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째 농성중인 요금수납원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
40일째 농성중인 요금수납원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
  • 남태일 목사(어.울림교회)
  • 승인 2019.10.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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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게이트 요금수납원 1천5백명 직접고용 촉구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2층 현관 앞에서 40일째 농성 중인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과 함께 드린 10월 20일 주일예배 ⓒ편경열 목사 페이스북 갈무리 
▲"1천5백명의 요금수납원들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2층 현관 앞에서 40일째 농성 중인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 ⓒ편경열 목사 페이스북 갈무리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7월 1일 요금수납원을 자회사로 전환했다. 대법원은 1심에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전원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사측은 “판결 이전까지는 공사의 임시직으로 채용한다.”는 입장이다. 변론이 종결된 1심 사건의 2015년 이후 입사자는 차후 최초 판결 결과를 따르기로 했다.

하지만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요금수납원 1천5백 명은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그중 250여명은 9월 9일부터는 한국도로공사 본사 2층 현관에서 40일째 농성 중이다.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 직접고용, 자회사 정책 폐기를 위한 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0월 5일 김천 한국도로공사 앞에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직접고용, 문재인 정부 자회사 정책 폐기, 비정규직 철폐 문화제>를 열었다. 그러나 문화제를 마친 뒤 건물 안에서 농성하고 있는 요금수납원들을 위해 물품을 전달하려다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공대위는 19일에도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촛불문화제 열고 “한국도로공사는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전원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2층 현관 앞에서 40일째 농성 중인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과 함께 드린 10월 20일 주일예배 ⓒ편경열 목사 페이스북 갈무리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2층 현관 앞에서 40일째 농성 중인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과 함께 드린 10월 20일 주일예배 ⓒ편경열 목사 페이스북 갈무리 

느헤미야교회협의회(공동대표 전남식·한영석 목사)는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농성 중에 있는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과 함께 10월 20일 오후 주일예배를 드렸다. 이날 설교자 선 어.울림교회 남태일 목사는 “하나님, 조율 좀 해주세요.”라고 외쳤다. 예배 후에는 이한주 목사의 성찬인도 후에 편경열 목사(꿈이있는교회)는 <꽃들도>라는 찬양곡으로 추위에 얼어 있던 요금수납원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어.울림교회 담임 남태일 목사(언덕위광장작은도서관 관장)
▲어.울림교회 담임 남태일 목사(언덕위광장작은도서관 관장)

 

조율하소서(시편 82편 1-8절)

설교: 어.울림교회 남태일 목사(언덕위광장작은도서관 관장)

어느 날 하루살이와 메뚜기가 친구가 되었습니다. 하루를 잘 놀고 메뚜기가 하루살이에게 말합니다. “우리 내일은 저 동산 너머로 가서 놀자!”합니다. 그러나 하루살이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내일’을 살아 본 적이 없는 하루살이에게 내일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말이죠. 메뚜기와 개구리가 친구가 되었습니다.

한 여름을 잘 놀았습니다. 개구리가 이제 겨울잠을 자러 들어가면서 메뚜기에게 말합니다. “겨울 잘 보내고 우리 내년 봄에 다시 만나자” 합니다. 그런데 메뚜기는 개구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내년을 살아 본 적이 없는 메뚜기에게 내년은 존재하지 않는 시간입니다. 이 땅의 수많은 노동자들에게는 더 나은 내일 또는 더 나은 내년은 사치스러운 말 같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목사로 앞에 서서 말씀을 나누지만 매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어떻게 하든 생존하기 위해 현장에 나가는 일용직 노동자이기도 합니다. 일하는 현장이 수시로 바뀝니다. 요즘은 인천 송도와 서울 개포동을 오고 갑니다. 매일 소장님께 “내일은 어디로 갑니까?”하고 묻습니다. 제가 현장을 미리 결정할 수 없지요. 그래서 일과 후에 약속을 잡기도 어렵죠.

“아빠, 여보 내일 시간이 어떻게 돼?”하면 대답은 늘 “내일 가봐야 알지, 일단 나 상관하지 말고 해” 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글프죠. 현재 하는 일이 방수와 도장하는 일입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실외 작업은 하루 이상 중단 됩니다. 일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맞습니다. 일당이 없죠.

몸은 하루 편하지만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사는 것이 참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사람답게 사는 것은 이 사회에서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답게 사는 것을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사회를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생존을 구걸하는 세상이 아닌,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성경은 분명 하나님께서 당신의 형상으로 우리 인간을 만드셨다고 합니다. 하루 살다 가는 하루살이도 아니고, 일 년 살다 사라지는 메뚜기도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내일이 있는가? 우리에게 내년이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인 우리 자신의 존재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존재가 존재다운 대접을 요구하는 행위는 욕심이 아닙니다. 이기적인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 투쟁은 여기 앉은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내일을 기대하고, 내년을 꿈꾸기 위해, 사람다운 삶을 위해 여러분들이 앞서서 이 투쟁의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권력이 정당할 수 있는 경우는 그들이 하나님의 공평과 정의로, 하나님의 시선으로 힘을 사용할 때입니다. 선한 청지기로 하나님의 다스림을 경험케 하는 역할을 위해 하나님은 힘을 주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공정하지 않고 오히려 악인의 편을 들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힘 있는 자,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자들은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 형상의 존귀한 존재로 살 수 있도록 공의를 베풀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되도록 애써야만 합니다. 이를 위한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그러나 힘 있는 자들은 자신들이 진짜 신인 것처럼 알고, 자신들의 시간이 영원할 줄 알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법과 원칙은 약자가 아니라 힘 있는 자들에게 적용해야할 말입니다.

 

이제 하나님은 이렇게 뒤틀린 세상을, 사회를 방치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린 원래 그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분연히 일어나 왜곡된 질서를 몰아내고 땅의 기초를 반드시 다시 세우실 것입니다.​

성경은 이웃을 그 능력대로 대우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억울하면 능력을 갖춰야 한다.”,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어떤 자격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서로가 존귀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서로 도우라 합니다. 그렇게 어울려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 서로 격려하고 힘내십시다. 주눅 들지 말고 당당 합시다. 그 누구한테도 미안해하지 맙시다. 여기 이 농성장이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가는 현장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 사실을 믿고 외칩니다. “하나님 이제 조율하여 주십시오. 하나님 이제 일어나 이 세상을 재판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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