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원 목사] 욥기는 의인이 받는 고난의 문제인가?(19)
[황대원 목사] 욥기는 의인이 받는 고난의 문제인가?(19)
  • 황대원 목사
  • 승인 2019.04.2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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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친구인 소발의 입장을 들어봅니다.
-자신의 행위를 구원의 근거로 내세우는 욥의 주장도 확인합니다.
▲팟캐스트 타브의 '바이블코어'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황대원 목사
▲팟캐스트 타브의 '바이블코어'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황대원 목사

 

(4) 소발이 이해하고 있는 의

욥의 말을 듣다못해 세 번째 친구인 소발도 한마디 한다. 소발도 욥에게 닥친 재앙에 대해 엘리바스와 빌닷과 같은 입장이다. 이 세상의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보응의 법칙에 따라 섭리하신 결과이다. 따라서 욥이 겪는 고난은 하나님에 의한 심판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욥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죄를 지었음이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뻔뻔하게 자신에게 아무 잘못도 없다고 발뺌하다니 어이가 없다. 그러나 너무도 강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니 소발은 욥이 자신의 범죄사실을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다.

“하나님께서 너로 하여금 너의 죄를 잊게 하여 주셨음을 알라”(욥 11:6b).

소발이 보기에 보응의 법칙에 의하면 욥의 고난은 죄의 증거 그 자체이다. 따라서 욥의 유죄를 확신했다. 그리고 소발은 인간이 죄를 잊었다고 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모두 알고 계시고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신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욥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하나님은 허망한 사람을 아시나니 악한 일은 상관하지 않으시는 듯하나 다 보시느니라 허망한 사람은 지각이 없나니 그의 출생함이 들나귀 새끼 같으니라”(욥 11:11~12).

여기에서 ‘지각이 없는 허망한 사람’은 자신의 죄를 인지하지 못하는 욥을 가리킨다. 소발은 욥에게 자신의 범죄사실을 잊어버렸더라도 하나님께서 다 알고 계시니 간과하지 않으신다고 말한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욥에게 현실을 직시하여 죄에서 돌이키라고 종용한다. 욥이 죄악 된 행실을 버리고 바르게 살아간다면 현실의 문제들이 회복되어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으리라 전해준다.

“네 손에 죄악이 있거든 멀리 버리라 불의가 네 장막에 있지 못하게 하라 그리하면 네가 반드시 흠 없는 얼굴을 들게 되고 굳게 서서 두려움이 없으리니”(욥 11:14~15).

소발은 욥에게 ‘죄악을 버리고 불의를 멀리하라’고 권했다. 범죄하지 않고 바른 행실로 살아감, 소발의 견해로는 그것이 바로 의 자체이다. ‘흠 없는 얼굴을 들고 굳게 서다’는 말은 의인으로서의 당당함을 표현한 것이다. 소발도 엘리바스와 빌닷과 의에 대해 동일한 입장이다. 세 친구들이 가진 의의 개념은 모두 <도덕적 충족으로써의 의>에 관한 것이다.

 

(5) 내 구원의 근거는 나의 행위

욥은 세 친구들의 말을 듣고 너무 답답했다. 자신이 아무리 무죄를 호소해도 친구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게다가 자기가 보기에도 현실은 자신이 유죄라고 증언하고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욥은 자신의 결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자신의 바른 행위가 바로 구원의 근거가 된다는 말이다.

“그가 나를 죽이시리니 내가 희망이 없노라 그러나 그의 앞에서 내 행위를 아뢰리라 경건하지 않은 자는 그 앞에 이르지 못하나니 이것이 나의 구원이 되리라”(욥 13:15~16).

여기에서 욥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지목한 ‘그’는 하나님이시다. 욥은 하나님이 자신을 죽이실 것이기 때문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나님을 자기의 생사여탈권을 가진 주권자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욥이 말한 요점은 뒤에 있다.

욥은 하나님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 앞에서 자신이 행한 일을 말하겠다고 한다. 여기에서 “아뢰리라”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יכח(야카흐)’로써 단순히 ‘말하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구약성경의 다른 본문에서는 법적 의미인 ‘변론하다’, ‘판결하다’, ‘판단하다’ 등으로 번역되었다.

