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택보목사] 교회교육의 중심 바로잡기(2)
[전택보목사] 교회교육의 중심 바로잡기(2)
  • 전택보 목사
  • 승인 2019.12.2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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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가 중심이 되는 교육
구탁서 목사(행복한교회)
ⓒ구탁서 목사(행복한교회)

우리는 아주 쉽게 교육의 목적이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한 번 더 물어볼 필요가 있다. 교육의 목적은 정말 지식을 전달하는 것인가? 근대교육이 시작되기 전까지 아주오랜 기간 동안 교육은 철저히 관계 중심적이었다. 교육에 지식 전달의 영역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도제간의 관계였다.

관계를 벗어나서는 지식도 전달될 수 없었고, 지식은 스승이 가진 태도와 제자와의 관계 속에서 전달되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수준 높은 지식을 전달하시기 보다는 관계를 맺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으시며 그들을 제자 공동체로 받아들이셨고, 피조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천국 복음을 가르치셨다.

우리가 교육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것은 더 많은 이론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바르게 맺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 만약 우리가 교육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이 성경이나 교리에 대한 단순한 지식이라면, 그 일은 우리가 아닌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에게 맡기는 편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하지 못하는 것은 성도로 하여금 하나님과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고, 이웃과 바른 관계를 맺게 하는 것이고, 피조세계 와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교육의 목적이 지식 전달이라면 그 일을 과감히 인공지능에게 맡기는 것이 낫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교육은 어려운 이야기를 줄이는 대신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동안 대부분의 교회 교육은 관계를 놓치고 이론을 전달하는 일에 치중하였다. 우리는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삶을 말하는 대신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말했다.

가정, 직장, 사회에서 만나는 이웃과의 바른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신앙을 기준으로 이웃을 평가하는 게임에 중독되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피조세계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보다는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피조세계를 파괴 하는 일에 교회가 앞장섰다. 교회의 교육이 관계를 놓치고 지식에 치중하자 교회는 믿음을 하나님과의 관계 맺는 삶의 방식에서 구원 받는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어떻게 하면 교회 교육이 잃어버린 관계를 되찾을 수 있을까? 사실 방법은 간단하다. 교육의 현장이 지식이 아닌 관계가 중심이 되도록 재조정하면 된다. 교회에서 교육을 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목회자 또는 성경공부 인도자는 가장 윗자리에 앉아 성경을 펼치고 나머지 사람들은 성경공부 인도자의 지시에 따라 책장을 넘기며 인도자가 이야기하는 것을 받아 적는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러다가 청중 중 한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면 인도자는 그 의견을 칭찬하는 듯 하다가 더 긴 설명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 또한 청중이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 너무 당연한 것을 모른다는 듯 웃어넘기거나, 질문의 한계를 넘어서는 전문적인 대답으로 질문자를 주눅 들게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험들이 축적되면 교육 현장은 전문가가 비전문가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 이상을 넘기 힘들다. 전문가는 굳이 필요하지 않아 보이는 지식까지 총 동원하여 자신의 전문성을 드러내고, 비전문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동적인 자세로 교육에 임한다. 이런 변화는 결국 ‘관계’를 포기하는 대신 ‘지식의 질’에 초점을 맞추는 교육으로 귀결된다.

교회 교육이 관계를 포기하고 지식의 질에 초점을 맞추면, 성도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포기하고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 성경에 대한 더 정확한 이해에 집중하는 사람이 하나님과 관계 맺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관계 대신 지식에 초점을 맞추는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성도들을 목회자에게 의존적인 존재로 만든다는 점이다. 자신의 지식이 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성도는 신앙의 의문점에 대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득한다. 그리고 성경을 스스로 해석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목회자를 찾아가 질문하여 답을 얻는 일에 익숙해진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에 대한 신앙적 결단에 대해 목회자를 찾아가 묻기까지 한다.

결국 지식에 초점을 맞춘 교육은 성도가 하나님 앞에 서서 그분과의 관계 속에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못하게 한다. 지식이 전달되면 신념이 확고해지고, 관계에 초점을 맞추면 믿음이 강화된다. 교육을 통하여 신념이 확고해지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기독교 교육의 목적은 신념을 확고히 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에 헌신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지식 중심이 아닌 관계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

지식의 총량이 줄거나 질의 저하가 우려된다 할지라도 목회자와 성도가 수평적인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만나야 한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삶이 만나는 장소가 교육이고, 그들의 삶이 하나님과 만나 관계 맺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고린도전서 13장은 사랑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쉽게 잊는 것은 고린도전서 12장 31절에서 바울 사랑을 “가장 좋은 길”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길은 우리 머리 속에 들어있는 지식이 아니다.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며 걸어간 관계의 장소다.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고전 13:2).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그저 일부의 지식일 뿐이며, 그마저도 언젠가 필요 없는 것이 될 것이다(고전 13:9-10).

영원한 사랑, 때로는 믿음과 소망보다도 더 중요한 사랑은 지식이 아니라 길이며, 관계 속에서만 경험될 수 있다. 기독교 교육은 손쉽게 지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유혹에서 벗어나 그 길을 함께 걷는 관계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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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택보 목사는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세움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가평에서 대안교육, 농촌유학, 마을학교를 운여하며 청소년들과 함께 복음 안에서 삶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이진섭교수(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성경삶사역연구소)와 함께 성경사역연합의 사역위원으로 동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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