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신학자] #1. 축하, 애도, 희망을 생각하며 연말 보내기!
[일상 속 신학자] #1. 축하, 애도, 희망을 생각하며 연말 보내기!
  • 김서연 전도사
  • 승인 2018.12.15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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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척을 준비하며
눈내리는 경기 고양시 어느 아파트 단지 안 가로등
▲눈내리는 경기 고양시 어느 아파트 단지 안 가로등  ⓒ박동욱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2018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018년과 어떻게 작별인사를 나눌지, 2019년 새해는 어떤 마음으로 반갑게 맞이할지를 고민하는 시간입니다. 최근 가족과의 힘겨운 통화를 통해 심한 불안과 공포, 가슴 통증을 경험했습니다. 그 때 <한국비폭력대화센터>가 생각이 났고,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세미나를 신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팟빵 <대화만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음까지 통하고 싶은 당신에게’ 라는 부제가 붙은 <대화만점>은 나를 지키고 타인과 연결되는 비폭력대화를 연습하는 방송으로 <대화반점>의 후속 시리즈입니다. 집안일을 하며 죽 연결해서 듣다 2016년 연말에 방송된 “올 한해 정리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대화반점>)란 제목이 마음에 들어 자세히 듣게 되었습니다.

한 해를 떠나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중요한 달인 12월에는 정리할 일도 많고, 약속도 많이 잡힙니다. 한국비폭력대화센터의 이윤정선생님은 올 한해 축하와 감사할 일, 떠나보내고 싶은 애도할 일, 그리고 새해에 이루고 싶은 희망을 계획하며 한해를 정리하도록 제안합니다. 축하와 애도로 올해의 문을 닫고, 희망으로 새해의 문을 활짝 열라는 제안은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필요하고 의미있는 제안이라 생각합니다. 성경과삶이야기 <울림>의 필진으로 첫 출발하는 저의 축하와 애도, 희망을 먼저 나눔으로 독자 여러분께 반갑고 설레는 인사를 대신합니다.

먼저, 올해 축하와 감사할 일 3가지를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충족된 나의 욕구를 살핍니다.

하나. 2월에 꿈에도 그리던 이스라엘을 다녀왔습니다.

저에게 10년 간의 교회사역은 '교회란 무엇인가?' 라는 끊임없는 질문의 연속이었습니다. 9박 10일의 이스라엘 답사여행 또한 '교회개척'이라는 인생 최대의 과제를 재확인하러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베드로 수위권교회라 불리는 곳에 이르러 지도교수님이 무릎꿇고 기도하자고 제안하셨습니다. 등뒤로는 생업으로 돌아간 베드로를 다시 사명자로 부르시는 예수님의 조각상이 있고, 앞에는 갈릴리 바다의 포구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정말 저를 부르셨습니까?" 확인, 또 확인하러 찾아온 제게 주님은 단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물으셨습니다. 부족하다는 핑계로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주님만이 아십니다" 통곡하며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주님과 오고간 문답을 통해 친밀함과 감사, 명료한 확신이 생겼고, 진리에 대한 전문성과 세상을 향한 영적 교감으로 하나님나라에 기여하고 싶은 목표가 확고해졌습니다.

둘. 교회설립의 말씀(롬 12:2)을 주시고, 삼일절에 가정교회를 선포한 후, 5월 마지막 주부터 남편과 함께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서로의 꿈에 전적인 지지와 응원을 하기로 약속한 우리 부부는 하나님의 시간표를 따라가는 중입니다. 조급함과 절망이 몰려오기도 하고, 길이 보이지 않아 답답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순간 순간 주의 말씀과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기 위해 겸손히 귀를 기울입니다.

유독 무더웠던 8월에는 떠올려주시는 개척교회를 찾아 예배드린 후 목회조언을 듣고 교제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말 지치고 힘이 들 때는 오히려 힘과 위로가 필요한 개척교회를 찾아 주님의 사랑과 위로를 전했습니다. 이 시간들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로서의 비전과 꿈, 영성을 고민하며 엎드리는 시간이었고, 공교회로서의 협력과 나눔을 경험하고 실천한 시간이었습니다. 

셋. 3월에 팀켈러의 센터처치 목회자 컨퍼런스를 통해 '복음도시생태계'를 이루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리스도 중심 복음설교의 중요성을 배웠고, 건강한 교회개척의 의미와 세부요소들을 고민하였습니다. 기성교회 목회자들은 복음적 분립개척을 통해 건강한 교회개척자를 돕고, 지역과 도시에 복음 생태계로 띠를 두르는 희망을 공유했습니다. 컨퍼런스를 통해 연결된 서울북부지역모임은 배움과 성장, 예측가능성과 자각이라는 욕구를 충족시켰고, 희망과 연결, 상호의존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두 번째는 떠나보내고 싶은, 애도가 필요한 일 세 가지를 생각합니다. 여기서는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꺼내봅니다. 참고로 애도란 주로 사랑하던 사람의 죽음(사별)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모든 의미있는 상실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을 일컫는 정신분석용어입니다. 

