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tens magistra] 1. 최승주 작가의 성화전시회
[potens magistra] 1. 최승주 작가의 성화전시회
  • 윤지숙 기자
  • 승인 2023.03.0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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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기고 피흘려진 우리내 삶의 표정이 담긴 예수님의 인물화

  성경과삶이야기 《울림》에서는 기독교 단체나 기관, 교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사역자들을 만나 그들의 비전들을 공유하여 함께 기도하고 동행하고자 [potens magistra]('능력있는 여성 리더'라는 의미의 라틴어)라는 섹션을 만들었다. 그 첫번째로 기독여류화가 최승주 작가의 성화전시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 편집자주

굵은 가시관으로 인해 찢겨 흘러내리는 짙은 선홍색의 피, 선명한 눈물 자국. 인간 생로병사의 모든 수고와 헛됨에서 오는 낙담과 절망, 그리고 깊은 한숨까지 대신한. 하늘과 땅이 어느 한 접점에서 만나는 불순종과 배신을 맞닥드렸을 그 순간에도 “다 이루셨다” 말씀하시고 숨을 거두신 예수의 그 참혹한 십자가가 아니었다면. 날마다 죽음의 동굴을 체험해야될 우리 인생에 부활이라는 새로운 희망이 있었을까.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던 때가 예수님의 가장 약한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때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의 표정 하나 하나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면서 깊은 절벽과도 같은 저의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그때가 역설적으로 그리스도의 능력이 제게 머무는 것 같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기독 여류화가인 최승주 작가(처음교회 사모)를 만난 것은 지난 3월 1일 독립기념일이었다.

 

예수님의 고난에 참여하고 부활을 기념하기 위한 사순절 기간, 성화 전시회가 열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성경과삶이야기 «울림»의 기자는 최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천안 Grace7 겔러리로 <마음의 길을 내는 하루>의 작가 장진희 사모, 장 사모의 남편인 그이름교회 김영춘 목사와 동행했다.  

기독여류화가 최승주 작가(처음교회 사모)
▲ 기독여류화가 최승주 작가(처음교회 사모)

 

최승주 작가는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독일 Alanus Hochschule fur Kunst und Gesellschaft로 19세에 유학을 떠났다. 이후 에른스트, 키르히너, 에밀놀데 같은 세련되고 생동감있는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아 강렬한 색체의 그림을 그려냈다. 졸업을 1년 앞두고 자신이 주님 안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망치로 얻어 맞은 듯 큰 충격을 받고는 회개하는 마음으로 성경을 주제로 그려낸 작품이 <돌아온 탕자>이다. 

독일 유학시절, 주님 안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회개하며 성경을 주제로 그린 그림 '돌아온 탕자' ©최승주 작가 제공
▲독일 유학시절, 주님 안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회개하며 성경을 주제로 그린 그림 '돌아온 탕자' ©최승주 작가 제공

 

졸업 직후 모스크바와 싼페체스부르크에서 대규모 집회가 있을 때 독일대표로 그림 봉사를 하며 지내다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다. 다시 미국 유학 길에 올라 8년 동안 학업과 목회, 육아에 전념하며 60세 이후에나 그림을 그리겠노라 하고는 자연스럽게 붓을 내려 놓게 되었다.

 

귀국 후 48세가 되던 어느 날, 운영하고 있던 화실에 아이들이 아무렇게나 놓고 간 크레파스와 색연필을 정리하다, 손바닥만한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 <가시관을 쓰신 예수님>이었다. 

 

 “그림에 대한 꿈이 포말처럼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 삶과 눈물로 더욱 깊어졌구나!”를 깨달은 최 작가는 이전과는 달리 어찌보면 투박할 수 있는 색체로 기쁨과 슬픔, 고통과 탄식을 담은 예수님의 얼굴 표정을 하나씩 그려 나갔다. 

