뽑고 명성세습 굳히기
짜여진 각본, 최관섭 노회장 뽑고 명성세습 굳히기
  • 윤지숙 기자
  • 승인 2019.07.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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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수습노회 정족수 문제 제기

-미리 짜여진 듯한 임원 추천

-수전위는 중립을 지켰는가의 문제

-세습 용인 위한 수순일 뿐 재심 기대 없어
수습노회 신임원회
▲수습노회에서 선출된 서울동남노회 신임원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목사로 섰는데 주의 나라를 위해 성령의 이끌림으로 판단을 하는 것이지. 사람과 협의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서울동남노회 안에도 바른 것을 생각하는 목회자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그런 뜻이 뭍혀 버린다. 지금도 누군가를 세울 때, 이미 이 분들은 짜갖고 나온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관습대로 하지 말고 새로워지려면 기득권과 입김이 센 이런 분들이 강요하지 말고, 가만히 생각하고 자기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노회가 됐으면 좋겠다."

서울동남노회 수습노회에 참석해 강인국 목사를 노회장으로 추천했다 면박을 당한 김채숙 목사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오는 9월에 있을 제104회 정기총회를 앞두고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목사의 세습이 불법을 합법화시키기 위한 노회차원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예장통합총회(총회장 림형석 목사) 서울동남노회는 전권수습위위원회(위원장 채영남 목사) 주관 하에 7월 25일 오전 10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임시노회를 열고 세습을 옹호해왔던 주요 인물들을 새 임원들로 구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동남노회 제73차 파행노회에서 노회장으로 뽑혔다가 총회와 사회법으로 자격이 박탈됐던 최관섭 목사가 2년만에 노회장으로 재 선출됐다.
▲서울동남노회 제73차 파행노회에서 노회장으로 뽑혔다가 총회와 사회법으로 자격이 박탈됐던 최관섭 목사가 2년만에 노회장으로 재 선출됐다.

이날 선출된 임원은 △노회장=최관섭 목사, △목사 부노회장=손왕재 목사(갈릴리교회), △장로 부노회장 정창석 장로(상일교회), △서기=김성곤 목사(열린교회), △부서기=김경섭 목사(성천교회), △회록서기=윤호식 목사(광주제일명성교회), △부회록서기=강선기 목사(열방교회), △회계=김재복 장로(명성교회), △부회계=현정민 장로(신창교회) 등이며, 임기는 금년 가을 정기노회까지 3개월로 한정됐다.

이들은 오는 8월 임시노회를 열고 급한 현안문제를 처리하는 한편 제104회 정기총회에 보낼 총대들을 정해, 상정되는 헌법 제28조 6항의 목회지 대물림 즉 세습금지법 개정안을 놓고 관련법을 폐지하자는데 중지를 모으고 여론을 형성할 거라는 얘기들도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이런 풍문을 무시할 수 없는 건 노회장으로 선출된 최관섭 목사는 지난 2017년 제73차 정기노회에서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 안이 반려되자 김수원 목사 부노회장의 노회장 자동승계를 막았던 인물이라는 점. 이때 노회가 파행됐으나 친명성 측 인사들이 졸속으로 임원선거를 치러 최관섭 목사를 노회장으로 만들고 세습 청빙 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김수원 목사 측이 총회와 사회법에 선거무효소송과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해 노회장직을 박탈당했으나, 최 목사는 2년 만에 다시 꽤 차게 됐다. 뿐만 아니라 노회 재정을 맡은 회계 김재복 장로는 문제의 핵심인 명성교회 소속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반쪽짜리 수습노회 정족수 문제 제기

▲서울동남노회 신임원회와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서울동남노회 세습반대 목회자들은 7월 25일 수습노회 참여 거부 기자회견
▲서울동남노회 신임원회와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서울동남노회 세습반대 목회자들은 7월 24일 "수습노회에 불참선언"을 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날인 24일 김수원 목사를 비롯한 임원회와 서울동남노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예장목회자연대 소속 목사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불참 의사를 밝혀 수습노회 개회 성수 여부가 불투명했다.

오전 10시 30분 개회 예배가 끝나갈 무렵까지도 대회장 좌석은 상당수 비어 있었다.
▲오전 10시 30분 개회 예배가 끝나갈 무렵까지도 대회장 좌석은 상당수 비어 있었다.

실제로 25일 개회 예배가 끝나갈 무렵인 오전 10시 30분까지도 대회장 좌석은 상당수 비어져 있었다. 그 사이 참여를 독촉하는 문자들이 보내졌고, 수습노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친명성 측 인사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목사재적 258명 중 131명 출석, 장로재적 124명 중 70명 참석 총 201명으로 재적 과반수를 겨우 턱걸이 해 반쪽짜리 선거가 치러졌다.

그런데 사고노회로 규정된 이후 노회원 명부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채, 수습 노회가 열리 직전에 은퇴한 사람들에게조차 노회에 참석해달라는 문자가 돌았다는 점이다. 만약 이들이 참석해 명찰에 표기된 바코드 인식을 통해 출석이 인정됐다면 정족 과반수이 맞는지, 또한 세습 문제 정점에 있는 명성교회 장로들 34명도 투표권이 행사돼 교인수에 비례해 파견된 정원이 맞는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이다. 

