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목회 어떻게 '함께'할까?
마을목회 어떻게 '함께'할까?
  • 이진오 목사
  • 승인 2018.07.05 1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을목회 세미나 풍경
마을목회 세미나 풍경

 

마을목회가 유행(?)이다

요즘 '마을목회'가 화두다. 지역사회와 접촉점을 찾으려는 측면에서 목회도 시대에 따라 유행이 있다. 복지와 나눔이 유행일 때가 있었고, 교육과 의료가 유행일 때도 있었다. 한동안 카페목회나 작은 도서관도 유행이었다. '유행'이라고 했지만 무슨 시절 따라 좋아보이니 쫓아다니는 의미에서 유행이 아니라 각 시대별로 어쩌면 '필요'에 의해 그 필요에 적절히 반응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마을목회'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장로교 통합에서는 아예 2018년 총회 차원에서 목회 방향을 '마을목회'로 정하고 각종 세미나도 열고 [마을목회 매뉴얼]도 제작해 배포했다. 

사실 마을목회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시대에 따라 지역적 필요에 반응하며 해왔던
교육이나 의료, 복지나 나눔 사역 등을 어떤 면에서는 총괄하는 의미이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시대의 필요에 따라 학교나 병원을 세웠고, 복지시설이나 공부방과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했다. 카페나 작은 도서관, 문화센터, 상담소에 심지어 식당이나 학원 등 다양한 형태로 '사역'하며 지역사회의 필요에 맞춰 사역하고 섬겨왔다. 이런 사역들을 '선교적 교회'라는 개념에 맞춰 지역교회나 지역교회 네트워크에서 협력해 실시하는 것이 '마을목회'일 것이다.  

논현감리교회 권영규 목사
논현감리교회 권영규 목사

지난 7월 3일에는 소래포구가 위치한 인천 논현동에서 '마을목회 어떻게 '함께' 할까?'라는 주제로 '마을목회 세미나'가 열렸다. 이 세미나를 주최한 '논현지역목회자모임'은 작년 9월부터 월 1회 10여 명의 목회자들이 기도와 교제를 해오고 있는 모임이다. 이제 개척을 시작한 교회에서 70년 동안 지역을 섬겨온 2천5백명 가량 모이는 대형교회까지, 다양한 교파에 소속된 목사들이 단 하나 같은 지역에서 목회한다는 것에 대한 동질감과 책임감으로 모임을 해왔다. 

그러다가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 소식을 듣게 되었다. 지역교회 목회자들이 네트워크를 이루어 비영리민간단체를 구성하고, 참여교회들과 함께 지역을 위해 다양한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논현지역목회자모임'도 단지 기도와 교제만 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역을 '함께'해 보자는 마음으로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 관계자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갖기로 했다.

인천에서 더 넓게 사역하는 '인천교회연합봉사단'이 공동주최로 참여했다. 세미나는 단순하게 진행했다.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 대표자들을 초청해 마을목회에 대한 개념과 방향에 대해 듣고, 실제적으로 어떻게 사역하고 있는지 사례를 듣고, 진솔하게 대화하는 것으로 진행했다.

 

'선교적 교회'와 '마을 만들기'의 만남

첫 번째 강의는 박홍래 목사가 담당했다. 박 목사는 안산에서 '밀알침례교회'를 개척해 30여년을 목회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사역을 해왔다. 그러다가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안산YMCA의 협력을 받아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 설립을 주도하고 현재 대표로 섬기고 있다. 박 목사는 '선교적 교회'의 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시민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을 만들기' 활동을 소개했다. 

박 목사는 "'마을목회'는 기독교의 '선교적 교회' 활동이 지역사회의 '마을 만들기'와 접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나 도, 군 등에서 시행하는 '마을 만들기'나 '사회적 경제'을 잘 활용하는 것이 '마을목회'를 효율적이고 실제적으로 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마을목회가 교회 성장을 위한 교회 신자들의 또 다른 전도사역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비신자들까지도 함께하는 활동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목사는 지역 주민이 되어야 하고, 교회는 지역사회의 여러 시민사회단체나
미장원, 학원, 슈퍼마켓 등 사업체와 같이 동일한 하나의 주체로서 자리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에서 교회가 대형화되면 역설적이게 교회의 지역성이 사라지고 지역과 관계 없이 높은 곳에서 베푸는 시혜자로서 위치하게 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목사와 교회가 지역에서 함께 하기 위해서는 선교사들처럼 먼저 비신자들의 언어를 배워야 하고, 지역의 문화를 이해해야 하고, 지역의 필요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사도 연구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살며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어떤 사역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도나 교회성장을 목적으로 해보고 안 되면 다른 것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필요한 것이면 책임감을 가지고 꾸준히 감당하는 것에서 신뢰성도 쌓이고 지속 가능성도 생긴다. 내 교회 교인만 교인이라는 마음을 내려놓고 반경 5Km 이내에 사는 주민들은 신자이든 아니든 모두 목양하는 마음으로 다가가 차별 없이 섬기는 것이 필요하다. 목사는 목사이면서 동시에 동네 아저씨가 되어야 한다. 

