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학 엄마가 아픈데 어딜가?
김상학 엄마가 아픈데 어딜가?
  • 김상학 목사
  • 승인 2018.07.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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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의 공격은 우리의 디딤돌이다.
ⓒ성경제일교회 이진옥 사모
ⓒ성경제일교회 이진옥 사모

오늘에야 수련회 준비를 마무리했다. 수련회 핸드북과 세 번의 세미나 교안을 완성했고, 이제 남은 것은 '어떻게 잘 전달해야 할지?'를 고민하며 기도하는 일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교회의 행사를 준비하다보면 예기치 않았던 일들이 터지곤 한다. 십년 만에 떠나는 수련회다. 비록 소수의 인원이 떠나는 수련회일지라도 소소한 사건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에 신경 쓰이긴 한다. 문제없이 순탄하게 떠나면 좋으련만. 만반의 준비를 함에도 불구하고 예상외에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오히려 내실 있는 수련회를 경험하게 되기도 한다.

수련회에 간다고 잔뜩 들떠 있던 중학생 동준이가 ‘파코르’라는 운동을 하다가 척추 디스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 파코르는 지상의 건물이나 다리, 벽과 같은 지형지물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빠르게 이동하는 수단으로 일종의 축지법 같은 운동이다.

벽을 차고 달리기도 하고, 담장을 뛰어넘어 낙법을 사용하여 착지하고, 계단의 레일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오는 등 다양한 기술들을 익혀야 한다. 거구의 몸집을 가진 동준이로서는 적절치 않은 운동인데 이걸 하다가 허리 디스크 두 개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이번 방학 내내 병원 신세를 져야 한다. 동준 엄마는 '평생 허리 때문에 고생할까!' 염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 어머니도 앞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내년이면 팔순인데, 이미 척추에 핀을 두 개나 박고 있어서 "넘어지면 안 된다.",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당부를 드렸지만, 한순간 일어나는 사고를 어찌 막으랴! 그만 하기를 다행이다.

그래도 허리는 괜찮고 가슴이 결리시는 모양이다. 오늘도 지인과의 만남이 있어 외출을 하려는데, 우리 어머니가 "엄마가 아픈데 어딜 가?”라고 하신다. 이런 상황에 만일 어머니의 허리가 상했다면 어머니 간호에 붙들려 수련회에 갈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교인들이 은혜 받는 것을 깨려고 사탄이 목사와 목사의 가정을 침으로써 교회가 시험에 빠지는 일이 허다하지 않은가!

또 다른 문제는 자동차 고장이다. 주일 차량 운행 중에 교회 승합차가 멈춰 섰다. 배터리 방전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은 것이다. 보험회사의 긴급출동 서비스를 받아 시동을 건 뒤, 교회 근처 자동차 정비센터에 맡겼다. 거의 일 년 동안 소모품만 갈고 고장 없이 타고 다녔는데... 수리비용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배터리는 물론 제네레터(발전기), 타이밍벨트, 앞 브레이크 패드, 에어콘 콤푸레샤, 그리고 수리하는 김에 앞바퀴 두 개를 새 것으로 갈고, 엔진오일을 교환하다보니 막대한 돈이 지출됐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폐차하고 새 차를 사는 기회로 삼을 걸.... 어찌 됐든 수련회 전에 깔끔하게 고친 것이 다행이다. '고속도로에서 퍼졌으면 얼마나 황당했을까?' 생각하니 그 와중에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러고 보니 주일 아침엔 타이어 펑크로, 오후엔 제네레터 고장으로 긴급출동을 두 번이나 불렀구나 싶다. 이런 일을 미리 알려주시기나 한 것처럼 지난밤엔 남의 차를 빌려 탔다가 그 차를 잃어버려 무진장 애쓰는 꿈도 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장 나는 차를 어떻게 막으랴!

이제 어떤 문제가 또 남아 있을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수련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성도들이 마음에 걸린다. 참석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영적 교통을 사모하는 성도들이기를 간절히 원한다. 혹시 그들의 상황이 바뀌어 한 사람이라도 더 수련회에 참석할 수 있기를 원한다. 떠나는 자와 남는 자가 이토록 서로를 위해 기도할 때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못한다.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롬 8:31) 기도한다는 것은 그런 공격 앞에 좌절하지 않고 거뜬히 헤쳐 나감을 의미한다. 특별히 허리를 다친 동준이와 가슴. 타박상을 입은 나의 어머니가 그 아픔을 더 높은 신앙을 위한 디딤돌로 딛고 일어서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마지막으로 수련회 출발 전, '우리는 사탄의 머리를 밟았고 이미 승리한 것'을 마음으로 선포했다. 기도가 최선의 준비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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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학 목사는 백석신학교와 백석신학연구원을 졸업하고 안산 성경제일교회를 개척하여 23년째 섬기고 있다. 목회 10년차에 안산전도학교를 설립하였고 미자립교회 네트워크를 통해 안산시 복음화에 힘썼다. 목회 15년차, 교회 분열의 시련기를 거치면서 "암 발병과 함께 모든 사역을 내려놓고 기도하던 중, 한국교회의 교회성장운동의 폐단을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서 성경강해설교학(MA) 과정을 거쳐 현재 일반대학원 신약신학(Th.M)을 전공하며 후반기 목회의 사역에 기쁨으로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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