“어찌 도움이 되지 아니하는 이야기, 무익한 말로 변론(יכח)하겠느냐”(욥 15:3).

“그가 열방 사이에 판단하시며 많은 백성을 판결(יכח)하시리니”(사 2:4a).

“그들은 송사로 사람에게 죄를 씌우며 성문에서 판단(יכח)하는 자를 올무로 잡듯하며”(사 29:21a).

그러므로 욥은 하나님께서 자기를 죽이려고 하시기 때문에 희망이 없지만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행위가 증명되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16절이 그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하는데 “그 앞에 이르지 못하나니”는 “구원”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욥은 자신은 경건하며 자신의 행위로 인해 하나님 앞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즉 자신의 행위가 구원 받기에 합당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이어지는 욥의 진술을 보면 욥은 행위의 온전함을 의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지는 구절을 함께 살펴보자.

15 그가 나를 죽이시리니 내가 희망이 없노라 그러나 그의 앞에서 내 행위를 아뢰리라

16 경건하지 않은 자는 그 앞에 이르지 못하나니 이것이 나의 구원이 되리라

17 너희들은 내 말을 분명히 들으라 내가 너희 귀에 알려 줄 것이 있느니라

18 보라 내가 내 사정을 진술하였거니와 내가 정의(צדק)롭다 함을 얻을 줄 아노라

(욥 13:15~18)

18절의 “정의”는 히브리어 ‘צדק(쩨데크)’을 번역한 것이다. 우리는 ‘צדק(쩨데크)’를 일괄적으로 ‘의’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위 구절을 통해 욥이 지닌 의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욥은 16절에서 “경건하지 않은 자”는 하나님 앞에 이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자신의 행위가 전해질 것이고 그로 인해 자신이 구원을 받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리고 18절에서 욥은 “내 사정을 진술하였거니와”라고 변론하였으니 자신이 ‘צדק(쩨데크)’라는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욥은 인간이 행위에 근거하여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다는 의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6) 인간에게 무관심하신 하나님

욥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하나님을 점점 더 매도한다. 하나님께서 문제가 있는 분으로 밝혀지면 욥이 억울한 희생자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그래서 욥은 하나님께서 자기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고통을 주시는 분이라고 고발한다.

19 물은 돌을 닳게 하고 넘치는 물은 땅의 티끌을 씻어버리나이다 이와 같이 주께서는 사람의 희망을 끊으시나이다

20 주께서 사람을 영원히 이기셔서 떠나게 하시며 그의 얼굴빛을 변하게 하시고 쫓아보내시오니

21 그의 아들들이 존귀하게 되어도 그가 알지 못하며 그들이 비천하게 되어도 그가 깨닫지 못하나이다

22 다만 의 살이 아프고 의 영혼이 애곡할 뿐이니이다

(욥 14:19~22)

욥은 “주께서는 사람의 희망을 끊으시나이다”(19b절)라고 하나님께서 매정하고 잔인한 분으로 묘사했다. 이어지는 20절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이기시고 그의 낯빛을 바꾸어 보내신다고 말했다. 이는 하나님이 인간의 의지를 꺾어 좌절시키는 분이라는 말이다.

21절의 “그의 아들들”은 문맥으로 보아 하나님께 신앙을 가진 자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존귀하게 되거나 비천하게 되거나 하나님께서는 별로 상관하지 않으신다고 말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무관심한 분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게다가 단지 인간이 아니라 “아들들”이라고 말하여 하나님께서 자녀들에게조차 무관심하시다고 비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22절의 ‘그’는 19~20절에서 하나님께 외면 받은 사람을 가리킨다. 그러하기에 22절은 하나님께 상처받은 사람만 육신과 영혼에 총체적인 고통을 받고 신음한다는 의미이다. 욥은 자신의 무죄를 어필하기 위해 하나님 편에 잘못이 있음을 일반화한 예로 확장시켰다.

욥과 세 친구들과의 대화는 점점 더 격해지고 있다. 과연 누구의 주장이 옳은 것일까? 다음 시간에는 엘리바스가 욥에게 최후통첩으로 전한 내용을 살펴보려 한다. 욥과 세 친구들의 대화가 얼마남지 않았다. 계속해서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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