하나. 가정교회를 시작하면서 결혼 전에 남편이 출석하던 개척교회와 영적, 정서적인 이별을 하였습니다.

제2의 모교회와의 영적, 정서적 단절은 남편을 혼란과 불안에 휩싸이게 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렸으며,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20년 간 떠나있었던 신앙을 회복하고 신학교 입문을 도운 목회자가 있었고, 남편 본인도 5년간 사랑과 수고로 헌신한 교회였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돌봄과 보호, 애착형성이 되어있던 교회공동체에서 소외되는 고통을 맛보았고, 신뢰와 우정, 소속감, 정서적 안정감이 흔들리는 불안을 겪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남편은 자신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탁하게 되었고, 그분의 돌봄과 보호 아래 정서적 안정감을 두게 되었습니다.

둘. 가족, 친구, 후배와의 관계 단절이 있었습니다.

친동생의 계속되는 요구에 마음이 닫히고, 사소한 말로 친구와 소원해졌으며, 친밀했던 후배와도 몇 번의 통화 끝에 조용히 결별하게 되었습니다. 경계선을 분명히 하지 않고, 제 욕구를 무시하거나 바르게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그리고 평가와 비난의 말이 오고간 후에 서로의 마음이 닫혔음을 알아챘습니다. 관계 단절을 통해 뼈아프게 배운 것은 배려와 존중, 공감과 이해, 수용과 지지가 제게 얼마나 소중한 가치였는지에 대한 확인과 함께 상대방 또한 인정받고 공감받으며 대화하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셋. 저의 사직으로 인해 경제적인 불편함이 생겼습니다. 

남편과 깊이 상의한 후 사직했지만, 긴축재정으로 인한 불편함과 주변에서 걱정하는 소리를 들을 때는 힘든 마음이 커졌습니다. 고민 끝에 필요한 분께 자동차를 선물함으로써 일시적 지출이 큰 자동차 보험료와 세금, 주유비를 절약했습니다. 그럼에도 가족으로부터 "언제 일할거냐?"는 채근을 들어야했고, 가정의 재무상태를 점검할 필요를 느껴 연말에 재무상담을 신청해놓았습니다.

사직이 가져다준 것은 경제적 불편함만이 아니었습니다. 베푸는 즐거움을 머뭇거리게 만들기도 하고, 수시로 끼어드는 비상지출에 부부 간에 짜증과 신경전도 벌어졌습니다.  반면에 부부가 가장 중요한 가치를 선별하고, 꼭 필요한 전문성을 키우는 일에 재정을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2019년 새해에 이루고 싶은 희망 세 가지를 상상합니다. 충족하고 싶은 욕구를 떠올려보고, 자신이 실천할 일과 공동체에 부탁할 일을 구체적으로 적어봅니다. 

하나. 인문학 서적을 포함해 100권의 책을 읽은 깨달음과 일상의 변화들을 정리해서 독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변화무쌍한 일상 속에서 삶의 소중한 가치들에 감사하며, "일상 속 신학자"의 삶을 진실하게 살아내고 싶습니다. 존중과 상호성, 공감과 이해, 흥분과 도전, 창조성과 영적 교감 등을 공유하며 소통하기를 기대합니다. 적어도 매주 2권 이상의 책을 읽어내야 합니다. 함께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둘. 여름휴가에 친정엄마 고향인 일본 오사카 여행을 꼭 다녀오고 싶습니다.

내년에 77세가 되는 엄마의 소원을 더 늦기 전에 풀어드리고 싶습니다. 2-3살 무렵에  부모님과 함께 한국에 나오셨고, 몇 년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대화 중에  오사카를 말씀하셨습니다. 엄마가 어린시절 살았던  땅을 밟으면 고향에 대한 향수가 채워지고 엄마 존재에 대한 확인으로  삶이 더욱 생기있어질 것입니다. 우리 부부 역시 엄마의 소원을 이뤄드렸다는 진한 유대감과 엄마의 삶에 기여했다는 뿌듯함을 느낄 것입니다. 

셋. 비폭력대화 세미나와 목회상담 아카데미를 통해 저와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히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나라는 존재의 심층과 연결되고 싶습니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를 찾아가고 싶습니다. 나와 더 친밀해져서 자기 존중과 보호, 자기 표현을 편안하게 나누며, 타인과도 평등하고 조화로운 관계를 맺고 즐겁게 대화하고 싶습니다. 

*2018년 한 해를 돌아보고 정리해보니, 축하할 일과 애도할 일 모두 우리 인생에 꼭 필요한 자양분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총명한 기억보다 둔필 기록이 낫다는 말처럼 위의 세 가지 분류로 저처럼 올해를 정리하고 새해의 희망을 기록해보시면 어떨까요? 축하할 일만 있었다고 기뻐할 분도, 애도할 일만 가득했다고 낙심할 분도 없으실 겁니다. 여러분들도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축하와 애도, 희망을 기록하며 의미있는 연말을 보내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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