박 목사는 또한 밀알침례교회가 하고 있는 여러 사역과 특별히 지역의 시민사회를 위해 교회 공간과 시설을 내어놓고, 예산을 지원하며, 신자들이 교회에서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일을 주민으로서 감당하는 여러 사례들을 소개해 주어 참석자들에게 실제적으로 유익한 강의가 됐다. 

두 번째 강의는 권일 목사가 담당했다. 권 목사는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 살림과 사업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으로 섬기고 있다. 담임하고 있는 '아름다운성빛교회'는 장로회 통합 교회로 1985년에 개척된 이후 민중교회로서 지역사회에 여러 사역을 감당해 왔다. 최근에서는 일반 지역교회로 전환해 '마을목회'를 목회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교회적으로는 청소년들을 위해 '도시락'(도시에서 즐겁게, 애들아 놀자)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권 목사는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지역교회에 영적, 실제적 영향력이 있는 목회자와 교회의 섬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지역에서 오랫동안 시민사회에서 활동해온 목회자와 교회와의 네트워크가 중요하고." 했다. "서로의 마음을 맞추고 공감대를 형성해 가기 위해 세미나와 탐방을 겸한 여향 등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또한 "안산마을목회네트워크는 일종의 지원단체로 지역교회가 시나 도, 지역 공적기관이나 관공서에서 프로젝트를 받아 사역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과 행정 지원을 돕고 있다."고 했다. "이를 통해 목회자와 지역교회가 마을목회를 이해하고 마을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마을목회, 섬김과 함께함으로 

질문과 응답의 시간
질문과 응답의 시간

두 분의 실제적인 강의가 있은 후 참석자들은 둘러앉아 질문과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 중에 "현재 국가도 발전되고 시민사회도 잘하고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교회의 도움이 필요 없는데 왜 교회가 마을목회에 참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박홍래 목사는 "시민사회가 잘하는 면이 있지만 그 안에 돈과 권력 등 이권으로 인해 순수성을 잃은 곳도 많다."고 지적하며, "목사와 교회가 정말 순수성을 가지고, 바르게 섬긴다면 단지 선교적으로만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지역사회에 유익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사립학교, 병원, 사회복지기관, 지역아동센터 등 목사와 교회가 많은 일을 하면서 좋은 역할도 했지만, 부패와 타락에 일정부분 책임도 없지 않다."며, "그런데 마을목회에 다가가는 목사와 교회에 대해 시민사회가 반기지만은 않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 목사는 "그런 지적이 일리가 있다."고 공감했다. "그래서 더욱 종교적, 선교적 목적이 아니라, 섬김과 사랑의 목적으로, 가르치고 베푸는 자세가 아니라 배우고 함께 하는 자세로 임해야 함"을 했다. 

그래서 더욱 동네 목사로, 지역교회로 함께 함이 필요하고, 개별교회별로가 아니라 지역교회들이 '목사', '교회'라는 호칭을 내려놓고 그냥 동네 사람으로 지역의 한 일원으로 그렇게 참여할 방법을 찾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논현지역목회자모임'은 이번 마을목회 세미나를 계기로 다른 지역들을 탐방하고 더 함께 공부하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지역의 필요에 같이 해 가기를 다짐해 본다.

마을목회에 함께 한 사람들
마을목회에 함께 한 사람들

 


  • 서울특별시 중구 창경궁로 18-1 401-51호(예관동, 비즈헬프)
  • 대표전화 : 010-7551-3091
  • 팩스 : 0540-284-309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지숙
  • 법인명 :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 제호 :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 등록번호 : 서울 아 05303
  • 등록일 : 2018-06-15
  • 발행일 : 2018-07-01
  • 발행인 : 윤지숙
  • 편집인 : 윤지숙
  •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성경과삶이야기 <울림>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oshuayoon72@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