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하다가 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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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우리가 희철이네를 생각하며
작은 손을 모았습니다.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풍랑을 피할 수 있도록
작은 피난처로 사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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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를 통해 모금했던 금액을
희철이네 가정에 잘 전달했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을 할 자격도
없다며 연신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 대신
죄송하다는 말을 자꾸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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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철이의 아버지는 어릴 적에
먼저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그에게는 아빠라고 여기는
외삼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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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수급 등 복잡한 사정 때문에
삼촌의 계좌로 금액을 전달했고
기부금품법 때문에
9백9십9만 원을 전달했어요.
나머지는 매달 지속적으로
후원할 때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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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기도 제목이 있습니다.
희철이에게 아빠와 마찬가지였던
삼촌은 심하게 아프신 후,
부정맥, 신부전, 녹내장 등으로
병원에서도 더 이상 손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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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계신 희철이 어머니는
일주일에 세 번씩 투석을 하십니다.
삼촌은 어머니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고 싶어 하시지만
어머니는 동생의 신장을 받을 수
없다며 슬퍼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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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집을 옮겨야 합니다.
울어야 할 이유가,
기도할 제목이 끝도 없지만
항상 슬퍼할 수는 없습니다.
응원할 소식도 가지고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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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철이는 다음 날인 4월 27일부터
도민 체전에 보치아 선수로 출전합니다.
경기로 나가기 위해서는
자기 공이 있어야 하는데
연맹에서 이번 대회를 위해
공을 빌려주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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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대신 구입해 주려 했지만
장애 타입에 따라서 공의
종류가 다르기도 할뿐더러
내년부터 공이 변경된다는
소식 때문에 망설였습니다.
일 년 만 쓰기에는
보치아 경기용 공의 가격이
70만 원이 넘어서 고민이 되었거든요.
정말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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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내리는 듯하다가
잠시 잦아졌습니다.
비는 얼마간 그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말이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말과 같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말은
건강한 도움도,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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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함께 마음을 모아 주셨기에
이번 풍랑을 잘 지나간 것 같아요.
참 다행입니다. 고마워요. 함께해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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