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학 목사] 선교 일기 3. “부름의 진원지는 벵가지 교회였다”
[김상학 목사] 선교 일기 3. “부름의 진원지는 벵가지 교회였다”
  • 김상학 목사
  • 승인 2019.04.1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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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서 우리를 도우라”(행 16:9)

-다시 시작된 건축. 교인의 힘으로

1. 빚진 자

나는 암 투병을 할 때에 간병으로 수고하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에 하와이 여행을 약속한 적이 있다. 하와이가 어떤 곳인지는 잘 몰랐지만 언뜻 떠오르는 이미지가 ‘지상낙원’이었기에 그 정도면 충분히 보상이 되리라고 생각하여 약속한 것이다. 이를 테면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로 손꼽은 첫 번째가 하와이였던 것이다.

어떤 이는 ‘거기에 갈 정도로 돈은 있나보네’ 하면서 나를 굉장히 부자로 생각하는 이도 있었지만 실상은 밑도 끝도 없는 약속이었다. 하지만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을 때는 하와이는 영화 속의 유행 대사처럼 “니가 가라 하와이”가 되고 말았다. 대신 언젠가 여행을 가게 된다면 선교지 시에라리온을 먼저 찾자고 아내와 약속 하였다.

이렇게 된 데에는 우리 교회가 김경중 선교사를 시에라리온에 파송한 이후 빚진 자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건강이 좋아지면 하와이에 함께 가자고 했던 아내와의 약속을 시에라리온으로 돌릴 만큼 꼭 가보아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두어 번 가려고 시도했었다. 그러나 건강과 돈 문제가 여의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시에라리온을 향한 모든 일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에서 하나님의 역사를 본 것이다. 비록 아내와는 함께 하지 못했을지라도 시에라리온에 대한 빚진 자의 마음이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을 여신 것이라 믿는다.

중단된 건축부지
▲중단된 건축부지

2. 하나님의 부르심

이번에 김경중 선교사의 현지 방문 요청을 받았을 때에, 어떤 마게도냐 사람이 “와서 우리를 도우라”(행 16:9)고 했던 바울의 환상을 떠올렸다. 왜냐하면 김 선교사의 요청이 심상치 않게 들리기도 했거니와 내 마음이 이미 움직이고 있었고, 더구나 노회에 현지 교회 설립 청원 공문을 보내었을 때에 선뜻 수락하는 노회장의 의지를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김 선교사의 부름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름이라는 확신을 갖게 했다.

시에라리온에 가기 두 주 전에도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아팠다. 황열 예방주사를 맞고 몸살을 사흘 정도 앓았는데, 한 주 정도 지나서 또 다시 아팠다. 이것은 몸살이 아니라 황열 예방주사 합병증이었다. 면역체계가 약해진 가운데 몸의 가장 약한 부분이 무너진 것이다. 염증으로 인한 온몸에 고열이 올라왔는데 의사의 말로는 최소 2주, 최대 2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확신했기에 2주 안에 완쾌되기를 기도했는데 정말 출국하는 날에는 거짓말처럼 깨끗하게 치료되어 현지로 날아갈 수 있었다. 50여 시간 만에 도착한 선교지에서도 여독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었고 건강하게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시에라리온 선교에서 확실한 치유의 은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김 선교사가 나를 현지로 부를 때에 ‘아프리카에 오면 병도 낫는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 말 역시도 하나님의 음성이었던 것 같다.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이루어져가야할 하나님의 역사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이루어져가야할 하나님의 역사

현지에 도착하여 그 주간 토요일에 있을 설립예배를 준비하기 위하여 벵가지 마을을 찾았다. 벵가지는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과 정반대편의 코노라는 도시의 외곽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한국으로 말하면 서울에서 목포만큼 떨어진 곳의 작은 마을이라고 보면 된다. 그곳에 도착하니 한국에서 온 목사들을 환영하는 플래카드, 20여 평 정도의 천막 예배당, 그리고 건축하다가 중단된 교회 건축 부지를 볼 수 있었다.

그곳의 목회자 사무엘(Kolawola Samuel)은 김경중 선교사의 CEM 초등학교의 교감으로 학교 전반을 이끌어가는 비중 있는 사역자이다. 김 선교사에 의하면 그를 신실한 크리스천으로만 알고 교감으로 채용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목회를 하고 있는 목사였고, 교회건축을 위해서 기도하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고 한다.

