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시련, 육신 질병 딛고 "이건 기적이다."
교회 시련, 육신 질병 딛고 "이건 기적이다."
  • 김상학 목사
  • 승인 2018.08.04 13: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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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수련회와 적용의 휴가가 잘 어우러져 특별한 은혜로 나타났다.

 

선교적 크리스천의 삶을 향한 세미나
선교적 크리스천의 삶을 향한 세미나

 

양양에서 있을 수련회를 위하여 7월 30일  월요일 새벽 3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이전 같으면 주일 오후 일정을 마치면 초저녁부터 잠을 잤는데, 늦은 밤까지 이것저것 점검하다가 자정이 다 되어서야 잠자리에 누웠다. 아직도 어린 아이의 기질이 남아 있나 보다.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했지만, 피곤을 모르고 3시간여를 운전하여 아침 7시에 오색 평화 수양관에 도착했다. 개인 승용차를 운전하여 오는 가정들도 거의 비슷한 시간에 도착해 방을 배정받고 여장을 풀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곧바로 개회 예배, 그리고 이어서 ‘하나님의 형상’이란 주제를 가지고 첫 번째 세미나를 시작했다. 이는 교인들이 예수님을 영접한 ‘하나님의 자녀’이지만 비성경적 인간론에 오염되어 하나님의 형상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시도한 것이다. 또한 아무리 악한 자라고 해도 하나님의 형상을 상실한 것이 아니라 손상되었다는 사실로써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임을 공감하기 위함이었다(요 3:16). 조별 토론과 발표 시간을 통하여 학습한 내용을 다시 짚어 본 뒤, 오전 일정을 마쳤다.

 

점심은 바비큐 파티다. "뜨거운 대낮에 웬 바비큐냐?"고 하겠지만,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구워낸 숯불 바비큐의 맛은 수련회에 감칠 맛 나는 풍미를 더 해 주었다. 오후 시간은 일정표에 따라 해수욕장을 찾았다. 하늘은 맑고 바람이 없는데 웬 파도가 그리도 센지 바다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설악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에서 해수욕을 대신했다. 여기에는 해수욕장에서 맛볼 수 없는 계곡의 아기자기한 맛이 널려 있었다. 바위에서 뛰어내리는 다이빙, 얕은 물가에서의 다슬기 잡는 체험은 “꿩 대신 닭이 아니라 닭 대신 꿩”이라 할 수 있을 만큼의 큰 선물이었다.

 

한 성도가 너무 좋아한 나머지 안경을 쓴 채로 다이빙을 했다가 안경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수심이 삼 미터나 되는 곳에서 안경을 찾는 “미션”도 물놀이의 극치를 안겨주었다. 찾았을 때의 기쁨을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잃은 양? 잃은 드라크마? 아마도 집 나갔던 아들을 다시 찾은 기쁨 정도 되지 않았을까? (눅 15:1-32)

 

저녁 식탁은 주문진항에서 공수해온 풍성한 해물로 차려졌다. 해물탕과 새우찜, 그리고 후식으로 숯불 감자 구이…. 배불러 오자 여기저기 하루의 피곤함을 호소하는 하품 하는 소리가 일정을 조정해 달라는 소리로 들려왔다. 새벽 3시에 출발하여 강행군을 했으니 어찌 피곤치 않으랴! 저녁 세미나를 다음 날 새벽에 하기로 하고 하루의 일정을 마쳤다.

 

나는 작은 골방에 들어가 깊은 잠에 빠졌다. 수련회에 흥분되어 지칠 줄 모르고 뛰어다녔지만, 사실은 눕자마자 곯아떨어질 정도로 피곤했던 것이다. 무려 8시간의 깊은 꿀잠을 잤고, 새벽 5시에 부활하듯 다시 일어나 새벽 기도회와 오전 세미나 일정을 시작 할 수 있었다.

 

아침 식사 전, ‘죄’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려는 사탄의 집요한 공격이 창세기에서부터 있었으며, 그 결과는 비참이며 죽음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웠다. 특별히 오늘날 동성애 문제는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려는 사탄의 교묘한 전략임을 고발했다. 남자와 여자의 하나 됨을 통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그 형상이 그 자녀들로 나타나고 이어지게 되는데, 동성애자들은 남자·여자를 인정하지 않고 동성애를 탐닉하고, 급기야는 동물과의 섹스(수간)로서 남자와 여자로서 인정되는 하나님의 형상의 맥을 단절하는 데까지 나감을 고발한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들도 하나님의 형상이 심각하게 손상되었을지라도 그 형상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복음을 전해야 하는 대상임을 마음에 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 역시도 동성애는 아닐지라도 죄악 가운데 있을 때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저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었다.

