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원어] #2. 말과 문법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성서원어] #2. 말과 문법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 김현수 교수
  • 승인 2019.01.2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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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정원 우주 테마파크 구탁서 목사(행복한교회)
▲경기도 이천 별빛정원 우주 테마파크 ⓒ구탁서 목사(행복한교회)

20여년 넘게 학교에서 헬라어를 가르쳤다. 수업시간에 종종 학생들에게 했던 말이 있다.

"헬라어를 배웠으니 설교시간에 배운 헬라어를 사용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 유혹도 생긴다. 그렇지만 절대로 헬라어를 사용하지 말라. 만약 헬라어를 인용하여 설교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면 반드시 권위있는 주석을 참고하여 작성하고 반드시 그 출처를 밝혀라."

많은 설교자들이 설교를 하면서 성서원어를 인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 내용을 들어보면 대다수가 아주 단편적인 헬라어 문법 지식을 가지고 한다. 보통 한글성경의 이 말은 원어로 이것이고 원어의 뜻은 이러니 이렇게 이해하고 적용해야 한다. 또는 이 동사는 현재형이니, 완료형이니 이렇게 이해해야 한다. 이런 의미는 한글에서는 맛보기 어렵고 원어에서만 볼 수 있는 깊은 뜻이 있다는 등등의 이야기다.

사실 한국 목회자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성경을 헬라어, 히브리어로 줄줄 읽어나갈 수 있을까? 신학교와 대학원 과정을 거치지만 거기서 배운 헬라어나 히브리어로 성경을 읽어 나갈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신약학이나 구약학을 전공한 교수나 아니면 아주 열심을 내어 공부를 한 소수의 목회자들만이 성경을 원어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는 신학을 공부하는 신학도나, 성서언어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어쩔수 없이 헬라어 또는 히브리어라는 언어를 문법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접근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문법을 완전하게 숙지한 사람이 성경을 줄줄 해석하면서 읽어나갈 수 있을까?

언어의 존재이유는 인간 상호간 소통의 도구이기에 기본적으로 읽고 말하고 쓰고 말하는 것을 듣고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문법으로 배우는 헬라어, 히브리어로 히브리인과 또는 헬라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까? 대답은 당연 '아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배우는 헬라어는 2000년전 헬라어라 현대 헬라어와 많이 다르고 히브리어 역시 그렇다. 그러니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헬라어, 히브리어로 현대의 헬라인 즉 그리스인과 또는 이스라엘 사람과 대화가 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지금 사용하고 있는 영어를 학교에서 10년씩 배워도 미국인을 만나면 버벅거리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성서원어의 내용과 그 범위를 살펴보면 더욱이 말하고 듣고 쓰고는 둘째고 읽고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도 아주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사실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어찌되었든 헬라어나 히브리어나 성경이 기록될 당시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언어이다. 문법은 다만 그 언어의 규칙성을 정리해 놓은 것뿐이다. 실상을 들여다 보면 그 언어에는 그 문법이라는 규칙성을 벗어난 것이 얼마나 많은가?

Ἰωάννης ταῖς ἑπτὰ ἐκκλησίαις ταῖς ἐν τῇ Ἀσίᾳ· χάρις ὑμῖν καὶ εἰρήνη ἀπὸ ὁ ὢν καὶ ὁ ἦν καὶ ὁ ἐρχόμενος καὶ ἀπὸ τῶν ἑπτὰ πνευμάτων ἃ ἐνώπιον τοῦ θρόνου αὐτοῦ

요한계시록 1장 4절 말씀이다. 헬라어 문법을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이라면 위 말씀구절에서 전치사에 관한 법칙이 무시되고 있는 것을 볼 것이다. 문법에 어긋나 있으니 위 구절은 잘못된 것일까? 거룩하고 완전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틀린 것이 있다니.. 이 얼마나 불경스런 상황인가?

언어는 문법이 아니다. 문법이 언어의 정당성을 다 확보할 수 있는가? 

때론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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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교수는 한국성서대학교에서 신약학과 헬라어를 가르쳤으며, 현재 경기도 가평 근처 그리스식 카페 <깔로께리>에서 커피 내리고 피자 만들고 스파게띠 마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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