뿐만 아니라 작년 가을노회조차 파행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후 다른 노회로 이적한 목사들의 변동이 재적수에 포함되어 있는지도 해당 명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미리 짜여진 듯한 임원 추천

당초 서울동남노회는 목사 부노회장이 노회장을 자동 승계한다는 노회규칙이 있었다. 하지만 박응섭 선거관리위원장은 "수습전권위원회가 이미 결정해 놓은 선거규칙이 있다."며, "이의 없이 그대로 따라주길" 강조하며 추천하는 방식으로, OMR카드로 기표해 선출하도록 했다.

이대희 목사가 최관섭 목사를 노회장에 추천했다.
▲이대희 목사가 최관섭 목사를 노회장에 추천했다.

이에 노회장에 이대희 목사가 최관섭 목사를, 김채숙 목사가 강인국 목사를 추천했다. 그리고 다른 임원들도 사전에 정한 듯 한 명씩 8명이 호명됐고, 노회원들은 단 사람도 이의를 제기함 없이 속전속결로 동의 재청으로 투표가 이루어졌다.

▲"왜 자격도 없는 강인국 목사를 추천했느냐?"고 김채숙 목사에게 면박을 주던 명성교회 이종순 장로는 기자가 다가가 사진을 촬영하자 등을 돌렸다.

그런데 회의장 밖 투표함에 노회원들이 투표를 하고 있는 가운데 출입구 앞에서 명성교회 이종순 장로가 김채숙 목사에게 “왜 자격도 없는 강인국 목사를 추천했느냐?”며 면박을 줬다. 김 목사는 “누구를 추천하던 의사결정은 자유가 아닌가? 미리 짜여진 듯 후보를 정해 놓고 몰아가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왜 그걸 우리가 따라야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수전위는 중립을 지켰는가의 문제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 수습노회가 7월 25일 오전 10시 수습전권위원회 주관으로 개회됐다.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 수습노회가 7월 25일 오전 10시 수습전권위원회 주관으로 개회됐다.

수습노회 개회 전 수습전권위원회의 채영남 위원장은 ‘누가 적인가?’라는 제하 설교에서 “ 교회가 위협을 받는 시대에 서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것저것 가지고 편을 나누고 싸우고 그러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러면 원수 마귀만 어부지리 하는 것”이라면서, “수전위는 평화와 화해를 위해 중립을 지키려 했다. 10번이 넘는 회의를 거쳤고 비대위 측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3월 11일 서울동남노회 소속 남삼욱 목사가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승계에 선거무효소송과 당선무효 소송에 대해 돌연 취하하고, 총회 재판부는 바로 다음날인 12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그렇다면, 이 확정판결로 인해 총회 임원회가 사고노회로 규정하고 해당 노회에 파견했던 수습전권위원원회 활동도 종결되며 교단 법에 따라 판결 후 즉시 자동 해체되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재개한 김수원 노회장이 집무를 할 수 없도록 노회 사무실에 있던 노회 재정 통장과 컴퓨터, 심지어 노회 직인까지 훔쳐내 업무를 방해한 것은 총회 임원회도 수전위도 어떠한 제재 없이 이를 묵과했다.

그러면서 수전위 채영남 위원장은 짜여진 각본대로 명성 측 인사들로 포진된 새 임원회가 구성돼 오는 9월 제104회 총회 헌법 개정으로 눈을 돌리도록 방조하면서 평화와 화해를 지켰다고 주장하며, 최관섭 목사에게 “성서에 따라 서울동남노회를 이끌고 헌법을 수호해 달라.”며, “수습 임원회가 서울동남노회를 분쟁이 없고 서로 하나가 되는 노회로 발전시켜 줄 것을 기대한다.”고 성경과 교단 헌법, 의사봉을 전달하는 모습은 어불성설이다.

최관섭 목사를 노회장으로 하는 수습노회는 내달 중 임시노회를 열고 미진한 안건을 처리하고 제104회 정기총회에 보낼 총대를 정하기로 하고, 26일 오후 3시 서울동남노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현안 문제와 관련된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 이로써 수전위의 활동도 종료가 됐다.

 

◇세습 용인 위한 수순일 뿐 재심 기대 없어

명성교회를 탈퇴한 교인들로 구성된 명성교회평신도연합회와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는 26일 오전 11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800억대의 명성교회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감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또한 오래 연기해 온 8월 5일에 있을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청원 무효소송 재심 건에 장신대 학생들과 개혁단체들도 공정재판을 촉구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총회 임원회나 수전위, 그동안에 보여왔던 총회재판국의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목사 부자세습을 요인하는 듯한 표리부동한 모습들 속에서 재심재판 결정은 또 표류하다 제104회 총회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게다가 2년이 넘게 끌어온 명성세습의 문제에 대한 해당 노회 노회원들이나 교단 총대들의 피로도로 상당한대다 총회 규칙부의 법 개정과 동시에 명성의 밀뭍작업으로 명성측으로 마음이 기울어지는 총대들도 상당수 생길 수 있어 '오는 9월 정기총회에 목회지 대물림 법(세습금지법)이 폐지되지 않겠는가'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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