 

아침 식사 후에 모든 짐을 정리하고 마지막 세 번째, ‘선교적 교회’에 관하여 세미나를 진행했다. 한국교회가 교회성장을 목표로 대형교회를 꿈꾸며 목회했던 것이 ‘교회 위기’라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는 사실을 나누면서, 그 한 예가 우리 교회였다는 사실을 자백하고 회개했다. 하나님은 교회를 세상보다 더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사랑하시기에 교회를 세우셨다는 사실(요 3:16)을 함께 나누면서, 선교적 크리스천으로 ‘삶 속의 선교사’가 될 것을 다짐했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모두가 ‘선교적 크리스천’이라는 말씀 안에서 하나 되는 시간이었다.

 

수련회는 끝났고 이제 각자 흩어질 시간이 되었다. 바쁜 일터를 위해 귀가하는 팀, 산과 바다로 남은 휴가를 떠나는 팀으로 나뉘었지만, 흩어진 곳곳에서 ‘선교적 크리스천의 삶’을 적용한다는 의미에서 수련회의 연장임을 밝혔다. 또한 앞으로의 삶에서도 계속 도전해야 하는 과제라는 점도 알렸다.

 

나는 설악 팀을 이끌고 오색약수에서 대청봉으로 오르는 코스로 산행을 시작했다. 이번 산행은 산 속에 오래 동안 머무는 것이 목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급경사로 이루어진 코스이지만 한발 한발 오르다보면 설악폭포 오아시스도 만나고, 다시 힘을 얻어 오르면 대청봉에 이른다.

 

중청대피소에서의 하룻밤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 주었다. 깊은 단잠에서 일어나 아침 식사를 준비할 때에 바다 표면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일출 장면은 보기 드문 장관을 연출했다. 설악에서 이런 일출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번에는 비바람 속에 산행을 맛보았는데 이번엔 화창한 날씨에 선명한 일출을 만날 수 있었다. 언젠가는 벼락이 바로 머리 위에서 지륵지륵 떨어지는 통에 생각나지도 않는 죄를 짜내어 기도하면서 대피소로 향했던 적도 있었다. 참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대청봉이다.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곳곳에서 드러났기에 하는 말이다(롬 1:20).

 

오전 6시부터 설악의 속살, 천불동 계곡으로 들어가 설악동 소공원을 향하는 산행을 시작하였다. 천 개의 바위 봉우리를 천 개의 불상으로 표현한 이름,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면서 폭포와 계곡을 즐겼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있노라니 수십 마리의 열목어들이 발바닥을 간지럽힌다. 요나에겐 큰 물고기 형벌이 있었는데 내겐 수십 마리의 작은 물고기가 피로회복을 위한 수종을 들고 있는 형국이다. 천 개의 불상 앞에서 하나님의 자녀에게 주시는 특별한 은혜라고 받아 들였다.

 

중청대피소에서 설악동 소공원까지 열 시간에 걸친 하산 과정은 에덴동산의 누림이었고 치유의 시간이었다. 장시간의 산행을 할 때면 여지없이 나타나던 무릎 통증도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했다. 특히 무릎 연골 손상으로 염려하며 도전한 나의 친구 장 목사는 가장 먼저 대청을 밟고 가장 먼저 설악동을 찍는 기염을 토했다.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을 ‘파서블’로 바꾼 하나님의 사람들이었다. 설악 등반 일정을 마치고 바다에서 휴가를 보내는 팀과 다시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 나눈 후에 휴가 팀을 뒤로 한 채 집으로 향했다.

 

교회의 시련과 육신의 질병을 얻은 후 성도들과 어딜 나간다는 것 자체가 힘들어 거의 십 년 정도를 침묵하고 지냈는데, 이번 수련회는 준비하는 기간부터 수련회 모든 일정, 그리고 적용의 휴가까지 풍성한 은혜가 뒤따랐다. 말씀사역 외에도 모든 수련회 일정을 함께 했고, 설악산 등반에서도 고질적인 무릎의 문제를 딛고 거뜬히 완주했을 때, “이건 기적이다!”를 몇 번이고 외쳤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렘 29:11) 이제 건강뿐만 아니라 목회의 미래와 희망까지 더하여 주셨음을 확신한다.

 

지금도 그 흥분되었던 은혜의 여운이 내 속에서 맥박치고 있다. 말씀을 준비하는 기쁨, 목양에 대한 관심, 학업에 대한 도전 등, 내 몫의 십자가의 무게를 넉넉히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주어진 것이라 믿는다. 주의 은혜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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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학 목사는 백석신학교와 백석신학연구원을 졸업하고 안산 성경제일교회를 개척하여 23년째 섬기고 있다. 목회 10년차에 안산전도학교를 설립하였고 미자립교회 네트워크를 통해 안산시 복음화에 힘썼다. 목회 15년차, 교회 분열의 시련기를 거치면서 "암 발병과 함께 모든 사역을 내려놓고 기도하던 중, 한국교회의 교회성장운동의 폐단을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서 성경강해설교학(MA) 과정을 거쳐 현재 일반대학원 신약신학(Th.M)을 전공하며 후반기 목회의 사역에 기쁨으로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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