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달 교수-히브리어로 한 마디] 1. “미 아타?"
[권성달 교수-히브리어로 한 마디] 1. “미 아타?"
  • 권성달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 승인 2021.12.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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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이스라엘 제14호(2021년 겨울호)
권성달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권성달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스라엘에 가면 ‘울판’이라고 부르는 곳이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울판(אוּלְפָן)’이란 히브리어를 배우는 언어 교습소를 말합니다. 지금도 이스라엘에는 세계 각국에서 이민을 오는 이민자들이 많습니다. 그들을 히브리어로 ‘올림 하다쉼(עוֹלִים חֲדָשִׁים)’이라 부릅니다. 저도 처음에 이스라엘에 갔을 때 예루살렘 시내 중심가에 있는 ‘베이트 하암(בֵּית הָעָם)’이라는 울판에서 ‘올림 하다쉼’들과 함께 히브리어를 배웠습니다.

 

저는 수업 첫 시간부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부터 히브리어로 말하는 것입니다. 

 

“샬롬, 아니 찌피, 미 아타?”

 

모두들 눈이 동그래지면서 서로를 쳐다보았습니다. “이게 뭐지?”라고 물어보는 눈치였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학생들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똑같이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두 번을 말하는 것입니다.

 

“샬롬, 아니 찌피, 미 아타?”

“샬롬, 아니 찌피, 미 아타?”

 

그런데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손동작, 몸동작과 함께 적절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하는 것입니다. “샬롬!”이란 말을 할 때는 손을 흔들면서 이야기 했고, “아니 찌피”란 말을 할 때는 손으로 자신을 가리키면서 말을 했고, “미 아타?”란 말을 할 때는 교실 맨 앞 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 학생을 가리키면서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 남자 학생에서 그 옆에 앉아 있는 다른 학생에게 말을 하라고 손짓으로 시늉을 합니다.

 

그렇게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잠시만 그렇게 할 줄 알았는데, 4시간 내내 그와 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첫 시간이어서 히브리어 알파벳과 발음을 가르쳐 줄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제가 ‘베이트 하암(בֵּית הָעָם)’ 울판에서 히브리어를 배웠던 5개월 동안 히브리어 알파벳이나 문법적인 내용은 배운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말을 가르쳐 주듯이, 그러한 방법으로 문법이 아닌 ‘말’을 가르쳐 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언어 교육도 그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학생들에게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더 효과적으로 언어를 배울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번호부터 히브리어를 조금이라도 느껴 보고자 ‘히브리어로 한 마디’라는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이스라엘로 유학을 가거나 그곳에서 생활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현대 히브리어’는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고맙게도 현대 히브리어와 성경 히브리어는 어휘와 문법의 90% 이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샬롬(שָׁלוֹם)’이라는 말은 구약에 267번이나 나오는 말로 ‘평화’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성경 히브리어나 현대 히브리어나 할 것 없이 ‘평안하십니까?’, ‘안녕하세요?’와 같은 인사말로 많이 사용됩니다. 만날 때나 헤어질 때, 아침, 점심, 저녁에 관계 없이 할 수 있는 히브리어 인사말이 바로 ‘샬롬’입니다. 정말 기분이 좋을 때는 ‘샬롬, 샬롬’ 이렇게 두 번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히브리어로 ‘아니(אֲנִי)’라는 말은 ‘나(I)’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아니 찌피(צִיפִי אֲנִי).”라는 말은 “나는 찌피입니다.”라는 뜻입니다. ‘찌피’는 이스라엘에서 제가 만난 첫 히브리어 선생님 이름입니다. 구약에 ‘아니’라는 말은 881번이나 나옵니다. ‘아니 아도나이(אֲנִי יְהוָה)’라는 표현도 여러 번 나오는데, ‘나는 여호와이다.’라는 뜻입니다. ‘아니’ 다음에 여러분의 이름을 넣으면 ‘저는 ~입니다.’라는 문장이 됩니다. 그래서 “아니 권성달.”이라고 하면 “저는 권성달입니다.”가 됩니다. 제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사용하는 연상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예수님을 따라가려면 자기를 부인하고 따르라고 하셨는데 ‘내가 아니다, 하나님이다.’라고 생각하신다면 ‘나’와 ‘아니’를 잘 연결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히브리어로 ‘미(מִי)’는 ‘누구(who)’라는 뜻이고, ‘아타(אַתָּה)’는 ‘당신’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히브리어에는 남성과 여성이 나뉘어져 있어서 ‘아타(אַתָּה)’는 남성에 사용되는 ‘당신’이고, 여성에 사용되는 ‘당신’은 ‘아트(אַתְּ)’입니다. 그래서 남자에게는 “미 아타?”로, 여자에게는 “미 아트?”라고 해야 합니다. 

 

성경에도 ‘미 아타?’라는 말이 여러 번 나옵니다. 제일 먼저 창세기 27장 18절에 나오는데요. 야곱이 아버지 이삭을 속이러 들어갔을 때 아버지 이삭이 야곱에게 “미 아타?”라고 물어 봅니다. 룻기 3장 9절에는 보아스가 룻에게 “미 아트?”라고 물어 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샬롬, 아니 권성달, 미 아타?”

“샬롬, 아니 권성달, 미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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