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휼을 구입하다
긍휼을 구입하다
  • 고아덾 기자
  • 승인 2018.08.1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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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휼을 구입하다

 

출근 후 사무실

전화 통화하는 소리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그 사이로 알아듣기 힘든 낯선 목소리

아무도 바라보지도 대답하지도 않는다

걸음걸이와 말이 어눌한 배낭 멘 청년

"여자용으로 주세요."

일 만원

 

점심시간

공원 앞 노상주차장

횡단보도 한 켠에

늘상 서 있는 트럭 한 대

운전석에 앉아서 졸고 있는 할아버지

"한 봉지 주세요."

오 천원

 

퇴근길

지하철역이 가까와지자 

냄새가 실려온다.

35도 무더위에 뜨거운 압착기 앞에서

땀 흘리며 로울러를 돌리고 있는 아저씨

"세 마리 주세요."

일 만원

 

편의점 김밥 한 줄

이 천원

 

점심값보다

열두 배 이상 많은 돈으로

오늘

윤집사가 구입한 것은

양말 네 켤레, 볶은 귀리, 맥반석 오징어가 아니라

긍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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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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