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받는 예멘난민들과 함께한 성탄절연합예배
고난받는 예멘난민들과 함께한 성탄절연합예배
  • 윤지숙 기자
  • 승인 2018.12.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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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예멘 난민 481명 중 2명만 난민으로 인정"

"예수 탄생 진정한 의미=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적대의 고리 끊는 것"

“전쟁과 내전의 공포에서 자유롭지 않은 지구촌에는 생명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고향을 떠난 난민들이 수천만 명이다. 평화를 잃어버린 세상을 향해 애통해 하는 마음을 달라. 한국은 난민을 위한 법과 제도적 절차를 비교적 잘 갖춰놨지만 정작 난민 인정이 극소수에 머물고, 신청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와 위협적인 일이 적지 않다. 한국사회가 난민을 이토록 두려워하고 적대시하는지 실감하게 됐다. 이 적대의 고리를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끊을 수 있기를 원한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 9월 14일 제주에서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중 23명에 대해 인도적 체류허가 결정을 내렸다. 난민 신청 포기자 3명을 제외한 제주에서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은 모두 481명으로 이중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단 2명 뿐이다.

난민에 대한 정의에 있어서 UN 난민협약 제1조는 "인종, 종교, 민족 또는 특정 사회 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 밖에 있는 자로서 그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그 국적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에 유입된 대부분의 난민들은 외국인 노동자들과는 달리 경제적 불평등, 자국의 내전 등으로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망명한 지식인들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사회 일부에서는 이들에 대해 혐오와 배제를 통한 차별을, 일부 보수 기독단체들은 이슬람 포비아를 이유로 내세워 공공연히 적대적 감정을 드러내며 금년에는 곳곳에서 반대집회를 계속해 왔다.

양희송 대표(청어람 ARMC)의 진행으로 압둘 와합 사무국장(헬프시리아), 난민으로써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야스민 씨(예멘),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이스마엘 씨가 한국사회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난민들을 대표해 증언자로 나섰다.
▲양희송 대표(청어람 ARMC), 압둘 와합 사무국장(헬프시리아), 야스민(예멘, 인도적 체류허가), 이스마엘(예멘, 난민지위인정)

반면 ‘2018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성탄절 연합예배’가 시리아, 예멘 난민들을 위한 기도의 자리로 12월 25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마련됐다. 이날 양희송 대표(청어람 ARMC)의 진행으로 압둘 와합 사무국장(헬프시리아), 난민으로써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야스민 씨(예멘),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이스마엘 씨가 한국사회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난민들을 대표해 증언자로 나섰다.

이스마엘 씨(전직 예멘 기자)는 “사람들에게 예멘인의 사정을 직접 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 예멘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 중 하나가 발생한 지역(메소포타미아)이다. 하지만 내전이 발생하는 바람에 많은 예멘인들이 집과 가족, 나라를 포기하고 강제로 떠나야만 했다. 이들 중 누구도 스스로 원해서 난민이 된 사람은 없다.”며 주지시켰다.

그러면서, “나는 예멘에서 기자로 지내 며칠 전, 한국 법무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 받았다. 그런데 한국 언론은 예멘 난민 신청자들의 입국을 보도한 후, 온라인에서는 이들을 둘러싼 온갖 가짜 뉴스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쏟아졌다.”면서, “미디어가 전달하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예멘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인간으로 대하며 직접 소통했으면 좋겠다. 우리도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야스민 씨는 "법무부 최종 심사에서 난민으로 인정되지 못했지만, 인도적 체류 허가는 받았다. 그렇게 허가받은 예멘 난민 신청자 412명은 한국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할 수 있지만, 매번 담당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체류 신고를 해야 한다. 또한 각종 사회보장 혜택에서 제외된다. 나는 현재 남동생과 함께 서울에 살며, 한국어 공부와 구직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제주도에 왔을 때, 사람들은 우리를 반기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난민들이 자신들끼리 공동체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면서, “아직은 외모와 히잡 때문에 (예멘 난민들을) 낯설어 하고 경계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을 잘 이해하고 싶어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한국인이 가진 오해와 편견을 풀고 싶다. 그래서 (예멘 난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내 생각이 무엇인지 잘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광교산울교회 이문식 목사
▲광교산울교회 이문식 목사

이문식 목사(광교산울교회)는 ‘주여, 우리가 언제 주님을 영접했습니까?’(마 25:35-40)라는 제하 설교에서 “오늘 본문에서 예수는 자신을 가난한 자, 약한 자, 병든 자 그리고 나그레와 동일시 했다. 한국에 들어와 난민들은 난민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온 형제자매들이다.”이라며, “이들을 영접하는 것이 바로 예수를 영접하는 것”이라고 서두를 열었다.

이어 “하나님이 사람을 의인으로 판단하는 기준은, 그가 사회적 약자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달려 있다. 하나님은 약한 이들과 함께하는 사람을 의인으로 대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난민을 대하고, 그들의 고통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의 의”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난민 신청을 하고, 적절한 보호 조치와 신분을 얻으려 하고 있다.”라며,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문을 어렵게 두드린 난민을 향해 두려움과 적대를 걷어내고, 예수 그리스도를 대하듯 난민을 사랑과 환대로 대하며, 배고픔과 목마름을 어루만져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염원을 전했다.

▲난민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참석자들<br>
▲난민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참석자들 
성찬식
▲성찬식
▲봉헌기도를 맡은 장병기 목사(KSCF)
▲봉헌기도를 맡은 장병기 목사(KSCF)

기도회에서는 참석자 400여명이 △한국에 들어와 난민신청을 한 이들이 적절한 보호 조치와 신분을 얻을 수 있기를,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가 난민을 두려움과 적재가 아니라, 사랑과 호나대로 대할 기를, △끊임없는 분쟁과 죽음으로 얼룩진 이 세상에 평화와 회복, 화해와 치유가 일어나기를 기도했다.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연합예배 준비위원회 박종운 변호사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연합예배 준비위원회 박종운 변호사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연합예배 준비위원회 박종운 변호사는 “성탄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사야의 예언대로 정의와 사랑으로 이땅에 오셨다는 것이다. 아기 예수님이 예루살렘이 아닌 베들레헴 말구유에서 태어나셨던 것처럼, 낮은 곳을 향하여 오신 예수님의 마음이 이번 성탄절을 통하여 잘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연합예배는 1년에 두 번 부활절과 성탄절에 드러진다. 올 성탄절에는 예멘 난민들과 이들을 돕기위한 기독교 NGO와 관련 단체들이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뜻 깊었다. 오늘 드러진 예배에서 모인 헌금은 난민지원 단체와 난민들에게 전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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