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나라를 흉내내는 무모한 도전(마지막)
하나님나라를 흉내내는 무모한 도전(마지막)
  • 전택보 목사
  • 승인 2018.11.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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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는 살아가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요셉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요셉

 

저는 지난 몇 달의 시간동안 “하나님나라를 흉내 내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4편의 글을 정리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책, 설교, 신학교 강의실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하나님나라의 이야기가 제 삶과 사역에 어떻게 실천되어야 하는지 세움교회라는 작은 공동체에서 지난 7년간 실천한 이야기입니다.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단순히 몇 개로 정의하는 것의 위험성을 감수해서라도, 손에 잡을 수 있는 것들 몇 가지는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말씀대로 살아가며 성경적인 교회를 이루는 것을 온전하게 표현할 수 없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필요한 변화와 실천 몇 가지는 노력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공동체성, 리더십의 분배와 균형, 자발적 헌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써 내려갔습니다. 물론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이 땅에서 실현하는 것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고, 상황마다 서로 다른 적용을 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론적으로 하나님나라를 잘 설명한다 하더라도 실제로 살아가려고 소망하지도 않고 노력하지도 않으며 “나는 하나님나라를 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스스로 구원받을 믿음이 있다고 말하며, 삶을 헌신할 마음이 없는 상태가 무엇인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믿음이나 신앙을 이야기하면서 몇 가지 교리나 성경구절에 동의하고 주일에 교회에 나와 예배하는 정도로 제한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을 찾아온 청년에게 모든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나를 좇으라(마 19:21)고 말씀하시며,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전적인 헌신을 요구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신앙생활이 소요리문답과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1번을 넘어서야만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요리문답의 1문답은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을 묻고 그것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그분을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답합니다.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의 1문답은 우리의 유일한 위로가 무엇인지 묻고 우리가 그리스도의 것이며 그리스도가 우리의 구원을 이루시며 성령께서 우리를 그분을 위해 살도록 하신다고 답합니다.

우리의 삶의 목적과 위로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후에라야 우리가 믿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며,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됩니다. 삶의 목적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믿음의 내용을 정리하고, 삶의 방향을 이야기하고, 하늘을 소망하며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일은 각자의 삶의 자리에 따라 그 모양이 다를 수 있고, 믿음의 정도에 따라 그 수준이 다양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흉내 내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한계를 그어놓고 자기 합리화를 반복하는 것은 궤변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자리에서 우리의 역량과 한계를 인정하며 하나님 나라는 실현되고 있어야 합니다.

제가 이 노력을 무모한 도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 한계가 너무 분명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흉내 내는 이 노력은 꼼꼼히 살펴보면 성경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효율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분이 이 글을 보시고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하며 수정을 가하기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하지도 않고 온전하지도 않은 이 무모한 도전을 하는 이유는 그래도 하나님의 나라를 조금이나마 실현하는 노력이 계속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쉽게 얻어질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질문은 우리로 하여금 머리를 숙여 겸손해질 것을 요구하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헌신할 것을 요구할 뿐입니다. 무모한 줄 알면서도 계속하여 도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살아가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비록 서로의 이름을 모르고 멀리 떨어져 있을 지라도 각자 그리고 함께 이 무모한 도전의 퍼즐을 맞춰 나가다가 먼 훗날에 하늘에서 그 조각을 함께 맞춰보길 소망합니다.


* 해당 글의 저작권자는 성경·삶·사역연구소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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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택보 목사는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세움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가평에서 대안교육, 농촌유학, 마을학교를 운여하며 청소년들과 함께 복음 안에서 삶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이진섭교수(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성경삶사역연구소)와 함께 성경사역연합의 사역위원으로 동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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