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헌법 제28조 6항 세습금지법 철폐'와 '5년까지만 금지하고 폐지하자'는 안건이 상정된 가운데 "명성교회 부자세습이 불법"이라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예장통합·림형석 총회장) 재판국(강흥구 재판국장)의 재심 판결이 뒤집혀질지에 대한 초미의 관심 가운데 제104회 정기총회가 9월 23일 오후 2시 포항 기쁨의교회(담임 박진석 목사) 본당에서 개회됐다.
이보다 한 시간 앞선 오후 1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명성교회세습철회를위한예장연대·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는 대회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먼저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 김정태 목사는 “한 대형교회 세습으로 인해 세상 사람들 앞에 수치를 당하고 있다. 세습금지법 폐지안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세습을 가능하게 하는 개정안을 거절해 달라.”며 명성교회 세습 무효 판결 집행과 세습금지법 수호를 촉구했다.
이어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 신주현 회원은 “김삼환 원로목사가 총회 하루 전날인 22일 교단지인 《한국기독공보》에 사과문을 낸 것은 진정성이 없다. 이 분위기에 휩쓸려 일정기간 명성교회의 세습이 용인되면 통합 교단의 미래는 없다.”면서, “지난 8월 5일 총회 재판국의 세습불허 판결은 한국교회의 건강한 바람을 일으키는 역사적 사건이자 쓰러져 가는 명성교회를 살릴 수 있는 희망의 불씨였다. 오늘 우리는 마지막 이 불씨를 살려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문제는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 이용혁 목사가 “형식의 틀만 갖췄을 뿐 사과문이 아니라 명성교회 입지를 굳히려는 입장문에 불과하다.”고 발언하기 시작할 때부터였다. 갑자기 “마이크부터 뺏어야 되는 것 아니냐? 밀어내, 밀어내”라며 명성교회 교인 20여 명이 기자회견장에 급습해 세습반대연대 측 사람들을 몸으로 밀쳐냈다.
이에 서울동남노회 김수원 목사는 “정상적인 기자회견입니다.”라고 항의했으나 명성 측 인사들은 “뭐가 정상적인 기자회견이냐? 사과문을 냈으면 받아줘야지.”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주먹다짐을 하자 기자회견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그렇게 기자회견은 시작한지 10분 만에 중단됐다. 이 광경은 교계 언론사뿐만 아니라 일반 언론인 JTBC, MBC, YTN 등의 카메라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뿐만 아니라 대회장 건너편 도로에 게시된 플래카드에는 “아직도 고민하십니까? 세습 OUT! 명성교회 세습 무효 판결은 총회의 역사적 결정입니다. 교단헌법을 수호하는 정의로운 104회 총대가 되어주십시오.”, “솔직히 말하세요. '청빙' 아니라 '세습'이잖아요”, “아빠는 왜 목사가 아니야? 나도 하나 물려 줘” 등의 메시지를 담겨 세습반대의 뜻을 강력히 시사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 90여 명의 학생들 역시 “명성교회 불법 세습”, “헌법 수호” 등을 외치며 거리 행진을 하며, 총대들이 바른 판단을 해주길 소망했다.
문제가 된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의 9월 22일자 사과문 전문.
제 104회기 총회장님과 총대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
우리 교단을 사랑하는 전국 교회 총대 여러분!
그 동안 저희 교회를 위해 염려해 주시고 기도해 주신데 대하여 머리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교회는 위임목사 청빙과 관련하여 당시 102회기 총회에 보고된 헌법위원회의 해석을 근거로 당회와 공동의회, 노회의 절차에 따라 진행했습니다.
그럼에도 교계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고 저희 교회를 향한 애정어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한국교회에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모든 것은 저의 부덕의 소치입니다.
제104회 총회가 더 이상 혼란없이 은혜와 화합과 발전의 총회가 되도록 엎드려 기도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저의 부덕의 소치입니다.
2019년 9월 22일
서울동남노회 명성교회 원로목사 김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