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신학자] #2. 건강, 잘 돌보고 계십니까?
[일상 속 신학자] #2. 건강, 잘 돌보고 계십니까?
  • 김서연 기자
  • 승인 2018.12.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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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따뜻한 아랫목에서 먹는 시원하고 상큼하고 달달한 귤맛

요즘 독감이 유행입니다. 지인 중에 독감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있고, 저는 독감은 아니지만 감기몸살로 며칠 째 고생하고 있습니다. 아프니까 움직이기도 싫고 뭔가 생산적인 일(새로운 요리를 만들거나 빨래를 개는 일조차^^;;)을 하는 건 더더욱 무리라는 생각에 주춤하게 됩니다. 더 아파서 힘들어질까 솔직히 두렵습니다.

감기몸살 기운을 느낀 후 첫 조치는 병원을 찾아가서 상황을 말씀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의사로부터 기본적인 조치와 주사를 맞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입을 벌려 목과 코에 훈증기를 쐬고, 처방전에 따라 약을 받았습니다. 그 다음은 제가 감당할 몫입니다. 매 식후 약을 잘 챙겨먹고 찬 바람을 덜 쐬고 집안일을 당분간 내려놓고 푹 쉬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제철과일인 귤을 사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껍질이 얇아 까서 먹는 데는 한참 걸렸지만, 목 안에 사르르 넘어가는 황금향 한 봉지도 혼자서 실컷 먹었습니다. 모처럼 가격이 저렴하다며 박스로 사온 특상품의 귤도 마음껏 먹으며 건강회복에 힘쓰는 중입니다.

문득 귤껍질을 까다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몸의 불편함으로 드러나는 육신의 적신호는 금방 알아차리고, 그것에 대한 조치도 즉각적으로 하는데 비해, 영혼의 적신호는 어떻게 알아차리고 또 조치하고 있지? 하는 의문입니다. 몸이 아프면 자신도 고통스럽고 일상의 균형도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아픈 당사자는 물론이고 관련된 가족과 동료들도 함께 짐을 나눠지게 됩니다.

하지만 육신의 적신호보다 훨씬 심각하고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 것은 영혼의 적신호입니다. 불행하게도 많은 경우, 영혼의 적신호를 즉시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설령 알아차리더라도 무시하거나 방치하다가 호된 영적 전쟁을 치른 후에야 비로소 후회를 합니다.

최근 남편과 소통이 잘 되지 않아 힘겨워하던 중 결단을 내렸습니다. 함께 하던 영적인 일들을 잠시 내려놓고 각자 하나님 앞에서 시간을 갖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쿨하게 제안했지만, 사실 속마음은 냉정하게 토라졌습니다. 어떻게 하다 이런 지경이 되었나 싶은 답답함과 속상함에 밤새 뒤척였습니다. 남편도 편치 않은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저의 경우처럼, 영혼의 적신호도 육신의 적신호처럼 신호를 보냅니다. 그것은 주로 감정의 불편함으로 나타납니다. 불안이나 답답함, 분노나 위축감, 자기 비난이나 상대에 대한 싸늘한 감정 등으로 올라옵니다. 이럴 땐 더이상 영혼이 싸늘해지기 전에 서둘러 영혼의 의사를 찾아야 합니다. 육신의 불편함에 빠르게 조치하는 것처럼 영혼의 불편함도 묵혀두거나 방치하지 말고 즉각 의사를 찾아 처방전을 받고 약을 복용하며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또한 가장 강력한 영적인 부탁인 중보기도를 요청하는 일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제 경우에는 감사하게도 바로 다음 날, 응급조치를 받았습니다. 건강하게 교회를 갱신하고 개척하여 복음생태계를 이루는 꿈을 가진 서울북부지역 목회자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발제와 토론이 다 끝난 후 기도제목을 나누었습니다. 간단히 저희 가정의 어려움을 드러내고 기도요청을 하였습니다. 자신의 일처럼 간절히 기도해주시는 사랑의 힘을 얻고, "잠깐의 영적 분리는 서로를 더 멀어지게 할 뿐"이라는 진심어린 한 목사님의 조언도 마음에 새겼습니다.

