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tina lente!” 김진식 교수의 7기 라틴어교실 순항 
“Festina lente!” 김진식 교수의 7기 라틴어교실 순항 
  • 윤지숙 기자
  • 승인 2023.03.09 2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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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문헌과 1세기 신약성경 배경이해에도 도움이 돼
2023년 3월 7일에 개강한 정암학당 7기 라틴어교실에서 강의하고 있는 김진식 교수
▲2023년 3월 7일에 개강한 7기 라틴어교실에서 강의하고 있는 김진식 교수(정암학당)

정암학당 책임연구원으로 있는 김진식 교수와 성경과삶이야기 «울림»의 기자가 스승과 제자로 처음 만난 건 2019년 7월 한국외대 일반대학원 고전어·어문학(그리스어/라틴) 오리엔테이션 때였다. 김 교수는 그해 가을학기 “희랍문학사”를 가르쳤고, 그날 그리스의 교육 관련 번역서적인 베르너 예거의 『파이데이아 1』를  끝마쳐 5월에 출간된 책을 들고 나와 인상적이었다. 지난 20년 가까이 성경학과 신학 수업만 들어오다 서양고전문헌으로 하는 인문학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첫 발을 떼는 순간이기도 했다. 솔직히 아직도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

▲2019년 12월 13일에 서울대 협동과정 서양고전학 전공 창립 30주년기념 학술행사에서 라티움어 교재 Fabula docet의 초판본을 선보이고 있다.
▲2019년 12월 13일에 서울대 협동과정 서양고전학 전공 창립 30주년기념 학술행사에서 안재원 교수(좌)가 김진식 교수(우)의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를 라티움어 교육 교재 Fabula docet의 초판본을 선보이고 있다.  
2019년 12월 13일에 서울대 협동과정 서양고전학 전공 창립 30주년기념 학술행사에서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에 따른 라티움어 교육: Fabula docet"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는 김진식 교
 ▲2019년 12월 13일에 서울대 협동과정 서양고전학 전공 창립 30주년기념 학술행사에서  

김 교수는 그해 12월 열린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서양고전학 전공 창립 30주년기념 학술행사에서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에 따른 라티움어 교육: Fabula docet"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집필한 라틴어 교재 『Fabula docet』를 선보였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1기 라틴어교실 초급과정은 1년 40주로 6기까지 매년 100여명의 수강자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강의내용은 외대 대학원에서 15주 1학기 강의됐던 커리큘럼 그대로 였다. 그런데 시민강좌는 같은 컬리티인데도 무료로 강의 되어진다는데 적잖이 놀랐다. 기자 역시 김 교수의 배려로 대학원에서 듣지 못했던 이후 수업들을 4기에 합류해 1년 6개월 동안 중급과정까지 들을 수 있었기에 겨우 까막눈을 면한데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본지 주관으로 2022년 1-2월에 걸쳐 8주동안 번역자 직강으로 열린  베르겔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세미나에서 김진식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본지 주관으로 2022년 1-2월에 걸쳐 8주동안 번역자 직강으로 열린 베르겔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세미나에서 김진식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년 1-2월 8주동안 성경과삶이야기 «울림»에서는 김진식 교수를 주강사로 한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1, 2> 번역자 직강의 세미나를 열었다. 이 때 김 교수는 주요 텍스트의 의미를 꼼꼼히 짚어주며 목회자들과 일반 교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로마 서사시를 소개함으로써 "기원전 1세기의 로마문학을 통해 동시대 저술된 신약성경의 배경 이해에 도움을 주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 이색적이었다."는 평을 들었다.   

금년 3월 8일에 개강된 7기 라틴어교실 1주차 강의에서 김 교수는 주교재 『Fabula docet』에서 Fabula는 '이야기', docet는 '가르치다'라는 뜻이며 로마를 포함한 이탈리아 서쪽 라티움족이 살던 지역의 언어로 '라틴어'라고 하기보다는 ‘라티움어’로 지칭하고 있다. 1학기는 3월 8일부터 매주 수요일 19:00~21:00 총 20주, 2학기는 9월 6일부터 매주 수요일 20주 동일 시간에 Zoom(아이디 854 6133 0347/ 암호 046005)을 통한 실시간 비대면 강의로 진행된다. 네이버밴드(https://band.us/band/79166522)를 통해서도 4주간 해당 강의 영상을 볼수 있다.

40주 또는 60주의 초급과정과 중급 과정을 마치고 난 수강자들은 카이사르의 <갈리아전기> 읽기를 시작으로 개신교와 가톨릭에서도 관심있게 연구되어온 플라톤의 원전과 가장 수려한 문체와 논리정연한 연설문으로 꼽히는 키케로의 글은  수세기동안 학교 교육 필독서로 각광을 받아온 만큼 원전 강독에도 참여할 수 있다.

고전 라틴어는 기원전 1세기 로마 초대황제인 아우구스투스(기원전 63-기원후 14년) 당시 통용됐던 공식문서나 비석이나 벽면 등의 금석학에는 대문자 알파벳 21자가 띄어쓰기 없이 사용됐다. 이후 모음과 소문자도 사용됐으며 당대 로마 서사시인 베르길리우스, 호라티우스, 오비디우스 등의 작품을 통해 공연돼 보급 됐으며 , 14-15세기 중세 라틴어와 19세기까지 학술언어로 쓰여져 왔다.