 

▲관람객들이 멈춰서서 한동안 선채로 눈물을 흘리게 한 작품 '순종'  ©최승주 작가 제공
▲관람객들이 멈춰서서 한동안 선채로 눈물을 흘리게 한 작품 '순종' ©최승주 작가 제공

 

인생에서 가장 힘들 때에 그려진 <순종>이라는 작품에 대해 최 작가는 “힘없고 능력이 없어 십자가에 매달리신 것이 아니라 죄인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피흘려 죽기까지 순종하셨던 예수님의 모습에 당신의 아픔이 오히려 위로가 되었습니다.”라고 전한다. 그래서인지 작품에는 모진 고초를 당하셔서 한쪽 눈은 완전히 짖이겨져 있지만 우리내 인생을 불쌍히 여기시며 눈물 흘리시는 모습이. 나머지 한쪽 눈마저 눈두덩이 부어올라 있다. 하지만 반쯤 떠진 눈, 그 사이로 비쳐지는 하나님을 향하는 투명한 눈빛은 끝까지 순종하시려는 예수님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져 있다.

 

최 작가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익숙하지 않은 화풍으로 예수님의 성화를 그리게 되다보니 자주 저의 한계에 부딪혀 다시 붓을 내려 놓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때마다 남편의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을 토대로 얼굴 표정 하나 하나, 색감 하나 하나 리터치에 신경쓰게 됩니다.”라고 슬며시 웃어 보인다. 

 

무엇보다 고린도후서 12장 9절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는 말씀이 가장 힘이 되었습니다.”고 고즈넉히 말한다. 


또한 “가르치는 아이들이 ‘선생님, 화가예요?’라고 물어 왔는데, 성화전시회를 보고는 ‘선생님, 진짜 화가구나!’라고 반응할 때”, 그리고 그 그림 속에 담긴 예수님에 대해 궁금해 할 때가 화가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인부들이 거꾸로 걸어둔 '십자가의 예수'가 비로소 보이게 되었다는 에피소드가 담긴 그림 ©최승주 작가 제공
▲인부들이 거꾸로 걸어둔 '십자가의 예수'가 비로소 보이게 되었다는 에피소드가 담긴 그림 ©최승주 작가 제공

전시회를 하며 생긴 에피소드 하나는 겔러리 입구에서 정면 왼쪽에 전시된 작품이다. 그려진 의도와 다르게 어느 인부들에 의해 뒤집혀 걸려졌다. 관람객 백이면 백 보이지 않다는다고 했던 <십자가의 예수>는 거꾸로 걸리게 되면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손이 보인다고 해 인상 깊었다.

 

▲독일 유학시절, 주님 안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회개하며 성경을 주제로 그린 그림 '돌아온 탕자' ©최승주 작가 제공
▲눈코입이 선명하지 않아 주님께 쓰이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투영할 수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작품 '주가 쓰시겠다 하라' ©최승주 작가 제공

종려주일에 나귀를 타고 입성하시는 예수를 담은 <주가 쓰시겠다 하라>는 작품의 인물들은 저마다 눈코입이 선명하지 않아 기이했다. 최 작가는 “몇 번이고 선명하게 그려넣어 봤지만, 뭔가 계속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아 넣었다 뺐다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되었습니다.”며 관람자의 몫으로 여운을 남겨두었다.

 

긴 어둠의 죽음의 동굴을 빠져나와 비로서 부활하심으로 희망의 빛가운데 서게 되는 영광의 십자가 '빛으로 오신 예수'
▲긴 어둠의 죽음의 동굴을 빠져나와 비로서 부활하심으로 희망의 빛가운데 서게 되는 영광의 십자가 '빛으로 오신 예수' ⓒ 최승주 작가 제공

전시회를 관람한 장진희 작가는 “<주가 쓰시겠다 하라>는 주님께 쓰이고 싶은 우리의 마음이 담겨 있어 눈코입의 형체가 없는 것이 오히려 더욱 은혜가 된다.”고 감격해 했다. 이어, <빛으로 오신 예수>라는 작품 앞에서는 “긴 어둠의 죽음의 동굴을 빠져 일상의 행복을 잃어버린 모든 이에게 부활하심으로 빛으로 오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위로와 평안과 소망을 준다.”는 평을 남겼다.    

 

한편 최승주 작가는 2017년 대한민국 기독교 미술 대전에 첫 출품한 <Trust>로 특선을 받아 기독화가로 입문했으며, 2019년에도 <어머니의 십자가> 우수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미술인선교회 초대작가이자 회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전시회는 사순절기간인 재의수요일인 2월 22일을 시작으로 오는 4월 30일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에는 휴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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