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반대 진영 고진감래 끝에 환호
-풀어가야 할 남은 과제들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부자 세습에 예장통합총회(총회장 림형석 목사) 재판국(국장 강흥구 목사)은 8월 6일 자정을 조금지나 “2017년 10월 24일 서울동남노회 제73차 정기노회에서 행한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안 승인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재판국은 5일 오전 11시부터 7건의 안건을 처리한 후 오후 5시 40분부터 재심 건을 다뤘다. 회의 전, 강흥구 재판국장은 "저녁 7시 늦어도 9시까지는 판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언과는 판결은 13시간만에 이루어졌으며 회의장 밖에는 JTBC KBS, MBC, SBS 등 일반 언론사들을 포함해 교계 20여개의 언론사의 취재진들이 무더위 속에서 땀을 흘리며 결과를 지켜보고 있었다.
◇6시간 진통 끝에 명성교회 불법 세습 판결
그때까지만 해도 명성교회 이종순 장로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김삼환 원로목사는 금식에 들어갔고, 공식적으로는 재판국의 판결을 수용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여론은 지난 7월 16일처럼 8대 6으로 명성 측에 유리한 판결이라는 나올 것이라 했다.
하지만 밤 11시까지 어떤 결과도 나오지 않자 기자들은 중간 중간 회의장 밖을 나오는 재판국원들을 채근하자 한 재판국원은 “각자 의견이 다르고, 7대 7로 비등비등하다.”는 견해와 다른 재판국원은 “김수원 목사의 노회 재판국 면직출교 건도 함께 다루고 있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재판국원은 “전원합의체로 결론을 도출하느라 오랜 시간 논의가 불가피하다.”라고 답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
결국 6시간의 긴 진통 끝에 작년 8월 19일, 제103회기 교단총회 직전 “세습이 유효하다.”는 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재판국원 14명 만장일치로 명성교회 세습에 대해 교단 재판국이 “불법”임을 선언하며 2년 가까이 끌어왔던 판결에 종지부를 찍었다.
◇세습반대 진영 고진감래 끝에 환호
원고 측 김수원 목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또한 재판국원들이 세기의 재판답게 끈기 있게 인내하며 바른 판결을 내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서울동남노회 비대위가 앞장서서 총회가 인정할 수 있고, 노회와 명성교회가 재건할 수 있게 좋은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예장연대 장병기 대외협력국장은 “명성교회는 아버지가 쌓은 부와 권력을 아들에게 넘기려고 했다. 그러나 총회 임원회와 재판국이 (총회) 법과 원칙대로 판결했으면 벌써 해결 됐을 것”이라며, “명성교회로 인해 교단의 신뢰가 무너져 선교가 방해되고, 한국사회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왔다. 이는 명성교회 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안고가야 할 문제다. 그간 바른 정론을 펼쳐준 교계언론과 일반 언론에도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장신대 김주영 총학생회장은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2017년부터 만 3년간 교단과 총회를 위해 힘써왔다. 이제 시작이다. 한국교회와 사회 앞에 다시 신뢰를 쌓아가도록 신학생들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 조병길 집사는 입장문을 통해 “총회결의가 법정으로 이어져 교회법과 사회법으로 확정됐음에도 명성교회가 불복했다. 이제 한 고비를 넘었을 뿐 지금부터가 어려운 단계”라며, “명성교회의 세습이 완전히 철회돼 다시금 한국교회의 명예가 회복되는 그날까지 함께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풀어가야 할 남은 과제들
총회 재판국의 명성교회 부자세습이 무효라고 선언했지만, 2017년부터 지속되어온 서울동남노회의 갈등의 종지부를 찍은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25일 수습전권위 주관 하에 열린 수습노회에서 선출된 임원들이 오는 8월 14일 임시노회를 열고 9월 22일 제104회 교단 정기총회에 파견될 총대들을 선별하는 것을 중지시켜야 한다.
또한 명성교회 측은 이번 재판국 판결에 불복해 돈과 권력을 앞세워 교단과 사회법에 소송을 제기할 여지도 남아 있다.
뿐만 아니라 노회 재판국에서 김수원 목사를 면직·출교시켰던 상고심 건도 판결되어 김 목사가 서울동남노회장으로 복귀해 노회를 바로 잡을 수 있을지, 명성교회가 노회나 교단의 치리를 거부하고 교단을 탈퇴할 가능성도 타진되고 있어 향후 명성 측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