교재는 로마 신화를 담은 오비디우스(기원전 44-기원후 18년)의 변신이야기를 토대로 정암학당 연구원들의 협업으로 운문을 산문으로 문장을 단순화하는 작업을 거쳐 27과로 선별됐다. 쳅터 마다 속담이나 격언이 담겼고, 본문에는 변신과 관련된 신화 이야기로 재미를 더했으며, 새로운 단어들과 주요 문법, 그리고 연습 문제를 통해 단어와 문장을 익히도록 구성됐다. 교재 뒷부분에는 단어장과 변화표가 부록으로 첨부됐다. 베르길리우스가 『아이네이스』를 저술하고 11년동안 완벽을 기하며 수정을 거듭했던 것처럼, 김 교수는 보다 교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강의 회차가 거듭될수록 학생들의 이해도를 반영해 세밀하게 검토 한 후 25과로 재구성되어 금년 12월 개정 3판이 출간될 예정이다.

김진식 교수는 “라틴어 문법적 용어들은 아직까지 우리말로 정착되어 있지 않다. 1970년대 80년대 학번의 연구자들은 배웠던 선생님에 따라 명사와 동사, 형용사의 곡용, 활용, 용장 용법 등으로, 또다른 같은 용어를 영어권에서는 가정법으로, 불어권에서 접속법이라 저마다 명칭을 달리해 번역하고 있다.”며 용어의 일치를 연구자들의 과제 중의 하나로 꼽았다. 

"처음 배울 당시, 독일어 선생님은 한국말을 모르고, 학생들은 독일어를 몰라 라틴어로 대화를 하며 대학원 수업을 어렵게 공부했다."고 회고 했다. “한자 세대가 아닌 오늘 우리 세대에서는 변화무쌍한 언어의 변화에 따라 수업에서 “명사와 동사, 형용사 변화”라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끔 영어를 “망가진 라틴어”라 언급하며서도 “어원이 라틴어에서 온 영어단어들은 지금도 유사성이 많아 라틴어를 알면 영어 배우는데 도움이 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 volvo(나는 구르다)라는 자동차 브랜드나 가톨릭의 미사(misa), 지난 3년 동안 많이 들었던 코로나(corona)도 왕관, 화관이라는 뜻의 라틴어”라며 우리의 일상 언어에도 라틴어가 쓰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이솝우화에도 나오는 태산이 떠나갈 듯 요동쳤으나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뿐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는 “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라는 말도 고사성어 같지만, 사실 호라티우스가 “시를 쓸 때 산처럼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면 생쥐 꼴이 된다.”고 비유적으로 한 말을 중국식으로 바꾼 것.

"Latintas viva"(라틴어는 살아있다)를 외쳐 수강자들을 독려하고 있는 김진식 교수
▲"Latintas viva"(라틴어는 살아있다)를 외쳐 수강자들을 독려하고 있는 김진식 교수

마지막으로 “지금은 사어(死語)가 된 라틴어는 사실 어떤게 맞다 틀리다 할 수 없다. 가르치는 선생이 누구냐에 따라 발음도 조금씩은 다르다. 급하게 서둘러 배울 수 있는 언어가 아니”라고 주지시키고,  아우구스투스가 좋아했던 말이자, 전쟁에 나가는 병사들에게 당부했던 역설적인 문구인 “Festina lente!”(천천히 서둘러라)로 갈무리하며 "Latintas viva"(라틴어는 살아있다)를 외쳐 수강자들을 독려했다.

한편 김진식 교수(정암학당 책임연구원)는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고, 서울대학교 서양고전학 협동 과정에서 희랍 서정시를, 독일 마인츠에서는 박사과정으로 로마 서정시를 공부했으며 서울대학교에서 호라티우스 서정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정암학당에서 연구 책임자로 키케로 연구 번역을 맡아왔으며 서울대와 카이스트, 연세와 외대에서 희랍문학과 로마문학, 희랍어와 라티움어를 가르쳐 왔다. 저서로는   『가난과 은둔의 현자 호라티우스』, 번역서로는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1, 2』, 호라티우스의 『카르페 디엠』, 『시학』, 『소박함의 지혜』, 프리드리히 니체의 『비극의 탄생』, 베르너 예거의 『파이데이아 1』, 키케로의 『투스쿨룸 대화』와   『라일리우스 우정론』, , 에라스무스의 『투격언집』 ,   『우신예찬』, 토마스 무어의   『유토피아』, 공동번역서로는 헤르만 프랭켈의 『초기 희랍의 문학과 철학 1, 2』, 브루노 스넬의 스넬의 『정신의 발견』, 『몸젠의 로마사 1-6』, 『설득의 정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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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학당 연구원들과 김 교수가 소속된 한국서양고전학회는 1986년 4월 설립돼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 전반에 관한 학문적 연구와 이해의 증진에 목적이 있으며, 정기 및 비정기 학술발표회 개최, 학술잡지와 서적의 간행을 주요 사업내용으로 한다. 매년 2회에 걸쳐 학술 발표가 있고, 학술지 <서양고전학연구> 매년 4회, 국제학술지는 2회 발간되고 있다. 

서울대 대학원 협동과정 서양고전어학 전공에서는 호메로스로부터 서사시, 서정시, 희극, 비극, 플라톤, 고르기아스, 리시아스, 데모스테네스, 투키디데스 등의 저술을 강독하는 고전 그리스문헌과 베르길리우스, 호라티우스, 롱기누스, 테렌티우스, 아풀레이우스 등의 라틴문헌 등 문학, 철학, 역사 분야에서 연구하고 강독하며 고전 시대의 문학 이론이 현재에도 유효할 뿐 아니라 마르크스, 프로이트, 데리다, 푸코와 같은 현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문학 이론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유를 짚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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