그리고 10년 이상 저를 지켜본, 친언니나 다름없는 남양주에 사는 언니에게 SOS(위험신호)를 보내고 만났습니다. 최근 남편과의 대화에서 언제 마음이 상했고, 어떤 말 때문에 마음이 닫혔는지를 설명했습니다. 조용히 경청하던 언니가 '가정에서의 하나님의 질서'에 대해 말해주었습니다.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하지 않으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신 성부 하나님에 대한 예수님의 철저한 순종을 예로 들었습니다. 아내인 우리도 성경이 말씀하신 가정의 질서 안에서 남편과 동등됨을 주장하지 않고 가정의 머리로 남편을 존경하고 세워줘야 한다고, 이것이야말로 세 위격 안에서 완벽한 연합을 이루신 삼위 하나님을 인정하는 믿음의 행위라는 골자의 조언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큰 감동을 받았고, 말씀 앞에 온전히 무릎을 꿇었습니다. 바로 그날 저녁, 퇴근을 앞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화해의 저녁식사를 제안했습니다. 즐겁게 식사한 후 집에 돌아와 힘들었던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나누고, 용서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앞으로 가정에 영적인 적신호가 발생하면 즉시 민감하게 대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남편과의 불편한 감정이 계기가 되어 결혼선물로 받은 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작년에는 <존 비비어의 결혼>으로 예비 남편과 북쉐어링을 하던 터라, 잠시 책장에 묵혔던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를 펼쳤습니다. 남편의 머리 됨과 아내의 복종에 대한 팀 켈러의 견해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은 성장이다"라는 part 2,  6번째 '다름'의 복을 누리라는 글에 수록된 이 부분의 해석은 팀 켈러가 아닌, 아내 캐시 켈러가 썼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 차이로 씨름하고 토론한 경험이 많은 캐시 켈러가 이 부분을 집필하는 것이 좋겠다며 부부의 동의 하에 결정했다고 합니다. 인류 문화 속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억압하는 쪽으로 남편의 머리 됨을 해석해 온 측면이 있고, 여성들 역시 이런 대우에 반대하고 적대시하는 입장에 선 결과로 성경적인 남녀의 질서가 왜곡되어 왔다고 서두를 엽니다.

반면에 창세기는 남성과 여성이 전적으로 평등하게 창조되었음을 보여준다고 캐시 켈러는 말합니다. 똑같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졌고, 똑같이 축복을 받았으며, 똑같이 세상을 다스릴 '통치권'을 위임받았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창세기 3장에서 남성과 여성의 서로 다른 속성은 온전함을 이루는 재료가 되기보다 억압과 착취의 빌미를 제공했다 며 안타까워합니다. 남편을 의지하고 바라보는 여성의 자세는 맹목적인 집착으로 변질되고, 아내를 보호하고 사랑하는 남성의 태도 역시 이기적인 욕정과 부당하게 이용하려는 의지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남편의 머리 됨에 대한 '아내의 순종' 은 강제로 따르는 상하질서를 말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설명합니다. 빌립보서 2장 5-11절을 들어 십자가에 죽기까지 복종하신 성자 하나님은 억지로, 마지못해, 불편해서 성부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았다는 겁니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부 하나님께 자발적으로 복종하셨고, 이것이 하늘 아버지께 '영광'이라는 큰 선물이 되었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므로 결혼 생활에서 아내가 행하는 순종 역시 강요에 의한 의무가 아니라 아내 편에서 기꺼이 남편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말합니다.

이어서 캐시 켈러는 성부와 성자의 관계가 남편과 아내 사이에 어떻게 드러나야 하는지에 대한 직설적인 답이 고린도전서 11장 3절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나는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니 각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요 여자의 머리는 남자요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나님이시라"

성자께서 강요를 받거나 부족하고 열등하다는 이유로 성부께 복종하지 않으셨고, 성부 역시 기쁨과 존중, 사랑으로 성자께 머리 됨을 전달하셨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성자가 복종하는 역할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것은 연약함이 아닌 위대함을 보여주는 표지로서 바울이 말하는 결혼의 비밀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고 말합니다. 

*오늘 육신의 건강을 돌보다가 문득 영혼의 건강을 잘 돌보고 있는지를 살피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남편의 머리 됨과 아내의 순종을 통해 드러내시는 하나님 나라의 기막힌 질서도 깨치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일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위대한 비밀을 알려주신 삼위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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