벵가지교회 담임 사무엘목사와 입양한 아이들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벵가지교회 담임 사무엘 목사와 입양한 아이들

시에라리온에는 3등급의 목사제도, 즉 수습목사(Probationer minister), 면허목사(Licenced minister), 안수목사(Ordained minister)가 있는데, 사무엘은 이중에 성경공부만 하고 목사가 된 수습목사이다. 우리나라 제도에 따르면 전도사인 셈이다. 그렇지만 나의 생각에 그의 사역은 하나님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좁은 천막 예배당에 동네 어린이는 전부 그 교회에 모이는 것 같았고, 어른들도 100여명이나 모인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교회 행사이지만 무슬림들도 함께 와서 축하할 정도로 교회는 무슬림에게도 좋은 이웃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나를 전율케 한 것은 사무엘 목사는 자기의 자녀가 셋이나 있음에도 고아 둘을 입양하여 양육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끼만 제대로 먹어도 괜찮게 산다고 하는 시에라리온에서 고아 둘을 양육한다고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그에게는 타고난 사랑의 은사가 있는 듯하다. 아마도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에 부모를 잃은 고아인 듯하다. 이와 같은 성품을 가진 사무엘이 벵가지 교회의 담임이다. 그 교회가 예배당을 건축하다가 기초만 놓고 중단된 상태이다.

시에라리온은 공익을 위한 건축물에 대해서는 마을 추장이 땅을 제공할 수 있다. 교회당 건축도 이들에게는 공익 건물로 인정되기에 CEM 교회와 초등학교도 땅을 제공받아 건축할 수 있었다.
▲천막교회=시에라리온은 공익을 위한 건축물에 대해서는 마을 추장이 땅을 제공할 수 있다. 교회당 건축도 이들에게는 공익 건물로 인정되기에 CEM 교회와 초등학교도 땅을 제공받아 건축할 수 있었다.

시에라리온은 공익을 위한 건축물에 대해서는 마을 추장이 땅을 제공할 수 있다. 교회당 건축도 이들에게는 공익 건물로 인정되기에 CEM 교회와 초등학교도 땅을 제공받아 건축할 수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벵가지 교회에도 땅이 제공되었었는데 재정이 없어 기초만 놓고 중단된 상태로 3년이 지나자 반환통보가 왔던 것이다.

그가 얼마나 엎드려 기도했을지 짐작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학교의 교감으로, 벵가지교회의 담임으로, 고아들의 아버지로, 마을의 사랑받는 리더인 그가 기도함으로 김경중 선교사의 마음이 움직였을 것이고, 김경중 선교사의 요청이 내 마음을 움직였고, 나의 요청이 노회장을 움직였다. 결국 이는 하나님의 부르심이었던 것이다.

 

3. 흥미진진한 기대

마게도냐의 한 사람의 말과 시에라리온의 한 사람의 말이 일반이다. 이 일을 통하여 기초만 놓인 예배당 부지에 마침내 완공된 교회를 볼 수 있을 것이고, 코노 벵가지 마을에서부터 온 시에라리온에 복음의 새 바람이 불 것을 믿는다. 앞으로 행하실 하나님의 선교에 흥미진진한 기대를 가져본다.

 

예고.

선교 일기 4. 아바스 카마라의 아버지.

선교 일기 5. 다이아몬드 이야기 – 다이아 사업자의 만남. 나의 손의 다이아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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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학 목사는 백석신학교와 백석신학연구원을 졸업하고 안산 성경제일교회를 개척하여 23년째 섬기고 있다. 목회 10년차에 안산전도학교를 설립하였고 미자립교회 네트워크를 통해 안산시 복음화에 힘썼다. 목회 15년차, 교회 분열의 시련기를 거치면서 "암 발병과 함께 모든 사역을 내려놓고 기도하던 중, 한국교회의 교회성장운동의 폐단을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서 성경강해설교학(MA) 과정을 거쳐 현재 일반대학원 신약신학(Th.M)을 전공하며 후반기 목회의 사역에 기쁨으로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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