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위한 제안3] 공동체적 지식접근
[변화를 위한 제안3] 공동체적 지식접근
  • 전택보 목사
  • 승인 2019.08.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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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움교회 전택보 목사
▲세움교회 전택보 목사

교회가 공동체적이라는 것은 교회에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결정할 때에도 공동체적으로 접근할 것을 요청하게 된다. 사도바울을 비롯한 신약성경의 저자들이 성경을 기록할 때,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서신을 받는 공동체의 상황과 필요였다. 그들은 때때로 공동체의 소식을 가지고 온 형제와의 대화를 통하여 각 공동체의 질문에 답하거나 필요에 응답하는 형태로 서신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교회가 지식 접근의 공동체성을 가지려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식 접근에 대한 기존의 패러다임을 확인하는 일이다. 신약 성경의 기록이 완성된 이후로 더 이상 계시로서의 성경을 새롭게 받는 교회공동체는 없다. 이제 우리는 기록된 성경 중 우리 공동체에 필요한 본문을 선정하여 성경읽기, 설교, 성경공부 등의 방법으로 개인과 공동체를 위한 말씀을 들어야 한다.

과거에 성경 저자들은 각각의 교회의 필요를 따라 서신을 전달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기록된 성경을 읽고, 설교를 듣고, 성경공부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공동체가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를 분별하여 그에 맞는 성경을 공부하므로 하나님이 우리 공동체에 원하시는 것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 공동체에 필요한 지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

보통 교회가 어떤 성경을 함께 읽을지, 어떤 본문으로 설교를 들을지, 어떤 주제나 방식으로 성경을 공부할지를 결정하는 권한은 목회자에게 위임하여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목회자가 교회의 여러 가지 상황과 구성원들의 성숙도를 고려하여 본문을 선정하는 것은 효과성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나름대로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목회자나 사역자 그룹에서 이런 역할을 지속적으로 독점하게 되면 목회가 사유화 되고 교회 공동체의 성경읽기가 개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오히려 교회를 구성하는 공동체원들이 함께 우리 공동체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공동체에 필요한 말씀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교회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고, 자신들에게 필요한 말씀이 무엇인지 말하며 교회의 전체적인 성숙도와 필요를 바르게 진단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목회자는 열린 마음으로 공동체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자신이 이미 수차례 설교하고 가르친 내용을 모른다고 하는 지체들의 이야기에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공동체 전체를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의 욕구만을 표출하는 지체들을 발견하여 답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그 모습이 공동체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가장 현실적인 지표이다.

그런 과정을 통하여 목회자 자신이 생각하는 공동체의 필요와 지체들이 생각하는 공동체의 필요의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지식 접근을 위한 공동체의 참여는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목회자는 열린 마음으로 공동체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교회 공동체에 꼭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도를 하며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 공동체의 성숙도이다.

공동체의 성숙도에 따라 헤게모니를 확장할 것인지,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어떤 공동체의 경우에 이런 시도를 하면 “목사님이 다 정해주시면 되지 이런 것까지 논의를 해야 하느냐?”는 반문을 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패러다임의 전환보다는 헤게모니의 확장을 일차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헤게모니의 확장이란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점차 논의를 확대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목회적 차원에서 기존 체제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는 것이 공동체에 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공동체에 필요한 지식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별도의 기구를 만들거나 공동체 전체가 아닌 일부의 그룹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헤게모니의 확장은 엄밀한 의미에서 지식 접근의 공동체성이 추구하는 방향은 아니다.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패러다임의 전환으로서의 지식 접근의 공동체성이다. 만약 공동체를 새롭게 시작하는 단계에 있거나, 공동체가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해봄직 하다. 헤게모니의 확장이 기존 체계를 보완하는 것이라면, 여기서 패러다임의 전환이란 기존 체계와는 다른 차원에서의 변화를 시도하여 전체적인 개혁을 이루려는 노력이다.

교회 공동체가 필요한 지식은 무엇이며 어떤 방법으로 교육 과정을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한 사람의 지식이나 판단에 의존하지 않고 공동체 전체가 토의의 과정을 통하여 결정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지체들이 필요를 채울 수 있을 것이다. 현 시점에서 교회 공동체가 지식 접근의 공동체성을 갖게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지식 접근의 공동체성을 위한 노력은 깨어있는 목회자 또는 교회의 리더그룹의 헌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식 접근의 공동체성 향상을 위한 노력에 참고할 만한 사항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만약 교회의 리더그룹의 헌신이 전제되어 있다면 지식접근의 공동체성이 어려운 이유가 많은 시간, 인력, 비용의 문제로 좁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가 간단히 해결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수가트 미트라가 구름위의 학교에서 보여준 모습에서 좋은 해결방법을 배울 수 있다. 수가트 미트라는 교사가 지식 전달자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적절한 동기 부여와 필요한 질문을 부여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보여주었다.

이는 지식 접근성의 민주화를 위하여 교사를 중심으로 하는 어떤 그룹이 미리 연구하여 선정하는 방식을 버리고, 학생들이 학습 현장에서 직접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사의 역할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교사는 더 이상 지식 전달자로서의 역할에 제한되지 않고 학생들의 학습에 마중물 역할을 해주는 코치가 될 수 있다.

이런 변화가 교회 공동체에서 시도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우리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지식이 무엇인지, 그 지식을 어떤 방식으로 습득할 것인지에 대하여 소극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좀 더 혁신적인 사고를 가지고 공동체의 지체들 스스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지식의 종류를 결정하고 그 지식을 습득하는 주인이 되도록 도울 수 있다.

만약 바울의 전도여행에 대한 공부를 하고자 할 때, 교사가 교재를 선정하여 가르치는 방식이 기존의 패러다임이었다면 지체들이 스스로 바울의 전도여행에 대하여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할지 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바울의 전도여행을 스스로 연구하여 보드게임을 만드는 방식을 지식 습득의 방법으로 선택할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일정 기간 동안 지체들이 역할을 분담하여 본문을 연구하여 전도여행의 지명, 인물, 사건, 동선 등을 찾고, 그것을 게임으로 만드는 과정을 반복한다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체들은 바울 전도여행에 대해서는 충분한 지식 습득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이런 교육을 위하여 패러다임이 전환된 목회자 혹은 리더그룹이 필요하며, 그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목회자나 리더그룹이 변화된다면 공동체의 지체들은 스스로가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현 시대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신앙적 주제를 도출하여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에 대하여 좀 더 깊은 지식 접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교회의 사람이 아니라 성경의 사람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나의 제자가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다. 목회자를 포함한 교회의 리더그룹이 빛나는 것 보다 공동체가 함께 하나님 나라를 건설해 가는 것이 공동체적 교회를 이루는 이유이고 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가 필요로 하는 지식이 무엇인지 선정하고, 그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도 누군가가 전달하는 방식이 아닌 함께 연구하고 배워가는 공동체적 방식을 선택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여 하나님의 교회가 공동체로 세워지기를 제안한다.

ⓒ행복한교회 구탁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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